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김

구스타프 김

$17.00
Description
『구스타프 김』은 전홍범 소설가의 첫 소설집이다. 장편소설 『시간의 이면에서』가 있지만, 그의 등단작 「구스타프 김」이 묶이기까지 23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것은 작가에게나, 독자에게나 큰 의미일 것이다. 2000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구스타프 김」은 플롯과 주제 의식의 완성도 측면에서 이미 신뢰를 보장하고 있으며, 짧은 분량임에도 기억의 파장을 유려하게 표현한 「오해」, 세 가지 이야기가 교차되며 방대한 정서를 전달하는 중편소설 「미드나이트 블루」까지. 『구스타프 김』은 23년간 쌓아 온 전홍범의 문학적 성취를 만끽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전홍범

서울출생.한국외국어대에서프랑스어를공부했다.학창시절우리고전문학을처음접하며느낀감동과충격이문학을사랑하는계기가되었다.경향신문신춘문예동화「참새풀」과문화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구스타프김」으로등단.우주와신화,장구한지구의역사에관심이깊다.작품집으로장편소설『시간의이면에서』,창작아동소설야미도이야기『불새』가있다.공직정년후예쁜도시군산에정착해창작활동에주력하고있다.

목차

오해
엑사와아토
구스타프김
새들의장례식
거울속의사람

미드나이트블루

출판사 서평

이데올로기와사랑,그사이에서의망명
그들이찾으려던것은무엇일까

2000년문화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당선으로등단한신춘문예2개부문당선작가전홍범은23년이흐른후비로소등단작「구스타프김」을표제작으로한소설집『구스타프김』을발간한다.첫등단은1992년경향신문신춘문예동화부문당선작「참새풀」이다.

등단이후군산고군산군도야미도를배경으로한창작아동소설『불새』(2015년)와SF장편소설『시간의이면에서』(2018년)를펴낸바있지만,그가이번에낸소설집『구스타프김』은소설작가로서공식적으로첫발걸음을내딛은작품을수록하고있다는점에서작가뿐만아니라독자에게특별할수밖에없다.

이번에출간한소설집은소설작가로서의등단작이자표제작인「구스타프김」을비롯하여사랑을주제로한일곱편의중·단편소설「오해」,「엑사와아토」,「새들의장례식」,「거울속의사람」,「비」,「미드나이트블루」를수록하고있다.짧은분량으로기억의파장을유려하게표현한「오해」,세가지이야기가교차하며방대한정서를표출하는중편소설「미드나이트블루」등이멋지다.

이가운데주목할만한두작품「구스타프김」과「거울속의사람」을보자.

먼저「구스타프김」.

서사는화자가구스타프김이죽었다는소식을듣는것으로시작한다.북한의외교관인김준,구스타프김이라불리던남자를화자가회상하는형식이다.스웨덴국왕관저에서의첫만남부터대한민국으로망명을돕게되기까지그리고그이후의회상이다.이야기는구스타프김의망명이유를서스펜스의근간으로잡고진행된다.그가그토록위험을무릅쓰고얻어내려했던것은무엇이었을까.화자의회상을따라가다보면점차쌓여가는것은해답이아닌질문이다.이데올로기와사랑,그리고망명.소설은이무거운문제의식을단편이란짧은분량안에서멋지게함축하고있다.

「구스타프김」과유사한플롯인「거울속의사람」도살펴보자.

결혼한지1년만에실종된아내금희를애타게찾는화자윤서로부터서사는시작된다.윤서가금희의과거행적을밟아나가면서진행되는이야기는「구스타프김」과같은추리플롯을따른다.금희의과거가거짓이었음을알게되는윤서로인해서스펜스는점차절정에달한다.밝혀질듯말듯한비밀.그비밀은마지막금희의편지로풀린다.그런데금희의실체와무관하게이소설에서오래기억에남는것은윤서와금희가처음만난강릉바닷가의장면이다.왜이장면이핵심처럼인상적일까.작가가풀어내고있는추리의방식이기존의것과다르기때문이다.

추리서사의포인트는두가지이다.첫째,사건의비밀이밝혀지기전까지의서스펜스밀도.둘째,비밀이밝혀졌을때오는페이소스.

저자의소설에서첫째포인트는모범적이다.그런데둘째포인트에특이점이있다.사건의비밀이해소되면서독자들에게페이소스를선물하는것이아니라문학적아이러니와질문을남기고있는것이다.

이들두작품에있어구스타프김이망명을한이유와금희의실체가드러난것은결코중요한것이아니다.구스타프김과화자의질긴인연이남긴정서그리고윤서를처음만났을때금희가느낀충동적인사랑이더욱중요한요소인것이다.

작가는추리의형식을진리를밝히는수단이아니라알수없는삶과사랑을헤매는공간으로작용시킨것이다.그안에서‘알수없음―무지’라는문학적결과물을도출해내면서말이다.여전히‘왜살아가며,왜사랑하는가.’에대한질문을해결하지못하지만,해결하지못한채살아가는것이삶이라는것을저자는말하고있는것이다.작가가창조한인물들은여전히소설안에서소설바깥을향해초연하게시선을비춘다.그시선속에서독자는절로깨닫게될것이다.삶의불가사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