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정시에 떠나지 않는다

기차는 정시에 떠나지 않는다

$14.00
Description
『기차는 정시에 떠나지 않는다』는 삶의 어긋남과 기다림, 그리고 그 안에서 피어나는 감정들을 섬세하게 포착한 김종근 시인의 시집이다. 일상의 풍경과 내면의 진동을 속삭이듯 그려낸 시편들은 가족, 사회, 자연, 죽음에 대한 시인의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평범한 언어 속에 숨은 비유와 상징은 독자의 마음을 조용히 흔들며, 느리지만 단단한 울림을 전한다. 다섯 개의 부로 구성된 이 시집은 고요한 관조와 따뜻한 시선으로 삶을 되짚는다. 기차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을 시로 붙잡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은 잔잔한 위로와 통찰을 건넨다.
저자

김종근

고창출생
국립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
숭실대학교경영학과
(현)희망세무회계사무소대표세무사

목차

서문

1부꽃을피우게하는것은모두아름다운것이다
선물
가을
너는너를
강물에풀면
거울
꽃을피우게하는것은모두아름다운것이다
세월이가도
나의시나의노래
넋두리
궁금증유발
선하게평온하게
첫눈
출렁임의노래



2부꽃잎에머물지않는바람처럼

심리가표정을좌우한다
오남매
곡선직선세모
술집에쓰인낙서
구두
들판의작은꽃인들어떠랴
기억
삼달리해녀
운수좋은날
미리죽는법
개의본성
진관사에서
꽃잎에머물지않는바람처럼
철학살이마당에서서

3부사랑을하고나는그리움을버린다
벚꽃
영화자막
해방구
돌멩이의행운
혼자

버스운전사
강아지
사이
종점
달콤한고독
이별
구석에몰린쥐

헛꿈

4부기차는정시에떠나지않는다
선운사꽃무릇
뜬금없이미안하다고말할때
그겨울
항문삽석담(肛門揷石談)
즐거운술자리
운무(雲霧)
아마도
폭설
참새와가야금
내고향은
갈매기
기차는정시에떠나지않는다
속초에서
짜장면
은평구립도서관

5부바다는강물을찾아육지에오르지않는다
황혼
꽃샘추위
한라산
구멍
나의뿌리
사람꽃
바이러스
태양의그림자
그림책
목구멍이악마다
굿바이고래
헛소리
바다는강물을찾아육지에오르지않는다
사막
선물2

해설:순수원형의마음으로가닿는속깊은서정-김종근의시세계

출판사 서평

-기차는정시에떠나지않는다,우리삶도그렇다
-예측할수없는순간들속에서피어난시한줄
-지금,시인의시간에올라타보자


시집『기차는정시에떠나지않는다』는제목에서암시하듯삶의예측불가능성과감정의이탈점을섬세하게짚어내는시편들로가득하다.첫장을넘기면,그는기계적으로반복되는일상에서벗어나“뻔하지만은않은말길”을내기위해시를쓰기시작한사람임을고백하며,시인의말은늘속삭이듯조용하지만분명한울림을남긴다.삶을구성하는기쁨,분노,슬픔,위로,정치,기억,죽음과같은테마가자연스럽게시의골격을이루고있다.

이시집은다섯개의부로나뉘며,각부는자유로운서정적테마를품고독자와마주한다.1부의시들은일상의풍경과감정속에서생겨나는감각을담담하게그리는데,‘가을’이란시에서는어머니에대한사랑과애틋함과세대간의따뜻한시선을보여준다.또한‘너는너를’이란시에서는아픈사람들을위한위로와자신을사랑하는것이치유의첫걸음임을속삭인다.이시집에수록된시들은일견평범해보이는언어속에서도비유와상징이살아있고,그로인해독자의삶과감정을조용히두드린다.

시인의시선은자전적인듯하나자전적이지않고사회적이며철학적이다.2부부터4부에걸쳐그는제주해녀,버스운전사,속초의술자리와같은구체적인물과공간을통해공동체와자아의관계를모색하고,“사랑도이별도기차는정시에태우고떠나지않는다”고노래함으로써,인생의불확실성과기다림,어긋남을담담히받아들인다.이러한정서는삶을재촉하거나강요하지않고,오히려그느림과늦음을시의시간으로수용한다.

결국5부에이르러시인은“바다는강물을찾아육지에오르지않는다”는문장처럼,고요하고도확고한태도로인생의본질적의미를성찰한다.죽음과삶,출발과종착의반복되는이미지속에서그는한편한편을바람처럼흘려보내며,감정의거울을독자에게조용히건넨다.

『기차는정시에떠나지않는다』는서정시의전통을따르면서도현대적감각과유머,서글픔과통찰을버무려낸,삶의구석구석을헤집고꿰어낸진정한시인의목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