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천국, 내리실 문은 양쪽입니다 (노벨상 작가의 모국어로 그려낸 흔한 풍경)

여기는 천국, 내리실 문은 양쪽입니다 (노벨상 작가의 모국어로 그려낸 흔한 풍경)

$12.00
Description
김영환 시인의 《여기는 천국, 내리실 문은 양쪽입니다》는 삶의 순간들을 간결한 시어로 포착한 시집이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철학적 성찰, 인간관계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감정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며 자연스레 쌓이는 회한과 위로가 시집 전반에 걸쳐 흐른다. 현실적이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인은 사소한 풍경과 사연을 독창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시집은 우리에게 익숙한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저자

김영환

저자:김영환
61년생,동래고,부산대금속재료공학과,미국FranklinPierceLawCenter에서지적재산권법전공(MasterofIntellectualProperty),변리사,지인특허법률사무소(patkim.com)대표.
시집으로《뭐해?김변리사》,《강물이흐르네》,《발명과발병》,《부리부리》,《찰랑찰랑》,《신축일기》,《데일리에피소드》,《시는망했다》,《개소리》가있다.

목차

오해피데이
대나무

화장터카톡
오타
소는다행이다
암자기행
한잔하입시다
고속열차
개백팩
葉綠素
여뀌와쪽풀
어머니,받아들이세요
새벽은어찌오나
생분해성플라스틱
끝잠
동행의노년
실리의실리콘
현관바닥
오늘
진짜예쁜딸
무인화
곡선의궤적
산창행첫차
블루오션
박힌돌이되어
단풍전선
후폭풍
은갈치와먹갈치

한글날한가로이
뼈다귀해장국
반전

견적
가을단풍
새벽기도
천상문답
길가의가로수
연꽃연못
목탁염불
뫼비우스코리아
상가술잔찌
관계
젓대소리
흐미징헌거
지난풍경
잉태
아니본척
세상이치
깐뒤
민물자산어보
동안거
존재가예술
小確幸
耕作
염천의거리
새대가리
해안선
대체복무요원
눈호강귀호강
우는장판
후회없는삼
영정사진
까망시절
수련원
숲속의깊은못
나무
꽤나큰슬픔
외쳐본다
직관
인생역전역전인생
엄처시하
어르신
스킨앤로션
마애석불
받아적기
아버지와나
받아쓰기
느티나무
새벽배송
뚝방전설
천변변천
전선의척후병
천과함께
채식짜장
기억의저편
쿠쿠와가마솥
동화
여로
목탁소리
눈산행
도를아십니까?

출판사 서평

시인의담담한시선으로포착해낸삶

김영환시인의《여기는천국,내리실문은양쪽입니다》는일상의순간을포착해담담한언어로풀어낸시집이다.이시집에는특별한사건도,화려한수사도없다.그러나그안에는삶을관통하는통찰과세월이스며들어있다.시인은우리가스쳐지나가는풍경속에서문득멈춰서게만들고,때론가볍게웃게하면서도,결국은깊은여운을남긴다.

이시집을읽으며가장먼저떠오르는감정은‘담담함’이다.삶과죽음을특별히구분짓지않고,거창한의미를부여하기보다그저한걸음물러서서바라보는태도가전반적으로흐른다.시인은그속에서유머를잃지않으며,때로는짧은농담처럼던지는구절속에서묵직한철학적사유를담아낸다.죽음조차도너무무겁거나비극적인것이아니라,언젠가는모두맞닥뜨리는자연스러운과정으로바라본다.

울지마라
울긴왜운다냐
뚝끊고나서서굴뚝위로
춤을추며날아오르는
연기를보거라
그거이내다
세속의몸벗어홀가분하구나
보다시피훨훨날아
여비걱정없이못가본
사해각국이랑우주여행까지
맘껏나다닐것이다
제사지내지말거라
한끼얻어먹을일없지싶다
이승의입맛을더는간직하겠는가
되도록이면뒤늦게따라와서
덜귀찮게했으면싶다

이러한정서는〈화장터카톡〉이라는시에서가장선명하게드러난다.이시에서화자는화장터에서연기로흩어지는모습을‘그거이내다’라고표현하며,죽음을의연하게받아들인다.‘되도록이면뒤늦게따라와서/덜귀찮게했으면싶다’라는마지막구절에서는특유의담담한유머감각이엿보인다.죽음을무겁게받아들이기보다,가벼운농담처럼던지며삶과죽음이결국은하나의흐름임을보여준다.

이렇듯《여기는천국,내리실문은양쪽입니다》는삶의단편들을세밀하게포착하면서도,과장없이덤덤한시선으로풀어낸다.시인의언어는간결하지만그속에담긴의미는결코가볍지않다.우리가무심코지나쳐온순간들이시인의시선으로다시태어나며,독자에게새로운감각을선사한다.이시집을읽으며우리는어느새시인의시선과겹쳐져,삶을조금은다르게바라보게된다.삶은결국,천국과지옥사이의끊임없는이동일지도모른다.그리고그여정을담담하게받아들이는것,그것이야말로이시집이우리에게건네는조용한위로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