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이야기꾼

바다는 이야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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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바다는 이야기꾼』은 제주도의 자연과 일체화된 삶을 노래한 시집이다. 제주도에서 귤 농장을 하는 저자는 거대한 자연의 순환에 순응하며 인생의 지혜를 배워 나간다. 바다에서 구름이 생겨나 그 구름이 다시 바다에 비를 뿌리듯이 자연은 계속 순환하고, 인간 또한 그 순환 고리의 일부이다. 생전에 어떤 삶을 살았건 인간이 결국 돌아올 곳은 자연의 품속이라는 것을 안다. 부산한 마음을 잠잠히 가라앉혀 주는 제주도의 푸른 물결을 느껴 보자.
저자

김형태

1954년경주출생
경주중·고등학교졸업
영남대학교공업화학과졸업
2014년환갑자축첫시집『바람에춤추다』
2018년월간『문학세계』등단
현귤농장‘시인과농부’머슴

목차

추천사
시집을내며

1부바다는이야기꾼
제주돌담
애기소(沼)
이야기꾼
한라산
돌담쌓기
제주도달
수평선
귤따기
비맞는고양이
광활함
회색귀신바람귀신
또수평선이
마음을찾아나서다
미리하는약속
외로움이쌓이면
완도에서서귀포까지
농부의마음
해무(海霧)

2부꽃씨를뿌리고
동백이뚝뚝떨어져버리는이유
꽃이면,바람이면,별빛이면
야생화
민들레그리고나
꽃별
아시나요
욕심의마당
동백
심술궂은동백
꽃,별,단풍그리고나
수채화와꿈
들꽃
꽃처럼살다가리다
분재
상사화
소나무
꽃씨를뿌리며
꽃이란

3부흩어짐과뭉침
흩어짐과뭉침
WhoamI?
부처인듯하느님인듯
이해와느낌
어느무덤앞에서
연장선
텅빈블루모스크
원래의나
저울질
업(業)
마음
참마음
혼돈
영혼들의집
동주처럼목월처럼
이치
내면의입구
다시얹는돌
우주와나

4부삼백년사랑
삼백년사랑
속죄
친구의죽음
사랑과미움
섭섭함
부부
돼지의눈
그리움의흔적
무심
그리움
가시
그림한폭
흐르는사랑
풀어둔사랑
하얀눈
비밀
늘궁금합니다
열아이의엄마
어찌감히

5부풀냄새흙냄새
뽑아올리기
아무일없었다
외로움
시와노래와수채화
얼마든지좋다
충분하다
반고흐
창고문을열다
수다
외로움은친구처럼
소나기
입다물라
maybe
모호한경계
순리
시속1,300km
어머니와별
다압니다
별들의수다
어머니의사랑
늦어도삼십년뒤

출판사 서평

-제주의자연과시가어우러진수채화
-바다가들려주는인생의지혜

“담인듯/담아닌듯/배꼽높이”(「제주돌담」)의제주돌담은경계와방어를하는구조물이아닌,소통의공간이다.각자의공간을존중하면서도야트막한높이위로정다운인사가오가는돌담은화합의장이된다.“돌사이벌어진틈”으로바람도지나고이웃간의정도지나다닌다.

이처럼『바다는이야기꾼』은제주도의전통적인문화와자연을자신의삶과일치시키는모습이눈에띈다.제주도에서귤농장을하는저자는제주도의자연에서현대사회의모순,인생의지혜,허무,삶과죽음등인생의다양한면을발견한다.

시집에서가장돋보이는것은순환적사고이다.자연의일부로태어난인간이죽으면그대로소멸하는것이아니라다시자연으로돌아온다는발상이곳곳에서나타난다.

늦어도삼십년뒤
어떤모습으로나타날지
지금미리약속해두자

(중략)

그래서
나는지금미리말해두련다

초승달옆저별근방에서
“조천바닷가바람이다”하면
나인줄알아다오
-「미리하는약속」중에서

화자는친구들과죽어서도다시만날것을약속한다.약속장소는천국,저승과같은피안의세계가아닌광활한자연,우주이다.마지막으로“조천바닷가바람”이되어다시나타나겠다는화자의말에서순환적사고의정점을찍는다.

이러한사고관은「어느무덤앞에서」에서“억새가흔들리면/내가바람되어돌아온줄아시면될것입니다/구름이유유히흐르면/그뒤에내가숨어있는줄아시면될것입니다/천둥번개치는밤은/내가소리지르는줄아시면될것입니다”라는대목에서도잘드러난다.

순환적사고에따르면죽음은단절이아니라단지또다른모습의만남일뿐이다.「다압니다」에서화자는돌아가신어머니를그리워하며좋아하시던제라늄을심어둔다.그리고“오늘아침그꽃잎에내렸던비”가어머니라는것을안다고고백한다.언제,어디서,어떤모습으로나타나든알수있다는고백에서절절한그리움이느껴진다.

시냇물이강이되고,강이바다가되고,바다에서구름이태어나고,그구름이다시땅에비를뿌린다.인간의삶과죽음또한이거대한순환의일부일뿐이다.『바다는이야기꾼』은자연의순환에순응하며죽음도겸허히받아들이는자세를보인다.내가돌아갈곳을아니지나친욕심을부릴것도,화를낼것도,두려워할것도없다.그저순리를따르는법을묵묵히익혀나갈뿐이다.제주도의푸른물결처럼잔잔한시구를따라가다보면어느새내마음도잠잠히가라앉는것을느끼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