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끝

이야기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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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핏빛 잔혹 복수극도, 숨 막히는 추격전도,
일상에 숨어 있는 인간의 악의도 없다??!!
이야미스의 여왕 미나토 가나에가 순한 맛으로 돌아왔다
일본 추리소설의 여왕 미나토 가나에가 돌아왔다. 이번에도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작품과 함께이지만 그 놀라움은 평소와는 또 다른 놀라움이다. 첫 번째 작품인 〈하늘 저편〉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자.

작품의 주인공, 에미는 산간의 작은 마을에 산다. 빵집을 운영하는 부모님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탓에 에미는 마을에서 나간 적 없이 날마다 산 너머 세상을 상상한다. 어느 날, 에미는 전학생인 미치요로부터 소설을 쓰라는 권유를 받는다. 에미가 쓴 이야기를 미치요는 재미있게 읽어주는데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에미는 자신이 소설가가 된다는 꿈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얼마 뒤 미치요는 전학 가고 에미는 미치요로부터 요코미조 세이시의 책을 세 권 받는다. 그리고 햄 씨와의 만남이 이어지고 고등학생이 된 에미는 햄 씨와 장거리 연애 중, 추리 소설을 써서 보낸다. 그것을 마쓰키 류세이의 제자가 되었다는 미치요에게도 보냈더니 마쓰키가 에미의 재능을 인정해 제자로 삼을 테니 도쿄로 오지 않겠냐고 제안하는 편지가 온다. 에미는 하늘에라도 오를 듯 기뻤으나 이미 햄 씨와 약혼한 상태였다. 삼 년의 시간을 달라고 햄 씨에게 부탁하는 에미. 그러나 햄 씨는 이해해주지 않는다. 에미의 부모조차 햄 씨의 편이다. 그러나 자신의 책을 출간하고 싶은 마음에 에미는 아무도 몰래 역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햄 씨가 있었다.

이상이 〈하늘 저편〉의 내용으로 이 결말이 나지 않은 소설에는 잔인한 살인사건도 시원한 복수극도 펼쳐지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연으로 분명 평소의 저자와는 다른 느낌, 다른 이야기다. 평소의 서슬 퍼런 칼날에 베이지 않는 것은 나쁘지 않은 일이지만 이렇게 순한 맛 미나토 가나에는 왠지 낯설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작품 배경인 홋카이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들을 통해 작가 특유의 같날 같은 묘사는 여전함을 알 수 있다. 이 〈하늘 저편〉의 원고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들에게 전해진다. 암 선고를 받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 모른 아이와의 여행을 나선 임신부, 가업을 잇기 위해 꿈을 포기하려는 청년, 연인에게 버림을 받은 여대생, 자식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하는 아저씨, 혼자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중년 커리어 우먼 등, 그때마다 원고의 결말은 전혀 다른 색으로 변하고 원고 뭉치는 기묘한 인연 속에 돌고 돌아 원래의 주인공으로 이어진다.
매운맛을 잔뜩 기대한 독자에게는 아쉬움도 남을 수 있겠지만 아쉬움보다는 신선함과 상쾌함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또 라벤더 꽃밭과 감자밭, 메밀밭의 꽃, 투명한 호수들, 높은 산맥, 광활한 바다 등의 손에 잡힐 듯 생생한 묘사는 코로나로 3년째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우리에게 대리 만족의 쾌감까지 선사한다.
저자

미나토가나에

1973년일본히로시마에서태어났다.2008년첫장편『고백』으로‘주간문춘미스터리베스트10’1위와서점대상을수상하며신예작가로데뷔했다.2014년에는미국‘월스트리트저널미스터리베스트10’에,2015년에는전미도서관협회알렉스상으로선정되며여러나라에서미나토가나에신드롬을일으킨다.2012년「망향,바다의별」로일본추리작가협회상(단편부분),2016년『유토피아』로야마모토슈고로상을수상했다.2018년『속죄』는에드거상(페이퍼백오리지날부분)후보에올랐으며『고백』으로데뷔한지10년이지나발표한장편소설『미래』는159회나오키상후보에올랐다.

목차

하늘저편
과거로미래로
꽃피는언덕
와인딩로드
시간을넘어
호수위의불꽃놀이
거리의불빛
여로의끝

역자후기

출판사 서평

넋을놓은얼굴로먼곳을바라보던소녀의꿈은이루어질까?
꿈과현실과의괴리속에서우리는어떻게살아갈것인가?

세련된가게이름을짓고싶어했던부모님이식물사전에서그럴듯한외국의꽃이름에서따온‘베이커리라벤더’는부모님이운영하는작은빵집이자주인공에미의세상이다.장사가잘된탓에부모님은주말도없이빵을만드느라바빴고,어린에미를돌봐줄여력이없었기에외동딸인에미는그저동네너머의세계를상상하며지낼뿐이었다.혼자머릿속으로상상만하던이야기를친구에게들려주었을때,에미는비로소많은사람이공유하는세계를만들고싶다는꿈을꾸게된다.
하지만부모님은이런에미의꿈을무시해버린다.‘베이커리라벤더’를이어받는것으로외동딸의미래를정하고,시험을못보든좋아하는것,하고싶은일이무엇이든관심이없다.이런상황속만나게된‘햄씨’는에미의꿈에대한갈증을채워주고,지지해주는버팀목이된다.부모님에겐늘넋을놓고있는아이일뿐인에미는햄씨에게만큼은꿈과기대로가득한얼굴로먼곳을보고있는그런아이다.같은얼굴을다르게바라봐주는햄씨를만난것은행운이지만,달라지는상황속과연그는에미의꿈을끝까지지지해줄수있을까?
우리주변에널린꿈들과그에얽힌사연들은에미의〈하늘저편〉처럼저마다의답을찾아가게된다.누구보다꿈에대한열망이큰줄알았던자신이어쩔수없는현실에부딪혀버린상황에한탄하고체념하는그순간,사실꿈을포기할이유가생겨안도를했던본인을깨닫게하고,철이없다고만생각했던자식의꿈이사실은나름의깊은무게를가지고있다라고생각하게하는길잡이가되어주기도한다.

결국이야기의끝은스스로의선택이만드는것
가장좋은방법으로이야기의끝을맺기위하여

에미의단편소설이자본인의이야기인〈하늘저편〉원고는훗카이도에모인여행자들의손을거치며다양한결말을가지게된다.배속의아이를낳고함께행복을누리는삶을살고싶은꿈과자신의생명사이의선택의기로에놓인시한부,프로사진작가라는꿈을좇을것이냐어쩔수없이가업을물려받아야하는딜레마에처한청년,특수분장사의꿈을꾸는딸을이해할수없는아버지가생각하는이야기의끝은자신이처한상황처럼모두다른엔딩을가져온다.
현실역시마찬가지일것이다.누군가의꿈은가족,연인,처한상황,친구와같은여러요인으로인해방해를받을수있다.그리고당연한말이지만한사람한사람의목표와상황이다르기에자신의꿈을이루기위한과정과결과역시다를수밖에없다.에미의사연에대해우리는공감할수도있고,혹은답답하다고말할수도있을것이다.주인공이놓인처지에서저마다의‘나’를대입하여생각해본다면〈하늘저편〉의엔딩은읽는사람의숫자만큼많아질수밖에없다.결국이야기의끝은스스로의선택에달려있는것아닐까?최고의‘이야기의끝’을위해지금할수있는최선의방법을찾아보자.당장에미의이야기에나만의결말을만들어보기만해도쏠쏠한재미를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