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음도 언젠가 잊혀질 거야

이 마음도 언젠가 잊혀질 거야

$15.80
Description
“한 사람의 연인이 되면 특별하게 되는 거구나.”
베스트셀러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작가
스미노 요루의 첫 연애 장편소설!
젊은 작가의 신선한 감성이 돋보였던 베스트셀러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스미노 요루 작가가 본격적인 연애 이야기에 도전했다. ‘연애하다’의 뜻을 다른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왜 연애를 하면 행복한지, 이런 물음에 대해 작가만의 시선으로 해답을 찾아본 작품이다. 더불어 사랑과 함께 오는 이별, 즉 ‘잊혀진다’는 것에 대해 어리고 아리고 여린 청춘의 민낯을 콕 짚는 작가 특유의 감성이 여전히 살아있어 흥미로움을 더한다.

매일 평범한 날들에 넌덜머리를 느끼며 사는 고등학생 카야. 열여섯 살 생일을 맞이한 직후, 한밤중의 버스정류장에서 오로지 눈과 손발톱만 빛나는 다른 세계의 소녀 치카와 만난다. 현재 소녀의 세계에선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곳을 피난소로 사용하고 있었다. 심야의 만남을 거듭하던 중, 두 사람은 각자의 세계에 알 수 없는 동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고 실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많은 대화 속에서 소녀가 사는 세상에선 연애라는 개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카야는 그녀에게 오직 한 사람, 특별한 존재 연인에 대해 알려주게 된다. 어느 날,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치카를 위해 도움이 되고 싶은 카야는 자신의 계획을 행동으로 옮긴다.

저자

스미노요루

고등학생때부터집필을시작했고,2014년에‘요루노야스미’라는필명으로투고웹사이트‘소설가가되자’에올린원고『너의췌장을먹고싶어』가책으로출간되며소설가로데뷔했다.이작품은2016년에일본서점대상2위,야후검색대상소설부문상등다양한상을받았고베스트셀러가되었다.주요작품으로『또다시같은꿈을꾸었어』『밤의괴물』『나「」만「」의「」비「」밀「』『어리고아리고여려서』『무기모토산포는오늘이좋아』등이있다.콘서트프로모터시미즈온센(淸水音泉)을좋아한다.

목차

본편
아무도바라지않는앙코르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연애하다,특별하다,행복하다
그의미를한번쯤생각하게만드는
스미노요루작가다움으로충만한연애소설!

흔히연애한다고하면자신이좋아하는사람과밥먹고술마시고여행가는등행위를우선떠올린다.우리의마음에무엇을안겨주는지는잘생각하지않는다.이런연애의의미를짚어보았다는점에서놓치기쉬운틈새를잘들여다보는스미노요루작가다움이묻어난다.주인공카야는시시하기그지없는일상속에서다른세계의소녀치카를통해자신이유일무이한존재임을느끼게된다.연애한다는것은상대를통해나자신이특별한사람이되어행복감을알게하는것이라고,작가는말하고싶은것같다.

연애를다른말로어떻게표현하지?
“뭐라고해야하지,어,진짜뭐라고하면좋을지모르겠네.두사람이서로좋아해서사귀는거야.”
“친구랑은달라?”
“다르지,아니그경계선은모르겠는데단어의의미는달라.”
결혼이나가족이라는단어가생각났지만,연인과반드시연결되는건아니다.이성끼리라는설명도생각났지만,이성이아닐경우도있다.(본문83쪽)

사랑과한쌍으로찾아오는이별,‘잊혀진다’는것에대해좀더무게를두고이야기를끌고간다.아무리강렬했던마음도시간앞에서는흐려지고잊혀지는법이다.카야는치카와이별후그녀와의기억만을움켜잡은채속이텅빈남자로살아간다.그리고그녀를잊어버리면그만남자체가사라질것같은두려움에갇혀지낸다.작가는청소년시기의복잡미묘한심리를잘표현하기로유명한데,아직은이별에대처하는태도를알지못하는시기의미성숙한그모습을훤히들여다보듯담아냈다.그때느꼈던설렘을계속느끼며살아야만자신이특별한존재로남아있을수있다는착각에빠지는그모습을말이다.그러면서한때의강렬한마음을‘돌풍’이라고표현하며그바람이지나고난후,보다성숙한사랑과인생으로나아가라고일러주고있다.

“잊어버리면전부거짓이돼.”
이번에는그녀가천천히,고개를좌우로두번왕복했다.
“거짓이되지않아.우리는잊어버려.아무리강렬한마음도조금씩닳아서얇아지고사라져.그렇다고그때우리의마음이거짓이되지는않아.그때,죽을만큼지루했던것도,마음을쏟을밴드와만나바뀌고싶다고생각한것도,카야가치카를좋아했던그마음도전부거짓이아니야.”(본문426쪽)

이작품은록밴드더백혼(THEBACKHORN)과창작과정을공유하며집필했다고한다.소설과음악의경계를뛰어넘어서로의창작물에영감을주며컬래버레이션한것으로,늘신선한시도로노력을아끼지않는작가의모습이있기에우리는스미노요루의세계를계속기대하게된다.

책속에서

“가설이지만,시대나장소도포함한의미에서다른세계가무수히많다고치면,그중에우연히내가사는세계와카야가사는세계에서같은언어체계가성립되었기에겹쳐졌다고생각할수있어.우리나라에이런말이있어.‘세상은언어에서태어난다’라는말.”
---p.56

보통생물의몸에이런일은생기지않겠지만.그런데나는분명히느꼈다.심장이딱한차례강하게,아마도지금까지살아온중에가장강하게고동쳤고다음순간평상시로돌아갔다.또다시찾아온이신기한감각이대체뭔가불안해지는반면,머릿속에너무창작적인해석이떠올랐다.나와치카가마음의손을붙잡았다고,심장이고동으로알려준것이다.전부내상상에불과할지모르나아까순간적인고동이내안에있는진실의농도를높였다.
---p.136

“어디에있든내안에변하지않는게있다고생각하지만,그거랑사고방식과생활,취향은다르니까.카야의세계에내가있어도외모나목소리가전혀달라서바로나인줄모를수도있어.그렇지않을까싶어.카야가내세계에있어도그렇고.”
---p.140

사람은사람을구하지못한다고생각했다.달콤하고부드러운말조각이목에걸린기분이었지만금방넘어갈테니무시했다.
“고마워.”
말로표현할생각은없었는데또입에서흘러나왔다.
“치카가있어줘서다행이야.정신차릴게.”
진짜마음은분명질량을동반한다.입술이그무게를버티지못하고떨어져나와상대의눈앞으로굴러간다.지금까지살면서품어본적없는생각이라면더욱더무게가늘어난다.누군가가그저있어주는,단순히그것에행복을느낀적은없었다.처음으로그런하찮은일이기뻤다.
---p.213

“어쩔수없이역시슬프다.그러니까나는이기적이지만,치카를향한이마음을잊지않을게.아무리희미해지고번지고언젠가만나지못해도,설령죽어서영혼만남더라도,내마음속에있는이기분을절대로잊지않을래.그걸허락해주면좋겠어.”
---p.263

“나는인생에돌풍이분다고생각해.다른말로바꿔도좋아.절정기나최고의추억이나.인생이란,돌풍을맛보고돌풍이떠난후에텅빈채로그맛을되새기면서여생을보내는거야.너는아직돌풍이지나가지않은것처럼보였어.그래서나는부러웠고그점에한해서는지금도같은생각이야.”
---p.384

이어서혹시내안의본심을전하지않은나는속죄해야하는지생각했고,그럴리없다고일축했다.남이생각이나행동을전부보여주지않았다고분노하는건너무제멋대로이고심지어공격하는건분명한월권행위니까.그러나나는한때그런제멋대로인월권행위를한적있다.가장소중한존재에게그렇게상처를준적이있다.
---p.413

“그러니까지금은그런내마음과소중한것에부끄럽지않은내가되어야해.그러고싶어.고민하고괴로워하면서지금을쌓아올리는수밖에없어.그걸반복했을때,치카를좋아했던자신이분명히있었다는지금이생겨.음악에영향을받은자신이틀리지않았다는지금이생겨.그렇게살아갈수밖에없는거야.그러니까이제괜찮아.”
---p.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