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양장)

비밀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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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히가시노게이고

일본최고의베스트셀러작가.1958년오사카출생.오사카부립대학졸업후엔지니어로일했다.1985년『방과후』로제31회에도가와란포상을수상하면서작가로데뷔하였다.『비밀』로제52회일본추리작가협회상,『용의자X의헌신』으로제134회나오키상과제6회본격미스터리대상소설부문상,『나미야잡화점의기적』으로제7회중앙공론문예상,『몽환화』로제26회시바타렌자부로상,『기도의막이내릴때』로제48회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수상하였다.또한2019년해외를포함한출판문화에대한높은기여도로제1회노마출판문화상을수상하였다.주요작품으로는『동급생』『라플라스의마녀』『가면산장살인사건』『위험한비너스』『눈보라체이스』『연애의행방』『녹나무의파수꾼』등이있으며,그외에도동화『마더크리스마스』에세이『히가시노게이고의무한도전』을출간하는등다양한저작활동을하고있다.
본작품『비밀』은1998년출간당시독자들과평론가들의호응에힘입어2002년히로스에료코주연의영화로만들어진히가시노게이고의명작중하나이며,이번에새로운번역과표지로돌아왔다.

목차

비밀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예감같은것따위,하나도없었다.
그날야간근무를마치고오전8시정각에집에돌아온스기타헤이스케는3평짜리거실에들어서자마자텔레비전부터켰다.하지만그건어제스모대회의결과가궁금했기때문이었다.올해마흔이된헤이스케는지금까지의39년이그랬던것처럼오늘도평범하고온화한하루가될게틀림없다고믿었다.아니,믿는다기보다그건이미그에게는기정사실이었다.피라미드보다더움직이기힘든사실이었다.
그래서텔레비전채널을맞추면서도화면에자신이소스라치게놀랄뉴스가나오리라는건상상조차못했고.설령세상을떠들썩하게할만한사건이일어나도그건자신과는관계없는일이라고굳게믿고있었다.
_본문7쪽

하지만모나미는곧바로입을열지않고지그시그의얼굴을들여다보았다.그눈빛을보면서헤이스케는퍼뜩기묘한감각에사로잡혔다.이상한눈빛이구나,라고생각했다.모나미답지않다.아니,그보다어린애답지않은눈빛이다.단지어딘지반가운마음도드는것이었다.누군가가이런눈빛이었는데…….
“여보,내가하는얘기……믿어줄거야?”모나미가물었다.
“그럼,믿고말고.모나미가하는말이라면아빠는뭐든다믿어.”딸을향해웃음을건네면서헤이스케는말했다.
그리고말한뒤에의문을느꼈다.여보,라고?
_본문40쪽

모나미는그의얼굴을빤히지켜보면서말했다.“나,모나미아니야.”
“뭐라고?”헤이스케는웃음을지은그대로얼굴근육이정지했다.
“모나미아니야.모르겠어?”
이번에는얼굴근육이파들파들떨렸다.그래도헤이스케는웃는얼굴을유지하려고노력했다.
“무슨바보같은소리야?하하하.깨어나자마자아빠를놀려먹어?하하하.하하하하.”
“농담하는게아니야.정말로나,모나미아니야.당신이라면알잖아.나야,나.나오코야.”
_본문41쪽

헤이스케는보상금따위는얼마가됐든상관없었다.아니,물론받지않겠다는얘기는아니다.액수도많은편이당연히좋다.하지만그런것에시간과노력을들일마음은나지않았다.그런것보다여전히사고원인이명확히밝혀지지않은것에더답답한마음이들었다.운전기사가과로상태에서운전실수를한것같다,라는식으로두루뭉술한결론이나왔다.하지만왜굳이그런과로상태에서운전대를잡았는가,라는점이여전히애매하기만하다.돈을좀더많이벌기위해서?물론그럴것이다.그렇다면왜돈을그렇게많이벌고싶었던것인가.호사스럽게살고싶었기때문인가.빚이있었기때문인가.따로여자가있었기때문인가.도박에빠졌기때문인가.헤이스케는그것까지밝혀져야한다고생각했다.그것까지명명백백히밝혀진뒤에야비로소자신에게떨어진지금의상황을어떻게든받아들일수있을것이다.
_본문172쪽
“글쎄끝까지들어봐.내년이면중학교진학이라고생각했을때바로사립중학교가떠오른건예전부터그쪽을염두에뒀기때문이야.하지만그다음부터는전혀달라.왜냐면실제로중학교에가는건모나미가아니라나잖아.
나는또다른이유에서역시사립중학교에가야겠다고마음먹은거야.”
“또다른이유라니,뭔데.”
“간단해.”나오코는싱크대에몸을기대고한쪽다리를엑스자로엇갈렸다.“공부가하고싶어.”
“뭐?”헤이스케는눈이휘둥그레졌다.전혀예상도못한말이었다.놀란끝에웃음이터졌다.그는웃었다.웃으면서책상다리를틀고앉았다.“진짜야?초등학생문제를술술풀었다고도쿄대합격하는건아닙니다요.”
하지만나오코의얼굴은흔들림이없었다.무표정하게선언하듯이말했다.
“나,지금진지하게얘기하는건데.”
차가운목소리였다.생김새가어린애라서더더욱차갑게느껴졌다.헤이스케의웃음기가순식간에날아갔다.
“내가이렇게되고벌써석달이지났어.당신은지금내가어떤느낌일거같아?혼자끙끙고민하면서,왜이렇게됐는지한탄하면서,하루하루를보냈을까?”
_본문188-189쪽

이런장면을어느영화에선가본듯한느낌이들었다.
하지만그건착각일뿐,지금이상황을헤이스케의마음속에숨은또다른인격이객관적으로지켜보는것인지도모른다.
주위에수많은사람들이있는데도헤이스케의눈에는나오코와소마의모습밖에잡히지않았다.아마그들두사람도마찬가지였을것이다.둘다꼼짝도하지않고자신들을향해걸어오는중년남자의얼굴을응시하고있었다.
헤이스케는멈춰섰다.세사람의위치가거의정삼각형을그려냈다.
“아빠.”가장먼저목소리를낸것은나오코였다.“어떻게…….”
다양한의문이담긴‘어떻게’였다.
_본문40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