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사이에서 하는 말言

틈 사이에서 하는 말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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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병일

경북영덕군영해에서출생해영덕에살고있으며경북대학교행정대학원을졸업(지방자치전공행정학석사)하고창신대학,계명문화대학외래교수를역임했고1993년〈월간문학세계〉신인상으로등단해시집《아내의주량은소주한홉이다》,《내게참좋은세상애인한명쯤더두고싶다》,《그대야오늘처럼바람불거든》등을출간했으며경북문학상수상,제17회대한민국환경문화대상문학부문대상(시)수상,제2회쌍매당이첨문학상시부문대상을수상했으며2023년한국예술인복지재단창작준비금지원사업수혜자로선정등,현한국문협,경북문협,영덕문협,한국예인문학회원으로월간문학세계편집위원,천우문화예술대학특임교수,뉴스프리존대구,경북취재본부국장등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시인의말

틈사이에서하는말言
계란후라이꽃
엄마
―아부지커피값―
눈雪이내리네요
고물세탁기
아가야
―준석이첫돌에―
짠하다,마누라
오드리헵번
―사진작가정미향사진에서―
원이엄마의편지를다시읽다
꼴랑
코로나19
봉정사패랭이꽃무리
배꼽
구두
빙하기氷河期
도깨비바늘鬼針草
개어귀에서
차,폐차장으로보내며
알바트로스
―크리스조던의사진을보고―
위험한낚시터
카(차)센터에갔더니
낙엽이
헤윰
가지꽃
밥한번먹자했는데
대화
―TV를보다가―
커피를마시다가
전공電工을보면서
조선낫,다시대장간에서만든다
숲에서
처용을위한위로慰勞
spam
내친구박아무개
―소나무에이즈재선충―
벽壁
코이
개미日記
길路,차마고도茶馬古道를오르고있다
난창포말등대가있는그곳에갔었다
TV채널이야하다
민달팽이를위한위로慰勞
무고舞鼓에넘어갔다
자기치료自己治療
청진리에는
알파고
낙타의일기
버스대합실에서
농촌
잡상雜像의말
마루를생각하며
나,지금탈출중입니다
독도통신
전설傳說
―에밀레종鐘앞에서―
성류굴聖留窟
그집아이들이울기시작했다
산수유꽃기별
4월은봄이라고
쓰레기장에서
경주얼굴무늬수막새를보면서
우리동네에는작은다방하나있다
보고싶다는말
부석사浮石寺로가고있다
솟대
미세먼지심하던날
무후제無後祭에서
꽃그림잔하나가
고택古宅에서
거미와의대화
강을지켜보고있노라니
바닥詩2題
―題1.출근題2.퇴근―
여러분
문자메세지
나는그대가참좋으네요
「신년詩」
새해에는


박병일시집해설
가족제재와인생비유,그리고구어적진술/공광규시인

출판사 서평

슬퍼도기쁨으로다시채울수있기에아름다운삶


이보다더아름다운표현의말
또있으랴싶다
(중략)
이좋은곳에서살고있으니
그래서허한마음의공간이메꿔지고채워지고
아름답게만들어지고있으니
―「틈사이에서하는말言」부분

인용구에서알수있듯,시인에게‘틈’이란삶자체의은유이다.그리고그‘틈’에대한시인의태도는극히긍정적이다.인용구를풀어보자면이렇다.틈,그러니까삶이란“메꿔지고채워지고아름답게만들어”질수있는공간이다.여기서주목할것은‘허함을메꾸는행위’에대해시인이예찬하고있다는것이다.시인은무슨이유로삶을‘틈’으로비유하여예찬하고있는걸까.

우선『틈사이에서하는말言』에삶에대한예찬만있지않음을짚어보자.돌아가신아버지의증명사진뒤로돈을끼워두는어머니를보며‘그리움’의정서를담담히표현해낸「엄마」와새치를가리려염색과파마를하고돌아온아내를보며짠함을느끼는「짠하다,마누라」등에서보여주는일상적장면은삶에대한씁쓸함을내포하고있다.하지만늘슬픔만이곁에있지않음을시인은알고있다.그래서일까.

삶살이순리대로살다보면
헐어아픈자리도어느때쯤엔낫겠지
―「코이」부분

인용구에서보여주듯,시인의이러한의연한태도로인해시집속의슬픔들은이내휘발되고만다.눈이내리는것을보고,아내와의첫만남을회상하며사랑을말하는「눈雪이내리네요」와같은작은행복들이삶을더디더라도기쁨의길로인도하고있는것이다.그리고그행복을함께느낄수있는‘타인의존재’또한시인은잊지않는다.「꼴랑」에서보여주듯적은월급에도“가득찬행복”(27페이지)이라고말해주는아내의모습을보면절로미소가지어진다.

작은행복이라도충만하게느끼는시인의감각과그감각을무시하지않고곁에서함께만끽하는주변인들이만든삶의예찬.그러니『틈사이에서하는말言』에서의삶은아름다울수밖에없고,그삶에서하는말은기쁨으로가득하다.이긍정적기운앞에서독자는다시생각하게될것이다.삶이그렇게까지나쁜것은아니라고.아직까진살아갈볼만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