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생각 (양장)

헛생각 (양장)

$12.40
저자

박기홍

저자:박기홍
1959년전남영암출생
한국외국어대학교중국어과졸업
2015년제1시집《빛나는것은별만이아니지》
2018년제2시집《미안한낮잠》
2020년제3시집《둥근달도삼각형으로보일때가있다》
2024년제4시집《헛생각》출간

목차

1부유능한매는발톱을숨긴다
헛생각

2부세상은발버둥을받아주지않았다
독거(獨居)
정치
속임의역사
올라가고싶은눈(雪)
귀는들어도채워지지않는다
그런줄로만알았다
까마득함이추억되옵니다
깨달음에관하여
대화
떠돌이별
변천
6월점묘
비밀
새의봄은인간보다빠르다
시간에대하여
안분지족(安分知足)
예방주사
우린잘모른다
원수를사랑하라
위선
창백한푸른한점
진정한스승
참회와용서
침묵의힘
환상과현실

3부세월의증거엔거짓이설수없다
참깨터는노인
겨울선물
암소의울음
7월첫날
개구리울음소리
고드름
저수지에서-노자를떠올리며
새로운선물
길고양이
봄비만내리네
충실한달-달의신비
논물이찰때
입춘아침에
유채꽃향기
월곡리느티나무
꽃은피고지고
도둑고양이
고향의처서
아기마늘
소쩍새
서릿발
새끼오리들
새소리
도라지꽃에빠지다

4부다람쥐기억력이조금만좋았더라면
좌충우돌기웃기웃
잡념
이상한꿈
세번째시집을냈더니
1차원
가을산
공상
핸드폰의조상
그냥꽃이아니다
하느님죄송합니다
침묵에서표현까지
참이상하오
누드그림
달아난시집
인과응보
음악
비율
사람들이문제다
섬시인
쇠사슬에묶인개에게
심심한날의잡념
완벽한평등
우리몸은하나의나라
놀래지말자

5부그들도심장이뛰는사람
구림천걸으며
영암장날
그들도사람이었을테니까
해남읍오일장
가래떡
결혼기념일에
늙은호박
하늘이우산이다
꽃은사람을찾지않네
나의숙명,영암땅-영암에내려와
딱따구리아침
탱자울타리
참새와농부
보이지않는유산
살구와개
속옷을빨며
송년아침에
시와음악
사진한장
그냥하루로
전화위복
작은기쁨
어머님전깃불
이기주의

시인의말

출판사 서평

-내몸에철썩들러붙은도덕률영원한나의야당
-웅변인듯,참회인듯,농담인듯한성찰과관조

시는웅변일수도있고참회일수도있고심지어농담일수도있다.
박기홍시인의시에는이런것들이없다.그의시를一言以蔽之하면성찰과관조라고할수있다.새시집을낼때마다그의눈은현미경처럼더섬세해지고가슴은우주보다더넓어진다.그안에풀잎처럼소박한우리의사소한삶이담겨있다.닭털처럼미미하고가벼운우리의삶이박시인의성찰을거치면무쇠종보다둔중해진다.정말야릇한마술이다.
-번역가,문학평론가김태성

《헛생각》은생활속성찰이돋보이는시집이다.고향에내려가사는소박한삶,인생무상,연민등주변환경을주의깊게바라보며느낀소회를엮어냈다.예를들어〈하느님죄송합니다〉에서화자는창조론을두고친구와티격태격한날,밴댕이소갈머리같은자신이우주창조를논했다는것에자조한다.헛웃음한번에날아갈가벼운감상이지만곱씹고곱씹어시로정제하며“하느님죄송합니다”하는순간삶에대한진지한성찰이된다.

시의화자는스스로를시골뜨기촌놈이고자신의생각은헛생각이라낮추면서자신의감상따위를가볍게읊는듯하다.하지만시행하나하나뼈없는말이없다.

겉으로는날억누르고

안으로는날잡아당기는

내몸에철썩들러붙은도덕률
영원한나의야당

-〈헛생각〉중에서

언뜻보면간단히휘갈긴단상같지만우리가양심,도덕률을생각하는바를정확하게짚어내고있다.겉보기에는점잖게행동하지만,안에서는나와양심사이에치열한싸움이빚어지고있는모양새다.하지만유감스럽게도그싸움은대개나의욕망의승리로끝난다.“영원한나의야당”이라는표현뒤에는씁쓸함과유감스러움,이를짐짓과장스레표현하는유머등이뒤섞여미묘한여운을남긴다.

‘촌철살인(寸鐵殺人)’이라는말처럼농담처럼툭툭내놓는말인데어딘가뜨끔하는느낌이든다.시인은시속에작은가시를숨겨놓고사람들이거기에찔려놀라는양을본다.대수롭지않은장난으로넘길지아니면내발밑을다시한번바라보라는충고로받아들일지는독자에게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