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1 (김다현 장편소설)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1 (김다현 장편소설)

$15.29
Description
축! 종이책 2쇄 증판!

김다현의 『교활하지 못한 마녀에게』 제1권. 바야흐로 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대. 매끈한 선로가 어느덧 잉그람의 드넓은 국토를 동서남북으로 가로질렀고, 거대한 비행선은 상용화를 꿈꾸며 매일같이 공장에서 발전을 거듭했다. 과학의 산물이 비로소 만인에게로 퍼져 가고 있었다. 위대한 마녀 그리젤다 솔의 알려지지 않은 둘째 딸, 디아나. 암흑의 별 칼리스토를 탄생성으로 삼아 미미한 재능을 가진 자신과 달리 별들의 왕 둘시네아의 축복을 받는 언니, 헤스터는 디아나의 가장 큰 자랑이었다. 어머니의 장례식으로부터 12년. 마침내 도제 신분에서 벗어나 지옥 같은 자일스 저택을 떠나게 되었다. 앞으로는 사랑하는 언니와 단둘이 행복하게 살 예정이었는데…
저자

김다현

저자김다현은
쓰는것보다는읽는것을,
읽는것보다는보는것을좋아하는게으름뱅이입니다.

[출간작]
압화
로스트차일드(TheLostChild)

목차

제1막
불길한예언
1.수상한신사
2.악당을조심하세요
3.겨울을그대에게
4.둘시네아피는밤
5.마녀의비밀
6.봄의끝자락에서
막간극
外.올리버펜리

제2막
교활한자일스
1.오킹엄의여름
2.천년장미관
3.잘로모와늪지의마법사
4.동화사냥꾼
5.그리고프롬의유작
6.언니도아시다시피
막간극

출판사 서평

바야흐로과학이비약적으로발전한시대.
매끈한선로가어느덧잉그람의드넓은국토를동서남북으로가로질렀고,
거대한비행선은상용화를꿈꾸며매일같이공장에서발전을거듭했다.
과학의산물이비로소만인에게로퍼져가고있었다.

위대한마녀그리젤다솔의알려지지않은둘째딸,디아나.
암흑의별칼리스토를탄생성으로삼아미미한재능을가진자신과달리
별들의왕둘시네아의축복을받는언니,헤스터는디아나의가장큰자랑이었다.

어머니의장례식으로부터12년.
마침내도제신분에서벗어나지옥같은자일스저택을떠나게되었다.
앞으로는사랑하는언니와단둘이행복하게살예정이었는데…….
“……멈췄잖아.”
언니에게로가던기차에불청객이찾아들었다.

살인의새지평을연신식무기,총으로무장한사람들이기차를점거한가운데
디아나는언니의옛연인이라주장하는남자와함께탈출을모색하고,

“헤스터솔이라고합니다.잉그람의국왕전하께
작위를하사받은마녀이니,그리경계하지않아도됩니다.”

하나뿐인자매를구하러달려온헤스터는,경애하는별에게간절히기도한다.
별에게더한정성을.
별에게더한감사를.
부디그녀인생의유일무이한별빛,사랑하는동생을굽어살피길.

하지만기도에답한것은,별이아니었다.

“너,이번여행은조금길겠어.”

별이내려준불길한예언은,이제첫발을내디뎠을뿐이었다.

[책속으로추가]
잉그람(Ingram).
대륙의중부를차지한국가이자,요사이문화적경제적으로황금기를맞이한왕국.잉그람인은자국을그리평하며자긍심을드높이지만,기실왕국의위상따위마녀에겐철저하게관심밖의문제였다.본디마녀란자신을둘러싼아주협소한세상만을아끼는족속이기에,그들이일말의애국심도지니지않은것은일견자명해보였다.
그러니마법사회에서평범하게자라난마녀디아나가잉그람을별볼일없는나라로치부했던것도무리는아니다.다른마녀들이으레그러하듯디아나는지금까지잉그람이란나라에일말의관심도없었다.한곳에오래머물지않는스승탓으로여태수많은도시를전전했으나,새로이이사한도시에주의를기울인적도거의없었다.
어차피도시란크든작든대체로엇비슷하지않던가.이러한무관심은작금툭스베리에서도마찬가지였다.
“세상에나…….”
그리하여툭스베리기차역.디아나는성급한일반화의대가로통렬한자기반성을하고있었다.
한낮의볕이내리쬐는기차역이하얗게바스라졌다.반질반질한대리석을곱게쌓아올린벽면으로햇살이투명하게반사되고,꼭대기에걸린시계가황금빛위용을과시했다.심지어는기둥마다잉그람이자랑하는아홉성인이섬세하게조각되어있었다.이렇듯분에맞지않게으리으리한기차역을세운여파로도시가처참히파산하여시장이내쫓겼다는내막을물론디아나는알지못했다.
‘기차역이란원래이렇게웅장한곳인가?’
디아나는유달리눈길을끄는금빛시곗바늘을관찰하며시시한고민을했다.실은기차역에와본것도이번이처음이다.그동안은바바라자일스가손수이동마법을부려준덕분에,기차로꼬박닷새가걸리는거리도눈깜짝할새도착했었다.애당초어지간한마녀들은굳이기차를탈이유도없었다.
“예쁜아가씨.꽃한송이사세요.”
그때,꽃바구니를든어린소녀가말을걸어왔다.
“꽃이요?”
“예.오늘아침에딴꽃이어요.어여쁘지않나요?”
소녀는그리말하며샛노란튤립을내밀었다.가만히꽃을살펴보던디아나가홀린듯이지갑을꺼냈다.
“두송이만줘요.”
늘디아나를수전노라고야유하던채스터티가듣거든아주대경할일이었다.하지만오늘은그토록바라던독립의날.디아나는절로씰룩거리는입가를간신히잠재우며값을지불했다.물론거스름돈을꼼꼼히챙기는것도잊지않았다.
디아나는신문지로엉성하게싼꽃송이를들고발걸음을옮겼다.채스터티덕분에일찍도착했지만그렇다고마냥여유부릴상황도아니었다.기차표를구입하고,오킹엄행기차를찾아올바른좌석에앉고,기차표를검표받고…….
앞으로할일을찬찬히꼽아보던중,디아나는불현듯이상한기분이들어주위를둘러보았다.이제보니역내는화려하게차려입은귀부인과신사로가득했다.사내들은하나같이정장에실크해트를착용했고,여인들은팔랑거리는드레스를입고굽이족히한뼘은될법한구두를신었다.저마다부유함을자랑하는기색이역력했다.
디아나는새삼자신의차림을살펴보았다.스스로여기기에도참으로초라한행색이다.철지난외투에무릎아래로껑충내려오는잿빛원피스.심지어굽낮은단화는앞코가반질반질하게닳아있었다.
“……언제적옷이길래…….”
“……유모가입는옷이딱저러했는데…….”
문득어디선가조롱하는소리가들려왔다.그다지멀지않은곳에서또래여자애들이디아나를손가락질하고있었다.수수하다못해궁상맞은차림을비웃는것이틀림없었다.
물끄러미그편을쳐다보던디아나가고개를모로기울였다.고인물처럼침잠된마법사회에서나고자란디아나는인간사회의유행을이해하지못했다.철따라달라지는무늬나장신구는관심밖이었다.그러니볼품없는차림새로화려한공작새무리에둘러싸인지금도그녀의마음을휘감은것은수치심이아니라,겉가죽만그럴듯한치에게보내는멸시였다.
도대체누가누굴깔본단말인가.
디아나는무거운가방을바닥에내려놓으며가볍게손짓했다.
그즈음창틈으로새어든봄바람이별안간짓궂은마녀의손길을받아흉포하게화했다.딱하게도조롱할상대를잘못찾은이들은갑작스러운돌풍을맞아고래고래비명을내질렀다.치맛자락이죄말려올라가흉한꼴을보인것은덤이었다.
디아나는미련없이등을돌렸다.뒤편에서훌쩍이는소리며웅성거리는소란이차츰멀어졌다.

바야흐로과학이비약적으로발전한시대.
과거에는부유한귀족의전유물이었던기차도이제는민중의손을타고있었다.매끈한선로가어느덧잉그람의드넓은국토를동서남북으로가로지르고,거대한비행선은상용화를꿈꾸며매일같이공장에서발전을거듭했다.과학의산물이비로소만인에게로퍼져가고있었다.
그리인간의이성이날로솟아오르는시대건만,그럼에도여전히맨손으로불을피워내고주문으로비를내리는전능한자들이있다.빛나는이성으로도설명할수없고,드높게발전한과학으로도감히범접할수없는지고의재능.
예부터사람들은두렵고경외하는마음으로그들을우러렀다.
때로는신으로,때로는귀신으로불린그들은마녀(魔女)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