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은시인이자수필가인엄윤정의두번째시집이다.긴투병생활로삶의경계에선날들을보냈던저자는거기서주저앉지않았다.내일을생각하기보다오늘을생각하며치열하게하루를살아내는데집중했다.그의시에담긴슬픔,공허,사랑,분노등의다채로운감정은복잡미묘한사람의생을표현하는듯하다.삶에대한아쉬움을달래면서삶과죽음의경계에서조차시를쓰고자하는저자의굳은의지가느껴진다.
뚜껑을열어보니턱없이모자란내것
나의텍스트는누군가에게버려진몇몇단어들보다
더치욕스럽게버려져도좋을만큼헐렁한것들이었다
비틀지못한언어는마음을더비틀어놓았고
촘촘히엮어내지못한이야기들은
복잡미묘한속앓이로남아있다
어떻게써야잘쓴건지알리없는혼자만의글
한동안의넋을놓았던시간의무게를털고
놓았던연필을든다
이제부터다시시작이다
다시시작할나의프롤로그
-「에필로그」중에서-
『사랑참우습죠』시집은총5개의파트로나누어져있다.각장에서는쓸쓸함과외로움,의지,사랑등지난기억과마음을정리하는주제가많이등장한다.언뜻차갑고비관적으로보이지만글자하나하나를곱씹다보면느껴지는따뜻함은그럼에도잊지않은사랑때문일것이다.
먼훗날누군가에게기억될수있는시한편을쓸수있다면얼마나행복하겠냐는저자의말에서그의소탈한마음이느껴진다.유명한작가보다스스로에게인정받을수있는작가가되고싶다며저자는공부와창작을멈추지않고스스로를발전시킬것이라고말했다.상처는성장의흔적인것처럼말이다.사람의미묘한감정을녹여낸시를통해독자의상처받은마음이치유되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