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신청곡 (우리들이 지켜 온 작은 엘피 바 이야기)

우리들의 신청곡 (우리들이 지켜 온 작은 엘피 바 이야기)

$20.00
Description
스무 살 무렵 무작정 빠져들었던 음악을 시작으로, 20년간 디제이와 댄서 그리고 자영업자로 마이크와 턴테이블 앞을 지켜 온 예수민 저자의 첫 에세이집 『우리들의 신청곡』(좋은땅)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천안의 작은 골목에서 치킨집 〈소울트레인〉과 지하의 〈크라브바이닐바〉를 운영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삶의 터전으로 일구어 낸 저자의 생생한 창업·성장 기록으로, 단순히 레트로 유행을 좇는 것을 넘어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과 온기를 나누어 온 시간에 대한 깊이 있는 기록이다.

저자는 20대 청춘의 찬란했던 시절부터 수차례의 창업과 실패 그리고 지독했던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뼈아픈 시련을 지나 지금까지 가게를 지켜 낼 수 있었던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진솔한 어조로 풀어낸다. 8평 남짓한 작은 지하 공간에서 스펜더 스피커와 매킨토시 앰프 위에 바늘을 올리던 순간들, 턴테이블 카트리지를 다루는 요령과 좁은 공간 설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그리고 30년 넘게 도심의 밤을 밝혀 온 지역 1세대 디제이 및 노포 사장님들과의 인접 인터뷰 등 공간을 꿈꾸는 이들에게 필요한 다정한 길잡이와 삶의 철학이 세밀하게 펼쳐진다.

특히 이 책은 빠르게 소비되고 쉽게 잊히는 효율의 시대 속에서 디지털 스크린 대신 실물 엘피(LP)판과 손때 묻은 신청곡 종이가 지닌 ‘아날로그적 연대’의 가치를 조명한다. 어머니에게 선물받은 카세트테이프의 기억부터, 엄마와 딸이 함께 찾아와 노래를 들으며 눈시울을 적시던 순간, 막차 시간을 앞두고 귀가를 서두르는 청춘들이 건넨 50가지 신청곡과 사연 등 가슴 뭉클한 에피소드들은 잊고 살았던 취향의 소중함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상기시킨다.

이 책이 전하는 핵심은 효율과 결과만을 좇는 세상 속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진심으로 대하고 지켜 내는 삶의 태도가 오늘날 우리 내면을 단단하게 지탱해 주는 힘이 된다는 점이다. 턴테이블 앞에서 묵묵히 밤을 밝히며 “그래도 음악이 있다”고 고백하는 저자의 따뜻한 전언은,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훈훈한 쉼표와 삶에 대한 해학적 성찰, 그리고 다정한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저자

예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