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학교 산책

유럽 학교 산책

$17.00
Description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덴마크, 핀란드, 네덜란드, 독일, 스위스의 학교를 50차례 이상 방문하고 각 나라의 몇몇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에 대한 사사로운 기록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말처럼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믿음으로 사사로운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

“생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만큼이나 국경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넘나드는 일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다른 생각 하지 말고 앞만 보고 성실하게 열심히 달리기만 하라는 우리 사회의 기만적 가르침과 그로 인한 결핍의 폐해는 잠시 멈춰 서서 자기를 돌아보고 옆을 둘러볼 때 생기는 통찰과 상상력이 아니고서는 극복될 수 없다. 세상 모든 호모사피엔스들이 다 우리처럼 생각하고 우리처럼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가서 보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이고, 한 번뿐인 우리의 삶을 찬란하게 채워 갈 감미로운 상상력이 움트기 시작한다. 연암이 압록강을 건너지 않았다면 열하일기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없었다. 열하일기 없는 연암은 상상할 수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우리 각자의 압록강을 건널 때에야 비로소 우리의 삶도 자유를 향해 발돋움할 수 있다.”

스스로를 자유 갈망인이자 프로 동경자라 지칭하는 저자의 이야기가 조약돌이 되어 누군가의 가슴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라.
저자

김제우

내나이에누구는뭐했나살피는취미를가지고있다.조선시대명문가에서태어나평생돈벌이하지않고한량으로살면서문학과예술에매진했던사람들을가장부러워한다.경주에서나고자랐으며아이들에게‘스스로자유롭게,더불어평화롭게’살라고강요하는일을하면서밥벌이한다.경주에있는독립서점들에서만찾을수있는책《경주,걷기와말들》을친한동생들과함께걸으며썼다.

목차

프롤로그오후에압록강을건넜다

1부덴마크
1.안데르센과그룬트비
2.코펜하겐의종소리

2부핀란드
1.무민과시벨리우스
2.핀란드사우나와눈내리던헬싱키의밤

3부네덜란드
1.암스테르담카날과까마귀가나는밀밭
2.헤이그특사프린스이위종

4부독일
1.토비아스의방과루터의방
2.슈톨퍼슈타인과홍익인간

5부스위스
1.칼트브룬의장관들
2.레더라초콜릿과도제교육

6부번민과희망
1.마틴스브루어리인프라이부르크
2.한줄기가냘픈희망의빛
3.뤽상부르산책

에필로그나는아직로마에이르지못했다
참고도서

출판사 서평

이르지못했기에더갈수있다는마음으로
유럽곳곳에서찾은삶에대한사유들

자유란무엇인가?무수한철학가들이물어왔지만,아직까지도해답을찾고있지못하는해당질문은애초에답이없을지도모른다.하지만우리는스스로,혹은누군가에게계속묻곤한다.자유란무엇인지.《유럽학교산책》은저자는이렇게말한다.

“나는늘자유롭고싶었다.학대받고정서적억압을받은적도없었고뒤주나감옥에갇힌적도없었지만어려서부터나는늘자유를욕망했다.(중략)인간은본질적으로자유를욕망하는존재가분명하다.”(프롤로그부분)

그러니까자유란속박으로인한반응을넘어,인간의본능에탑재된,끊임없이탐구해야할미지에가깝다는것이다.이러한마음가짐에서비롯된걸까.《유럽학교산책》은여타다른여행에세이와는사뭇다른분위기를지니고있다.여행지에대한소개,경험의나열을넘어,거시적이고철학적인사유를버무리고있다.

《유럽학교산책》은총6부로전개된다.1부에서부터5부까지는유럽각나라로구성되어있다.안데르센의고향인덴마크오덴세에서그의작품을떠올리며잠시회상에빠지거나,스위스의도제교육의현장을보며한국의교육제도에대해고민하는등다채로운유럽의풍경과삶(혹은시대)에대한사유들을담아냈다.

마지막6부는아들과의독일여행기,〈녹색평론〉의창간인김종철선생에대한헌정글,뤽상부르공원을산책했던예술가들의일생을그린글등여행을벗어난저자의좀더내밀한마음을적어냈다.

저자는발문에서괴테부터시작해멘델스존등의예술가들이로마에도달했던성취를톺아보며정작스스로는로마에도달하지못했음을아득히감각한다.하지만오히려도달하지못했기에끊임없는사유로로마에대한인식을확장해나갈수있음을깨닫는다.

“우리에게주어져있는기회가유한하다는사실을안다면마음속에이는파문을주의깊게바라봐야한다.자유롭게국경을넘고,사상의경계를넘나드는모험을미루지마시라.”(190쪽)

그렇다.여기서‘로마’는지명을넘어,각자의내면적목표를의미한다.아무리아득한목표라도,절망보다는갈망하는마음에집중해야한다는것.저자의유럽여행기는삶의축소판을들여다보는느낌이든다.얻을수없다는사실만이선명한자유를,그럼에도찾아보겠다는마음으로한걸음한걸음내딛는저자의모습을읽다보면,알수없는미래에어느새기분좋게발을딛고있을스스로를발견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