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오행

계절의 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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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행히도 시간이라는 녀석은 쇠구슬을 달고 있지 않아서 굳이 결정이나 행동 같은 것을 하지 않아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고 그저 내 시간만 잡아먹는 것이니 내가 알아서 할 수 있어 참 좋다. 시간이라는 것은 사실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의 무형 자산이면서 또 가장 비싸고도 귀한 것일 텐데, 너무 귀하고 또 너무 풍성하게 주어지다 보니 그 소중함을 매 순간 깨뜨리며 지내지는 않게 된다. 그 가벼운 시간의 무게 때문에 어쩌면 우리는 마음을 먹는 일, 그 자체를 매우 어려운 일로 인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먹는 일, 그것은 사실 소로(Thoreau)가 말했듯이, 단 한 순간, 1초면 충분했다.

- 〈마음을 먹는 일, 너무 어려운 일〉 중에서
저자

정연진

헨리소로와《월든》을좋아해영문학으로전공을바꾼철없는연구자.
여기서는에세이스트.

이글은카카오브런치에연재한일기와
짧은글모음〈계절의오행〉,〈격리시절〉중에서일부를모아엮은것이다.

목차

다시일기를엮으며

제1장격리시절

뱀딸기를찾아서
6월은어떻게가는가
다시계획을세우며
잠시멈춘다는게한참멈춤
병원대기실에서
초록과보라:매실과BTS의나날들
몸은기록한다,모든상처들을
한동안‘비숲러’
아,그때를기록했어야하는구나
완벽하지않아서
어떤소식
커피가없지,참
일찍일어난것이문제
여섯번의PCR코로나검사
‘박은빈’이좋아서
에구,또사기를당했다
비생산적인날들의연속
요동치듯밀려드는
운동장이보이는곳
생활을기록하려는것
포기할수없는이유
윤동주를생각했다
열심히는사는데
바람이불지않을때
탓하지말고마음다지기
오로시님은잘지내고있을까
즐거운다음막이기다리고있을겁니다
이반성문이너무늦지않았기를

제2장계절의오행

작가의생애와나의부끄러움
시기심과분별심:나의이번생이실패라는너에게
“인간은쓸쓸할때가제정신같아.”
햄버거먹는법
김밥두줄
“옆집입니다.”:나쁜주인,혹은좋은이웃에대하여
11월은어떻게가는가
선택과집중,그인내에대하여
마음을먹는일,너무쉬운일
소설을읽다
마음을먹는일,너무어려운일
‘철학자’의아내
소도시의아침
어떤이름에대하여:긍정에게
이번생은나에게기회다
영상없는시대는가능할까?
덜친절한직원
새달력을넘기며

제3장〈캐논〉까지느릿느릿

스물여섯,도전《바이엘》
순간의여운을기록하라:에드시런〈퍼펙트〉
건반끝까지:김광민〈학교가는길〉
음들이겹쳐질때페달바꾸기:〈버터플라이왈츠〉
마지막은사라지듯이:〈오페라의유령〉
윗소리들리게:〈캐논〉
오래된피아노:언제든다시《바이엘》(인터미션)
1-5-8,1-5-8,쉬운반주로:〈10월의어느멋진날에〉
시작이반,왼손리듬우선연습:〈밤편지〉
다시시작하는느낌으로:예민〈산골소년의사랑이야기〉
포기하지말지니:〈비와당신〉

출판사 서평

생활이아니라‘삶’을포기할수없는이유는여럿이다.거창할것없이,다‘사람’덕분이다.살아는있는지물어봐주는안부들.몇년전에떠나온직장에서도,1년을떠나있었던이땅에서도아직안부를물어봐주는친구들이있다는사실이기쁘다.내가돌아왔구나.

-〈포기할수없는이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