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반양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반양장)

$16.80
Description
《연애의 행방》, 《눈보라 체이스》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설산 시리즈’ 미공개 단편 소설 3편 수록!
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은 2002년~2004년 실업지일본사(実業之日本社)의 《월간 제이노블》, 그리고 《SPORTS Yeah!》에서 연재된 글을 엮은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타공인 스노보드 마니아로, 스노보드를 소재로 한 《연애의 행방》 《눈보라 체이스》 등 ‘설산 시리즈’를 연달아 써내기도 했다. 이 설산 시리즈는 바로 불혹에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스노보드’라는 취미 덕분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에서는 ‘설산 시리즈’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 만한 단편 소설 3편이 수록되어 있다. 짧지만 특유의 반전이 녹아들어 있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감탄할 만하다.

나이 때문에 포기해야 할 일은 세상에 없다고,
이 세상의 모든 마흔에게 보내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도전기!
“중년 여러분, 맞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처음에는 단순히 영화 〈007 시리즈〉를 보고 스노보드를 동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단순한 동경으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것을 배우게 된 계기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스노보드, 완전히 푹 빠져버려 사시사철 스노보드를 타러 갈 지경이 된다. 봄에도 눈이 남아있는 스키장을 찾아 멀리멀리 떠나고, 눈이 오지 않으면 인공설을 제공하는 스키장을 찾고, 주변 사람에게도 스노보드를 전파한다. 마감은 언제 할 거냐는 편집자의 독촉은 한 귀로 듣고 흘리면서 부지런히 스노보드를 타러 다닌다. 얼마나 스노보드가 매력적이길래 그러는 걸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물음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렇게 답한다. 사십 대면 빼도 박도 못하는 중년 아저씨. 체력은 예전 같지 않고, 건강은 위태롭고, 뭔가 나아지기보다는 뭔가 못 하게 되는 것에 익숙해지는 시기. 바로 그런 시기에 ‘향상’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굳이 스노보드가 아니어도 좋다. 다른 스포츠여도, 아니면 다른 취미여도 좋다. 이젠 내리막길만 남았다고 믿었던 인생에서 조금은 더 발전한 나 자신을 기대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는 것 아닐까. 히가시노 게이고의 말대로, “뭐야, 그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여러분, 맞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저자

히가시노게이고

저자:히가시노게이고
일본최고의베스트셀러작가.1958년오사카출생.오사카부립대학졸업후엔지니어로일했다.1985년《방과후》로제31회에도가와란포상을수상하면서작가로데뷔하였다.1999년《비밀》로제52회일본추리작가협회상,2006년《용의자X의헌신》으로제134회나오키상과제6회본격미스터리대상소설부문상,2012년《나미야잡화점의기적》으로제7회중앙공론문예상,2013년《몽환화》로제26회시바타렌자부로상,2014년《기도의막이내릴때》로제48회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수상했다.주요작품으로는《동급생》《라플라스의마녀》《가면산장살인사건》《몽환화》《위험한비너스》《눈보라체이스》《연애의행방》《녹나무의파수꾼》《숙명》등이있으며,그외에도동화《마더크리스마스》,에세이《히가시노게이고의무한도전》을출간하는등다양한저작활동을하고있다.

역자:양윤옥
일본문학전문번역가.히라노게이치로의《일식》을번역해2005년일본고단샤에서수여하는노마문예번역상을수상하였다.대표적인번역서로무라카미하루키의《1Q84》《직업으로서의소설가》《여자없는남자들》,히가시노게이고의《나미야잡화점의기적》《악의》《유성의인연》《녹나무의파수꾼》,아쿠타가와류노스케의《지옥변》,다자이오사무의《인간실격》,스미노요루의《너의췌장을먹고싶어》《어리고아리고여려서》외다수의작품이있다.

목차

아저씨보더,탄생비화
아저씨스노보더,분투중
월드컵경기를관전했습니다
자우스의사랑
아저씨스노보더,초읽기에들어가다
아저씨스노보더,활동에들어가다
신본격파작가들의스키투어
아저씨스노보더의지칠줄모르는도전
소설,아저씨스노보더
그다음은골프?
갓산스키장에다녀왔습니다
컬링,재미있지만방심은안돼!
소소하게시작하자
한신타이거스우승에대해내가생각하는것
영화〈호숫가살인사건〉을관람했습니다
준비완료,눈은언제나내리려나?
집념의첫활주
아저씨스노보더의공과
우선이런정도로
아저씨스노보더살인사건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본격적으로스노보드를즐기는인물을맨처음본것은스크린에서였다.〈007뷰투어킬〉이라는영화다.이영화의앞부분에저유명한제임스본드가스노모빌을타고적의추격을따돌리며도주하는장면이있다.중간에공격을받아스노모빌이파괴되자제임스본드는바닥에떨어진모빌한쪽을썰매에얹고눈위를마치서핑이라도하듯이휘익휘익타면서도망치는것이다.배경음악으로는더비치보이스의커버곡이흘렀다.그때의스턴트맨은말할것도없이프로스노보더였을것이다.나는충격을받았다.세상에저런대단한일을해내는사람이있구나,하고감탄했다.
하지만그뒤로딱히스노보드를의식한적은없었다.취직을하면서스키타러가는일도부쩍줄었다.“요즘스노보드하는친구들이이따금보이는데그거,진짜거치적거려”라고스키어들이툴툴거리는소리가들려와도남의일로만생각했을뿐이다.
하지만스노보드의인기가높아지고스키어와스노보더의비율이역전할것같다는소식까지듣고보니점차무시할수없게되었다.머릿속에떠오르는것은제임스본드의그멋진설원의질주였다.언젠가꼭해보고싶다,라고점점간절해졌다.
하지만세상모든일에는한도라는게있다.아무리몇살부터시작해도상관없다지만,마흔을코앞에둔나는아무래도어려울것이라고지레포기해버렸다.‘꼭해보고싶다’라는마음은어느새‘꼭해보고싶었는데’로변해갔다.
그런데운명(과장스럽지만)이란알수없는것이다.어느날저녁,긴자에서한잔하고있는데옆자리에앉은인물이말을걸어왔다.나보다연상으로보이는그사람은《스노보더》라는잡지의편집장이었다.
_7쪽

두시간쯤레슨을받고났더니그럭저럭턴비슷한것을할수있었다.나스스로도상당히뜻밖이었다.
“엇,엇,엇,탄다,탄다,엇,엇,돌았다,돌았다,엇,엇,또돌았다,돌았다,잘타네,잘타네,보드가쭉쭉나가네,쭉쭉나가네,아저씨가스노보드쭈욱쭉잘타네.”
설마그런식으로입밖에내서말한것은아니지만마음속의부르짖음은대략그런느낌이었다.한발늦게온M씨도연신카메라를들이대며“처음인데그정도면아주잘타는거예요”라고말해주었다.(주:공치사가포함된말이라는것을눈치채지못할만큼둔감하지는않다.)
_16쪽

신문을읽는척하면서마스오는묵묵히아침밥을입에넣었다.기분이별로안좋은것처럼행동하면아내가괜한잔소리는못할거라고생각한것이다.하지만독자여러분도잘아시다시피대부분의경우,이런치졸한연극은마누라에게는잘통하지않는다.
식사를마치자그는신문을접어놓고옆의의자에놓인상의를집어들었다.
“가봐야겠다.”목소리에억양이담기지않도록주의했다.이또한그나름의작은연극이다.
“오늘어디출장이랬지?”
“니가타.어제도말했잖아.”
“돌아오는건내일이지?내일,회사에들를거야?”
“글쎄…….시간이되면들러야지.”
마스오는상의를입고현관을향해걸어가면서베이지색코트를걸쳤다.어물어물하다가는아내의질문공세를맞닥뜨리게된다는것을잘알고있었다.
구두를신고신발장위에놓인서류가방을들었다.얄찍한가방이다.안에위장용파일과필기도구외에는세면도구와속옷만들어있다.하룻밤출장에이보다더큰짐을갖고갈수는없다.그랬다가는단박에아내에게들켜버린다.
_115쪽

다음날아침,기리시마가나미와함께조식식당에갔을때,어쩐지주위분위기가소란스러웠다.어제본그미스터리작가와편집장이눈에들어왔다.여성편집자의모습은보이지않았다.
“무슨일이에요?”기리시마는작가에게물었다.
“살인사건이난모양이에요.”작가가작은소리로대답했다.“산정에서사체가발견되었다고지금경찰이와있어요.”
“살인?설마.”기리시마는눈을둥그렇게떠보였다.“어떻게그런산꼭대기에서?”
“글쎄말이에요.”작가는고개를갸웃거렸다.“지금다카나카씨가어떻게된일인지알아보러갔습니다.”
_25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