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살을 나누어 먹었다

맛살을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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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등대에서 나고 자랐다』에 이은 정이재 시인의 2번째 시집이다. 저자는 세상을 서슬 퍼런 눈으로 바라본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 쉽게 지나치는 죽음, 매일 마주하는 사람 등 그의 시에는 차가우면서도 다정한 세상이 담겨 있다. 그는 익숙함에 무뎌지는 것들을 새롭게 보며 시로 재탄생시켰다. 그의 시는 익숙함에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저자

정이재

시인정이재는
1994년5월경기군포에서태어났다.
2018년시집『등대에서나고자랐다』를출간하였다.

이시집은마주하는것으로가득하다.
무성(無聲)으로향유하는것들을
서슬퍼런눈으로마주한다.
생에서의끊임없는마주함은처음에는날카로웠고
날아오는것들을꿰뚫었으나
점차인식은무뎌져오목함을형성한다.
그오목함으로결국시는삶을품게된다.
당도하는것들을다정하게안아준다.
뿌리째흔들리는순간의지혜를먹이로삼으며
껴안았던것들과함께나아간다.
시와삶이지나간여백에
머무르지않는강이흐르게된다.
존재의의미를띄운강이무한히흐른다.

목차

시인의말

1부.겨울
횟집
물뱀
신을죽인탓
목련

해석
청/개구리
눈치빠른서커스단
엇갈린삶
하얀색이검은색으로빠진다
진리
송악사에서의추락사
등에
나의죽음에필요한간단한요건
여기버려진시가있다
흘러내린침을욕하지않는
간짜장의유전자
고성의시
아스팔트가새를만났을때
사랑할수없었을까
맛살을나누어먹었다
Z그리고다시A
순수
정해진것은없는
티베트의고원
나방
제자리
젬병
어린산양에게보내는편지
철새는어느계절을가장좋아할까
회색인
규탄을늦게나마알아챈
목사
상처에소금을뿌린다
고요한낮의제주
늙은개의아가미
침팬지
기러기를사이에둔현상
논의
선장님섬은멀리있나요
파안시간
우연한시인
바위야
이혼한외계인과퇴사한귀신
열대우림
자유의지
비범

2부.여름
너의꿈
쇼펜하우어
남의나라인공위성이내머리위로떨어진다는데
서울

하루만눈을감지말까우리
거리에핀목련을보고울으셨다뇨
제철
유약한봄
단막
옥상살던개의흔적
바다와육지
스님의걸음뒤에는내가있다
세뼘
몽골


비늘
피치못할꿈
여름병원
사람과사랑
분홍
장마철라디오
여름빛
여름숲이품은자리에피어난푸르름
내가악어라면너에게내말이닿을까
그래요
여름방학
천사
같은손

출판사 서평

시는삶을품고있다
익숙함에서발견한새로운세상

시인이란무엇일까.누군가는세상을향해끊임없이질문하는사람이라고했고또누군가는사물에게이름을붙이는사람이라고했다.정이재시인은여러시인중에서도세상을마주하는시인일것이다.그는개구리,등에같은미물부터장례식,영혼,내면,고통등마주하는것들을시에담았다.어떤자극에반복적으로노출되면어느새익숙해지는순간이온다.익숙해졌던자극도처음에는낯설고강렬했던자극이란걸우리가사는세상에는쉽게잊히곤한다.익숙해진것을새롭게인식하는그의시는그동안잊고있었던감정을느끼게한다.

지렁이가차에치어죽었다는이야기를들어본적있는가

그일은너무나황홀한일이다
인류의집약작품중하나인자동차를상대하기위해
지렁이가아주잠시나마몸을튀어올려
진리와마주했다는사실
퇴화된감각기관을통해노려보는
그의응축된시선에
어찌감탄하지않을수있겠는가
-「정해진것은없는」중에서

뿌리째흔들리는지혜를갖게되기를그리고던져버리기를원했다는시인의말처럼그의시에는개념을뒤바꾸는것들이가득하다.마치물구나무를서서세상을바라보려는사람을떠올리게한다.익숙함에서벗어나세상을거꾸로보려는시인의시에서독자는어떤새로운것을발견할수있을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