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안길 (108개의 엽서)

뒤안길 (108개의 엽서)

$16.05
Description
『뒤안길』은 장상규 작가의 첫 시집이자 첫 산문집으로, 시와 산문을 함께 엮어 삶의 뒤편에 남은 상흔과 질문을 따라가는 문학적 기록이다. 1950년 부산에서 태어난 저자는 서강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8년 3M에서 은퇴한 뒤, 후설과 세친, 용수 등을 공부해 왔다. 그 사유의 시간이 이 책 안에서 시적 언어와 산문적 성찰로 응축된다.
책은 「흑경」, 「11月의 詩」, 「달그림자」, 「인간이라는 문자」, 「종송」 다섯 개의 장으로 이어지는 ‘108개의 엽서’와, 산문부 ‘공성空性의 뒤안길’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작품은 하나의 엽서처럼 짧고도 강렬하게, 세계와 인간 사이에서 부딪히고 깨어진 감각들을 전한다.
저자

장상규

1950년 부산 출생.
서강대학교 영문학과 졸업.
2008년 3M에서 은퇴.
이후 후설과 세친, 용수 등을 공부하고 있다.
〈뒤안길, 108개의 엽서〉는 첫 시집이자 첫 산문집이다.

목차

108개의 엽서
흑경
11月의 詩
달그림자
인간이라는 문자
종송

공성空性의 뒤안길
목숨 빚
땅은 아프다
침묵, 눈물
거기서 누가 우느냐

시 색인

출판사 서평

말이 떨어져 죽은 자리에서 다시 솟구치는 언어
삶의 정면이 아닌 뒤안길에서 건져 올린 시와 산문

『뒤안길』은 쉽게 읽히는 시집은 아니다. 그러나 한 번 들어서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는 힘이 있다. 이 책의 언어는 단정한 서정에 머물지 않고, 존재의 어두운 밑바닥과 인간 내면의 균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검은 모세」, 「흑경黑鏡」, 「야수」 등 초반부의 작품들은 강렬한 이미지와 밀도 높은 상징을 통해 고통과 분노, 욕망의 뒤엉킨 장면을 펼쳐 보인다.

그러나 이 책이 어둠만을 향해 가는 것은 아니다. 「오랜 산책 끝에는」 같은 작품에서는 오래 걸어온 사람만이 건넬 수 있는 낮고 담담한 서정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괴로움의 많은 부분이 “말이 만든 굳은 마디”에서 비롯된다고 바라보며, 말없이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는 자리의 가능성을 조심스레 열어 둔다.

특히 이 책의 특징은 시와 산문이 하나의 사유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108개의 엽서’가 이미지와 리듬으로 세계의 상처를 건드린다면, ‘공성空性의 뒤안길’은 그 상처가 향하는 철학적 물음을 더욱 깊이 밀고 나간다. 저자가 오랫동안 공부해 온 현상학과 불교철학의 흔적은 작품 전체에 은은하게 배어 있으며, 이 책을 단순한 감상적 시집이 아니라 사유하는 문학으로 읽게 만든다.

『뒤안길』은 독자에게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저자가 말하듯, 이 책에 담긴 엽서들은 진실 그 자체라기보다 진실에 부딪쳐 깨어지고 멍든 흔적에 가깝다. 삶의 뒤편에서, 말이 무너진 자리에서, 다시 솟구치는 언어를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작품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