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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섭
저자:이영섭 이영섭은목사이자시인이다.방송의언어로세상을전하던사람에서,말씀의언어로사람을섬기는목회자가되었다. 극동방송과리빙TV에서아나운서·프로듀서로일했고,30대후반부르심을따라목회의길에들어섰다.중앙대학교사회복지학과를졸업하고,아시아태평양나사렛신학대학원과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공부했다.현재서울마포구대흥교회를섬기고있다. 암과재발,치료의긴시간을지나며그는병상과복도,무균실과새벽기도사이에서시를길어올렸다.사람이가장낮아지는자리에도빛은스며든다는믿음,그겨울의고백들이이시집이되었다.
시인의말제1부어둠속에서아픈가요링거줄덤몸의투정병실의제복침상과천장사이달팽이가시의이유체온계호명전의복도암은밥이다소풍이름표빛이들어온자리괜찮은척하는사람제2부견뎌내는힘견딤의은혜풍화의은총비를맞은잎기다리는마음약봉투암막너머칫솔저녁까지가라괜찮아마지막이력서오늘을포기하지않는일중심을더듬다무너질쪽상처난걸음으로빈의자제3부은혜라는이름의계절겨울에피는당신그래도오늘이선물페튜니아의작은위로오버랩봄이오는소리파란하늘비그치고나뭇잎은혜감사가먼저오는길값없이온기쁨여정위의선물저물녘황톳길낙엽의부탁겨울의겉과속씨앗이웃는다제4부사랑이라는기적동백을그리는당신사랑이내게가르쳐준것함께라서집으로돌아온뒤의저녁아내의뒷모습오래된몇마디잠든가족의얼굴어머니아버지울컥울컥네가정해홀수지팡이네겹의사랑함께쓴모자위로제5부그래도소망거울앞에서차이한평의광야내영혼의렌즈를닦다참회찻잎처럼눈물영원한오늘의즐거움병실천장의빛잊힌자들을위한송가어느나무이야기끝이아니라숨이아직따뜻할때보이지않는영원소망
겨울은많은것을앗아가는계절처럼보인다.그러나어떤꽃은가장추운계절에피어난다.《겨울에피는당신》은병과상실,노쇠와외로움같은삶의겨울을지나며길어올린따뜻한시편들로이루어진시집이다.이책의시들은거창한언어나화려한수사를앞세우지않는다.대신오래살아낸사람만이건넬수있는조용한진심으로독자의마음가까이에다가온다.시집곳곳에는깊은사랑과연민이흐른다.백세아버지의등을밀며“말보다먼저사랑과책임을몸으로써오신등”을바라보는장면은부모세대의삶을뭉클하게돌아보게만든다.또한전화기너머점점희미해져가는어머니의목소리를붙잡으며끝내먼저울고마는시인의모습은,누구나마음속에품고있는부모에대한그리움을건드린다.이시집이특별한이유는고통을단순히슬픔으로만그리지않는다는데있다.항암치료를견디는친구에게건네는“먹고싶은거있으면네가정해”라는말속에서시인은삶을버티게하는것이거창한위로가아니라,누군가의작은배려와따뜻한안부라는사실을보여준다.병으로머리카락을잃은이를위해성도들이함께모자를쓰고예배에참석하는장면역시그렇다.시인은그날“모자들이아니라서로의아픔을덮어주는마음들을보았다”고말한다.후반부로갈수록시집은삶과신앙에대한깊은묵상으로나아간다.거울앞에서늙고병든자신의모습을바라보며“예전처럼반짝이지는않아도그때보다깊어졌다”고말하는시선에는세월을통과한사람만의단단함이담겨있다.또한“한평의광야”같은시편에서는병실커튼안작은공간조차자신을다시일으켜세우는기도의장소가될수있음을보여준다.《겨울에피는당신》의시들은결국‘그래도소망’에닿아있다.상처와눈물,늙음과상실을지나면서도시인은끝내사랑과감사,믿음을놓지않는다.“보이지않는다고해서빛이없는것은아니다”라는문장은이시집전체를관통하는고백처럼읽힌다.이시집은아픔을모르는사람의위로가아니다.실제로무너지고흔들려본사람이건네는따뜻한손길이다.그래서《겨울에피는당신》은슬픔의기록이면서도동시에가장다정한희망의시집으로오래마음에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