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홍랑’(洪娘)을알고있다.사람들이그녀를인식하는경로는두가지다.첫째는고죽(孤竹)최경창(崔慶昌)과‘연정’을나눈기녀로,둘째는그녀의시조「묏버들가려꺽어」를통해떠올리는방식이다.
전자는①최경창이북도평사로발령받은함경도홍원(洪原)에서홍랑를만나사랑을나눈이야기②임기를마치고최경창이떠난후에병석에들자‘양계(兩界,평안도와함경도)의금’을어기고7일밤낮을걸어한양에도착하여최경창을간호한이야기③이에따라고죽의파직상소가빗발쳐둘이이별했다가,고죽사후에홍랑이9년에걸쳐시묘살이한이야기로수렴된다.
후자는최경창과이별할때지은시조「묏버들가려꺾어」가국정교과서에수록되면서부터대중들에게작품으로알려진경우다.최경창을떠나보내는홍랑의애절한마음이‘묏버들’을빌어표현된이작품은우리나라문학사에서가장아름다운시조로꼽히는작품이다.
이두가지에의지해홍랑을평가한다면,그녀는최경창의정인으로서신분의한계를감내하며사랑을지킨인물로분석할수있다.이에따라홍랑에관한역사서술에서는홍랑과최경창의만남을시작으로정해진테두리안에서그녀의삶을조명하는방식으로진행되었다.구체적으로최경창과홍랑의‘만남-이별-사별’이라는도식을적용한홍랑의단면적인삶에초점을맞추고있다.
인스턴트사랑이난무하는현대에는존재하지않을것만같은그녀의사랑이야기,그것을들여다보고싶은충동이홍랑을기획한주요한의도이다.이제우리가할일하나다.그녀의궤적을훑으며문학적·역사적상상력을통해그녀의삶을(재)구성하여,그녀의찬란하면서도모질었던삶을온전하게이해하는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