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거리 1.435미터

사랑의 거리 1.435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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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빛나는 것들은 상처 뒤에 오는가
김만년의 첫 수필집 『사랑의 거리 1.435미터』가 〈지식과 감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는 자연, 철길, 이웃, 가족을 모티브로 한 46편의 발표작을 담고 있다. 저자는 짙은 서정성으로 자연과 철길을 노래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웃을 응시한다. 소재와 사유의 폭이 넓고 깊다.

문태준 시인은 “김만년 작가의 산문은 야무지다.  집주인처럼 늙수그레한 마당이 좋다고 말하지만, 문장이 단단한 정강이 같다. 철길처럼 곡직(曲直)이 선명하다. 문장에는 35년 동안 기관사로 살면서 보고 겪은 풍경과 풍파가 서려 있다.” 라고 평한다.

저자는 기차와 철길에 대한 사색이 깊다. 동륜에 깎여 반짝이는 철길을 바라보며 ‘빛나는 것들은 언제나 상처 뒤에 오는가.’라고 자문하고, 우직한 기관차의 헌신성과 역동성을 자식을 향한 어머니의 희생과 동일시한다.

〈사랑의 거리 1.435미터〉에서는 철길의 궤간을 사람과의 관계성으로 확장시킨다. ‘1.435미터는 손 뻗으면 닿을 거리이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거리이다. 이 거리가 유지되기에 기차는 긴 밤을 달려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시킨다. 사람과의 관계도 그렇다. 너무 가까우면 상처를 입게 되고 너무 멀면 관계가 삭막해진다. 두 줄기 철길처럼 아쉬울만큼의 여백의 거리가 필요하다. 배려의 거리이자 존중의 거리이다. 이 거리가 지켜질 때 사랑도 우정도 오래가고 멀리 간다.’라고 말한다.

수필의 원질은 그리움이다. 그리움은 대개 과거로부터 온다. 과거는 퇴행성관절염처럼 저리고 아프다. 아픈 것이 수필이다. 그래서 수필은 기억의 집을 짓는 일처럼 허무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기억의 힘으로 오늘 하루를 견인한다.

철도 100년사가 전쟁과 가난의 시대를 넘어온 우리민족의 생생한 역사 아니겠는가. 현장에서 길어 올린 탄탄한 문장과 시적상상력을 적재한 그의 열차에 동승해 보는 것도 흥미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

김만년

金滿年
경북예천에서태어나봉화에서성장했다.코레일홍보실을거쳐35년간코레일기관사로재직했다.방송대국문과,동국대문화예술대학원을졸업했다.2003년수필「상사화는피고지고」,2004년詩「겨울,수색역에서」를『월간문학』에발표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다.2015년『경남신문신춘문예』에수필「노을을읽다」가당선되었고,2018년『에세이문학』에천료되었다.
근로자문화예술제시부문대통령상,공무원문예대전수필부문국무총리상,시부문장관상,대구일보전국수필대전금상,독도문예대전산문부문최우수상,투데이신문직장인신춘문예수필당선,전태일문학상,김포문학상,인권위원장상외다수를수상했다.『The수필』「빛나는수필가60」에4년연속선정되었으며2021년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창작기금수혜작가로선정되었다.
낭독의발견(kbs),한국현대시100주년시인만세(kbs)등에출연했으며수필「상사화는피고지고」란작품이재연드라마(mbc)로방송되기도했다.

목차

저자의말

노을을읽다

독도,닻을내리다
채마밭소묘
소낙비내리는동안
몽돌
즐거운조문
하늘다리가는길
민들레농장열애기
하회에젖다
맛있는술잔
감자먹기좋은날
노을을읽다

사랑의거리1.435미터
기적소리,그멀고아련한것들에대하여
월정리역비가
사과한알의모정
철의향기
지하철타는아이
러브오브시베리아
사랑의거리1.435미터

오래된집
상사화는피고지고
마당
찐빵이익어가는저녁
헛기침
여섯명의은전도둑
샘치기
한장의사진
오래된집

양치기개와춤을
성형시대
막걸리애愛
마지막벌초세대
탑골애상
두부야미안해
불임의계절
개나리꽃단상
그들의소망
꾸구리와미꾸리
양치기개와춤을

발을잊은당신에게
가재,꼬리를내리다
아내의그림
둥지
장닭임종기
밤을주우며
연리목
두켤레의운동화
아내의붓다
발을잊은당신에게

출판사 서평

김만년의첫수필집『사랑의거리1.435미터』가〈지식과감성사〉에서출간되었다.저자는서른다섯해를철길을달렸다.불모에땅에도꽃은핀다.투박한철길위에오종종일어서는민들레,그환한언어의씨앗들을받아적었다.근로자문화예술제시부문대통령상,공무원문예대전수필부문국무총리상,전태일문학상등은민들레가피운꽃소식이다.
저자는짙은서정성으로자연과철길을노래하고따뜻한시선으로이웃을응시한다.하늘과바람과풀벌레들의안부를묻고파지를줍는젖은사람들의안위를걱정한다.글이‘나’를떠나세상의공로公路로흘러가기를바란다.소재와사유의폭이넓고깊다.『사랑의거리1.435미터』는현장에서길어올린탄탄한문장과시적상상력으로독자들을깊은공감의세계로이끈다.


불화와화해의변주곡철길의여정

김만년작가의산문은야무지다. “집주인처럼늙수그레한마당이좋다”고말하지만, 문장이단단한정강이같다. 철길처럼곡직(曲直)이선명하다. 문장에는 35년동안기관사로살면서보고겪은풍경과풍파가서려있다. 문장에는자연인으로돌아온이후의초탈이흐른다. 언젠가그가가꿔놓은나무의그늘에앉아나도나무그늘을지나가는바람처럼푼푼해지고싶다.(문태준시인)

이작가의눈은깊고높다.그러면서섬세하다.그깊고높으며섬세한시선으로그려내는노을의빛깔은아름다움을넘어‘두고두고읽어도지루하지않는자신만의명작’으로승화시키고있다.(곽홍렬평론가)  

김만년의『사랑의거리1.435미터』는등단19년만에낸첫수필집이다.많이늦었다.그러나‘늦게핀꽃이더아름답다’고하지않았는가.『사랑의거리1.435미터』는자연,철길,이웃,가족을모티브로한46편의발표작을담고있다.딱딱한기관차가문학을만나면서어머니의심장처럼부드러운노래로변주되고있다.1.435미터는철길의궤간이다.

이책은우선소재의다양성에주목할필요가있다.저자는하회탈에몰입하다가〈탈〉어느새분단을박차고시베리아의눈덮인설원을달린다.〈러브오브시베리아〉.탑골노인들에게연민의정을품다가〈탑골애상〉고대의왕과천년고도월성의밤거리를걷기도한다.〈즐거운조문〉.소낙비가내리면비를타고주막으로달려가고〈소낙비내리는동안〉,어머니가보고싶으면묘사와상상력이란붓으로어머니를불러낸다.〈노을을읽다〉.이렇듯저자는시공을종횡무진누비며서사와소재의지평을넓힌다.사유의폭또한넓고깊다.동륜에깎여반짝이는철길을바라보며‘빛나는것들은언제나상처뒤에오는것일까.’라고자문하고철길이란무정물에사람과의관계성을병치시켜서따뜻한피를돌게한다.〈사랑의거리1.435미터〉

저자는입사후8년을노동운동에투신했다.구속결단선언문,지옥의전선같은투쟁시를썼다.피아가분명하던불화의시대였다.저자는파업의상처를안고주말농장밭두렁에앉아서어느사형수시인의‘강철새잎’을읽으며반성적성찰을한다.‘부드러움이강함을이긴다.우리눈이두개인것은좌우를두루아우르라는뜻이다.사람은왼팔과오른팔이서로조응해야앞으로나아갈수있다.’이런생각들을하며밭둑에앉아서흙의소리에귀를기울였다.선명했던극지의이념들이차츰묽어졌다.비로소불화로음각된기관차의불협화음이어머니의심장처럼맑고웅혼하게들려왔다.철길이직각으로꺾이지않고곡선으로에둘러가는이유도그즈음에야짐작했다.저자는지난한시간을돌아철길과화해하면서문학이란씨앗을발아시켰다.

수필의원질은그리움이다.그리움은대개과거로부터온다.과거는퇴행성관절염처럼저리고아프다.아픈것이수필이다.그래서수필은기억의집을짓는일처럼허무하다.그러나우리는그기억의힘으로오늘하루를견인한다.저자에게그리움이란어머니와동의어이다.스물몇살,어느남루한모퉁이에서문득놓쳐버린얼굴,잠깐한눈파는사이에어머니가사라졌다.늦철든장남의회한같은것들이마음의지층에서오래떠돌았다.발아되지못한씨앗들이가슴을콕콕찌르며말을걸어왔다.이제는가고없는,만질수없는부표들이언어로발화되었다.그래서저자는‘그리움도지극하면시가되고수필이되더라.’고고백한다.

철길의궤간은1.435미터이다.손뻗으면닿을거리이다.이거리가유지되기에기차는긴밤을달려승객들을목적지까지무사히도착시킨다.한자리를지키는항심과불변성,치우침없는평심때문에철길은오래가고멀리간다.사람과의관계도그렇다.너무가까우면상처를입게되고너무멀면관계가삭막해진다.두줄기철길처럼손뻗으면닿을만큼의여백의거리가필요하다.배려의거리이자존중의거리이다.저자는이거리가지켜질때사랑도우정도오래가고멀리간다고말한다.

문학에서의상상력은몽상이나공상과는구별된다.인과성과논리성이획득되어야한다.상상력은수필에서도유효하다.‘석공은돌을쪼개어코끼리상을만들고시인은상상력과직관이란정으로코끼리를불러낸다.’고했다.가보지않은곳,만질수없는먼곳을상상력이란붓으로터치해보는것이다.저자는〈노을을읽다〉에서노을을상상력이란정으로쪼개고묘사라는붓으로터치한다.코끼리를불러내고칠보사원을불러내고달마와불소를불러내고마침내구만리서천에서빨래하는옛엄마를불러낸다.‘그리움의진폭이클수록노을과나와의심미적거리는좁아진다.이때노을이읽히기도한다.’라며저자는상상력에대한인과성을획득한다.
철도100년사가전쟁과가난의시대를넘어온우리민족의생생한역사아니겠는가.현장에서길어올린탄탄한문장과시적상상력을적재한그의열차에동승해보는것도흥미있는일이라고할수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