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에 앉아 시작을 마중한다 (최준석 시집)

끝자락에 앉아 시작을 마중한다 (최준석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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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른 섬
어린 소년

지금 생각해도 그립고 저며 오는 바다와
들국화 가득한 산허리의 기억.
그곳에서 멀리 보이던 섬들,
그 흰 파도의 날빛까지
내 삶과 인생의 배경으로 놓아 두셨던
주인이신 분의 마음을 만나려 했습니다.

지금
여전히 나는 섬에 삽니다.
중년의 걸음이 어느 곳에 머물다 지나치고
누군가 뿌려 주고, 거두어 가는
코스모스 흐드러진 강변을 걷습니다.
더 깊거나 높은 곳은 닳아 평평해졌어도
나의 바다는, 나의 숨들은
인생의 산에 가득하다 하겠습니다.

다시 주인이신 님을
십자가 나무 아래서 뵈옵고
속은 흐드러지듯 흐느끼고
겉은 대수롭지 않은 듯 담담하려 합니다.
입술은 참을 수 없는 미소를 짓고,
눈은 동그랗게 애써 뜨고,
눈물을 글썽글썽이려 합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호들갑스러운 반가움, 그리움입니다.

그리고 여기
주신 언어를
온통 쏟아 내어
닳도록 드리려 합니다
저자

최준석

예수나무교회담임목사

목차

드리는글4



그사랑꽃12
그사랑꽃214
봄이피었다16
입춘(立春)17
가만둔다18
산벚꽃,벗꽃20
눈물바다22
우수[雨水]24
기다림,봄26
좋은가요28
꽃을본다30
그날31
봄32
봄을위하여34
햇꽃에맺히다36
나이든봄37
설익은볕38
숨40
봄을주시나이다42
봄이오겠습니다44
한번도46
봄수다48
목련이필게다50
꽃과봄에게52
세월이봄54

여름

풋여름56
오월의온도57
6월58
6월새벽60
유월의사람62
여름비63
장맛비64
장마66
여름꽃이핀다68
8월코스모스70
나팔꽃72
장마274

가을

가을낙엽76
새벽가을77
기다림78
가을이오려한다80
남겨진이만마주한다82
가을이라그렇다84
눈물86
가을안부88
가을에피는꽃90
어느날다시92
가을에들어서면94
세월가을96
마음낙엽98
가을꿈99
고향100
가을심상101
추석에오지못한딸이보고프다102
가을에는104
가을마중106
가을님107
가을옷구경108
단풍들다110
단풍마중112
단호한감사114
낙엽116

겨울

하루를118
성탄의밤120
깊은겨울122
겨울에서봄을현상하며124
노래126
십자가128
김장130
기다림2134
고백136

사계그리고

서재에서138
나그네140
반대말142
하루더143
아침144
약속146
그대149
그럴만한이유150
돌부리에박힌마음152
감사154
비의새벽156
안부159
인생160
밤을새운꿈162
사랑한다는것은164
오늘은166
세월167
배고픈날오후168
오늘169
하루를산다는것-결심170
하루2172
별에서사람을만나면174

출판사 서평

사계절의흐름위에신앙과삶의감정을포개어놓은‘끝자락에앉아시작을마중한다’는계절을노래하면서도결국사람의마음을향해나아가는시집이다.봄·여름·가을·겨울로이어지는구성안에서저자는자연의풍경을단순한배경으로소비하지않고,기다림과회복,상실과희망같은인간내면의시간을섬세하게길어올린다.짧고담백한문장속에서도오래묵은기도와신앙의체온이은은하게번져나온다.

이시집의가장큰특징은‘설명’보다‘정서’에집중하는언어에있다.화려한수사나난해한상징대신,목련·장맛비·낙엽·단풍같은익숙한계절의이미지들을통해독자의감각과기억을조용히흔든다.특히짧은호흡의시편들은묵상처럼읽히며,한편한편이기도의문장처럼마음속에오래머물것이다.자연의변화와인간의신앙,세월의감정을하나의결로엮어낸점이인상적이다.

또한‘끝자락에앉아시작을마중한다’는삶의끝과시작을동시에바라보는시선을품고있다.저자는중년의시간과지나온세월,그리움과눈물까지도담담히끌어안으며,결국모든계절끝에서다시희망을발견하려한다.그래서이시집은단순한자연서정시를넘어,신앙안에서삶을견디고회복해가는한사람의고백록처럼읽힐것이다.감정을과장하지않으면서도깊은울림을남기는점이이책만의힘이다.

무엇보다이책은빠르고자극적인언어에익숙한시대속에서‘천천히마음을들여다보는시간’을건네는시집이다.계절의흐름을따라가다보면독자는어느새자신의기억과감정,지나온시간들을함께돌아보게될것이다.조용하지만단단한문장들로채워진이시집은,신앙의언어를넘어삶자체를위로받고싶은독자들에게따뜻한쉼표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