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과 떡

굿과 떡

$18.00
저자

이신우

저자:이신우
1980년한국일보사입사.몇개신문사를거쳐2022년말문화일보논설고문을끝으로언론계를떠났다.현재는영월한구석에초막을짓고주경야독중이다.다른작품으로는이순신장군의충절과반역을가상으로그린소설‘칼은충을품고총은역을쏜다’가있다.

목차

1.신참도둑놈,고참도둑놈
포도청구류소/정보를읽는장사꾼/어머니돈백냥

2.민비라는여자
세자가고자랍니다/질투와음모/내아들세자저하

3.족보사기꾼
요염한무당/“선원보략사시오”/도둑놈의상전포도군관

4.내가조선의국모다
환락의나날/고아민자영/권력의본질/시아버지와며느리의정면승부

5.분노의무기를든군인들
홍별감은석방되고/민비는도주하고/그여자가민중전이라면

6.신묘한무당의점괘
나라고여불위가되지말라는법있는가/들어맞은예언/요지경한양이기다린다

7.관운장신,왕궁을점령하다
엽전위조/화,양,연,화/금송아지로보복하다

8.또다시실패로끝난정변
질투의정치/젊은개화파의반란/정감록/새세상으로가는초대장

9.원산으로가는길
썩어도준치?썩은준치!…청과러시아/물러날때를알아야/민비와진령군/원산의신흥부호

출판사 서평

《굿과떡》은조선후기라는익숙한시대를배경으로하면서도,우리가흔히알고있는‘역사소설의문법’을과감히벗어난작품이다.이소설이보여주는조선은충·효·의리를숭상하는성리학의세계가아니라,부패를둘러싼정보와돈,권력의냄새가뒤엉킨거대한시장판이다.포도청구류소,난전,군영,한양궁궐내의무당굿판까지이어지는공간들은단순한배경이아니라,인간이어떻게살아남는지를시험하는무대다.저자는조선말의시대를움직이는힘이무엇이었는지를미화없이드러내며,독자를그한복판으로끌어당긴다.

주인공홍태산은전형적인영웅과는거리가멀다.그는정의를외치지않고,세상을바꾸겠다고선언하지도않는다.대신세상이어떻게돌아가는지를냉정하게읽고,그틈을파고든다.장사꾼의감각,무인의멋진몸매,권력쟁취의본능을모두지닌이인물은‘정보를아는자’가권력을가진다는사실을누구보다잘알고있다.그의선택은언제나계산적이지만,그렇기에설득력이있다.독자는그를도덕으로판단하기보다,그의판단이얼마나정확한지를보게된다.

이소설이특히인상적인지점은조선사회의하층과상층을연결하는방식이다.도둑과무당,시장의사기꾼들이벌이는일이궁중정치와맞닿아있고,민비를둘러싼권력의소용돌이는다시민초들의삶을뒤흔든다.굿과떡,즉귀신과재화는서로다른세계의상징처럼보이지만,작품속에서는하나의논리로움직인다.권력은흥정대상이되고새세상에대한믿음과갈증은거래가된다.이치밀한연결구조가《굿과떡》을단순한역사소설이아니라사회소설로확장시킨다.

문장은거칠지않으면서날카롭고,대사는과장없이살아있다.장면전환이빠르면서도허술하지않고,인물의말과행동이성격과서사를동시에밀어올린다.무엇보다이작품은독자에게다음과같은질문을던진다.“이세계에서너라면어떻게살것인가.”《굿과떡》은과거의이야기를빌려이세상을비추는소설이다.읽고나면조선이아니라지금우리가사는사회를떠올리게만든다.이소설이오래남을이유는바로거기에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