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이 문에 서성이네

깨달음이 문에 서성이네

$15.00
Description
인간은 태생적으로 경계인이다. 경계境界의 다른 말은 한계限界다.
삶의 본분과 본연의 경계선은 문이 중심이다.
고독과 고통의 기둥에 달린 문은 경계警戒와 경계經界 그리고 경계鏡戒의 열쇠로 열 수 있다.
빛과 어둠, 참과 거짓, 좌와 우, 상과 하, 유와 무 등 경계선은 교묘히 현장을 교란한다.

어릴 적에 선생님이 “하나, 둘” 하면 “셋, 넷”하고 목청껏 따라 외쳤다.
놀랍게도 이것이 경계의 시작이었다.
경계선은 하나와 둘 그 사이의 존재이며 둘과 셋, 셋과 넷 간에도 엄연儼然하다.
“하나, 둘”과 “셋, 넷”은 여정의 운명이다.
나란히竝 줄서기와 왼발, 오른발의 전진前進은 경계의 내용이자 경계선 탈출의 몸짓이다.

회전의 역사 뒤에 진리는 숨어 기다린다.
경계의 문을 가리키는 이정표는 문자다
저자

구자월

월간 ‘창조문예’ 추천 등단(1999년)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학 동인 ‘푸른 초장’ 회원
국제 신인류문화학회원
R.O.T.C 제8기
한국크리스천문학회원

시집
『도요새의 먼 여로』
『나무들도 길이 있다』
『속울음』

목차

추천의 글 05
머리말 07

제1부 깨달음의 손짓
초록의 독백 16
중도中道 17
깨달음에 대하여 18
찔레꽃 19
유일무이唯一無二 20
인연因緣 21
아, 바람 22
화두話頭 23
깨달음이 문에 서성이네 24
오도悟道 25
신 도솔가新 兜率歌 26
증도證道 27
공수래공수거 28
진원眞圓 30
인연因緣의 궤적 31
하늘소天牛 32
무엇과 그것 33
비유譬喩 이야기 1 34
비유譬喩 이야기 2 35
만유공리萬有公理 36
돈오頓悟가 이르기를 37
연유緣由 38
무지개 1 39
무지개 2 40
무지개 3 41
세상만사世上萬事 42

제2부 길을 가다
먼 길 44
봄비 45
빗물 46
산에 가면 47
어느 이정표 48
친구야 이제는 49
가 보지 못한 길 50
간이역簡易驛에서 51
그 문, 그 길 52
마음공부 1 53
마음공부 2 54
이별의 거리 55
바람의 인연 56
종점終點 58
장승長丞 59
천지인 60
안부 61
도단道斷 62
등산登山 63
사람 유감 64
수국 65
꽃말 66

제3부 사랑의 가시
가시나무 새 68
추국秋菊 69
구절초九節草 70
사랑의 주소 71
지독한 짝사랑 72
하루살이의 축제 73
사연事緣 74
초혼招魂 75
낮달 76
역설 유희逆說 遊戲 77
달맞이꽃 78
늙음에 대하여 79
지남철 80
윤슬 81
복수초 82
바다海 83
사랑의 역설 84
전래동화 85
사랑의 궤적軌跡 86
낙엽의 손 편지 87

제4부 어디서 무엇이 될까
관계關係 90
그 섬의 소망 91
나무와 바람 92
삶의 이유 93
나는 너에게 94
새 하늘 95
천년바위 96
종의 기원 97
자벌레 98
영원한 친구 99
숨어 우는 바람 100
무소유無所有에 대하여 101
우는 문자 102
그리움戀 1 103
그리움憧 2 104
민둥산 105
그대여 106
일주문一柱門 107
자문자답自問自答 108
침묵의 성城 109

자소自疏의 글
살다 ‘보면’ 살아진다 112
존재 112
깨달음 113
언어言語 116
문자의 기능 117
언言, 어語의 비교 121
불佛 124
중심中心 129
일체유심조 130
돈오頓悟 137
문門 139
땅의 기준寺과 삶 142

출판사 서평

구자월 시집 ‘깨달음이 문에 서성이네’는 언어의 표면을 넘어 문자와 존재의 근원을 탐문하는 사유의 기록이다. 이 시집은 깨달음을 관념으로 소비하지 않고, ‘문(門)’이라는 상징을 통해 경계와 한계, 안과 밖을 가르는 존재론적 질문으로 확장한다. 하늘과 땅, 빛과 어둠, 유와 무의 경계에서 서성이는 인간의 자리를 성찰하며, 삶을 하나의 영적 여정으로 재해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인은 경계를 넘어서는 몸짓 자체를 시로 형상화한다.

특히 이 시집은 한자어의 자의(字義)와 어원에 대한 깊은 탐구, 히브리어 성경 원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독창적 언어 실험이 돋보인다. 한글·한자·원어를 넘나드는 시어 구성은 언어를 단순한 전달 수단이 아닌 ‘진리를 가리키는 이정표’로 인식하게 한다. 문자 하나를 해부하듯 풀어내는 방식은 독자에게 사유의 밀도를 요구하며, 동시에 기존 종교적 개념을 새롭게 환기할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서정시와 구별되는 이 시집만의 미학적 특징이다.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깨달음’, ‘길’, ‘사랑’, ‘존재’라는 주제를 축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자연과 계절, 산과 바람, 꽃과 새 등 친숙한 이미지들은 단순한 풍경 묘사를 넘어 상징적 통로로 기능한다. 시인은 일상의 사물과 현상 속에서 형이상학적 의미를 길어 올리며, 독자로 하여금 보이는 것 너머의 질서를 사유하게 한다. 각 편의 시는 짧지만 응축된 언어로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다.

‘깨달음이 문에 서성이네’는 문학과 신앙, 철학과 상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한 사유의 시집이다. 효용의 세계를 넘어 침묵의 언어에 귀 기울이게 하는 이 책은, 단순한 감상의 차원을 넘어 독자 각자의 내면에 질문을 던질 것이다. 문 앞에 선 깨달음이 끝내 문을 열 것인지, 혹은 여전히 서성일 것인지는 독자의 몫이다. 이 시집은 그 문 앞까지 함께 걸어가는 든든한 안내자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