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엔 편지를 쓴다

비 오는 날엔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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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연과 일상, 그리고 삶의 깊이를 담아낸 섬세한 감수성의 결정체, 김순란 시인이 《비 오는 날엔 편지를 쓴다》를 출간했다. 시인은 비 오는 날 편지를 쓰듯이, 지나가는 시간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섬세한 문장으로 포착해 냈다. 비가 오는 날, 묘하게 물 먹은 듯한 종이 위에 꾹꾹 편지를 써 내려가는 마음. 시집 한 권에 담긴 이 마음을, 비 오는 날의 나에게 선물해 느껴 보는 것도 좋겠다.

저자

김순란

저자:김순란
제주문인협회,돌과바람문학회,구좌문학회,문학광장문학시인활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길위의인문학인문강사활동
시집발행
비오는날엔편지를쓴다(2024년)
자랑자랑웡이자랑(2023년)
고인돌같은핑계일지라도(2020년)
순데기(2018년)
공저발행
‘스캔을당하다’외다수

목차

1부오륜기를그린다

피똥을싸는거라
어느봄날의풍경
오래된버릇
물한동이
문장이스며든다
사라지는풍경
농부의아내
오륜기를그린다
패랭이너그럴줄알았니
일벌
돌아온까마귀떼
물고기의환영이뻐끔거린다
가을이왔다
잡초
날숨과들숨사이
환생과보시
이런날도있다
저꽃잎들을보게
밭일이싫다가도
곤줄박이세마리

2부노래를부릅니다

비가그친다

탄생
아기가와요
생각차이
노래를부릅니다
태어난다는것
저깊은곳
쌤통이죠
미완의멋
향기외면하는감정
무엇이잉여인가
꽃자리좀봐
마음을붓는다
딸에게쓰는편지
김치같은인생
딴전의골수
봄몸살
먹음이엄숙하다

3부내고향태땅

진끗내숨비소리
한라산의노을
표선갯빌레
바다가코를곤다
물이차갑다
기록의뒤안길
고향을찾아줘
공중에있습니다
드러눕는겨울
바람이불었어
돌아와서보면
풍설제주
태풍
만파식적
야간비행
돼지꼬리
수정사터
자리돔의유혹
지금은산행
돌아간다는것
동백나무집
蛇足

4부아프지않으면이상한거야

비를맞고서있으면
배웅
가뭄꽃
닮고싶었어요
각얼음
아프단다
어두운창에불이켜지면
그가내게로왔다
비가되었다
곪아야터진다
자유
응원
기침한번크게해봐
나에게도미소가있다
나는나로산다
나를빨아버리고싶다
서투른멋
일탈
비오는날엔편지를쓴다
비둘기는알고있니
제시간을안다

5부막걸리고사

어머니의창
난민캠프
막걸리고사
눈이내립니다
날꿈
봄흐르는강
돌의지나무의지
어촌에눈이오면
눈물을삼킬줄알았다
즉결심판
우동사발
그렇게간다
어려운시절살았지요
노부부의한여름연정
어머니의눈물
물허벅
푸짐함도달라진다
수당받는모녀
사람이기때문입니다

**해설
시적표현의빚,그시간의나이테/양영길(문학박사)

출판사 서평

김순란시인이《비오는날엔편지를쓴다》를펴냈다.자연과삶의이야기를통해독자의마음을감싸안은이야기를담았다.시집은다섯부로구성되어있으며,각부마다다양한삶의풍경이펼쳐진다.자연의순환과생명의탄생,일상에서의작은기쁨등….인간적인감정들로가득한이시집은,김순란시인만의따뜻한시선과진솔한표현으로나열되었다.이는독자들의위로와공감을건네듯,비오는날의차분한여운을느끼게할것이다.

(중략)

편지속에만나자는글은쓰지말자
보고싶다는글도쓰지말자
그저나는잘있다
너도잘있지라고만쓰자
글속에
슬픔과외로움그리움이숨어있음을그는알것이기에

비오는날은편지를쓴다
빗방울같은우표를붙이고
천둥에소식전해주길바라며
번개처럼그에소식이내게로오게
비오는날엔편지를쓴다
빗소리같은글씨로
연필심적시며진하게편지를쓴다

〈비오는날엔편지를쓴다〉는그리움과기다림의정서가잔잔하게흐르는작품이다.시에서등장하는‘비’는단순한자연현상을넘어서,사람과의감정적교류를이루는매개체로사용된다.비가내리는날,편지를쓴다.하지만그편지에‘보고싶다’라는말은쓰지않는다.시인의편지에는‘그저서로잘있기를바라는’간단한말들로만채운다.이는내면에잠재된그리움과외로움을표현하면서도상대에대한배려와절제된마음을엿보게한다.

시의마지막부분에서빗방울같은우표와번개같은소식전달의소망은시적상징을통해서로의애틋한연결을갈망하는시인의마음을아름답게표현하고있다.또한,빗방울과편지의관계는시적이미지속에서매우자연스럽게어우러지며,시전체에따뜻하면서도깊은감정이배어있다.이러한감성은독자에게공감을불러일으키며,김순란시인의섬세한감정표현이돋보이는시라할수있다.

《비오는날엔편지를쓴다》는단순한일상을마치시적인순간으로승화시키며,그속에녹아있는소멸과아픔,그리고회복의과정을진솔하게표현한시집이다.또한,자연의변화에인간의감정을서로연결시켜독자에게깊은울림을주고있다.현대사회속에서잊혀가는것들에대한섬세한묘사와함께,삶의여러국면에서느껴지는다양한감정을깊이있게담아낸시집이라고할수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