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 속 미술관

웅덩이 속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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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무심히 고인 물웅덩이로 상징되는 이 세상 현실도 심도 있게 들여다보면 그림 같은 자연의 철학이 숨어 있음이다. 그것을 열망하는 시인이기에 오염되지 않은 풍경을 만났을 때 시각과 청각, 심상이 어우러진 공감각적 시 한 편을 그려 낼 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은 서정의 발명자요, 발굴자적인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저자

임영희

임영희시인은충남연기(세종시)에서태어났으며한국작가회의회원으로활동중이다.시집으로『맑게씻은별하나』,『날마다너를보낸다』,『나비가되어』등이있으며산문집『스물의언덕』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1부

풍경
보도블록
기역자
술항아리가호드기를불고
발가락을잘랐다
염장이의자세
백합의뜰
공손한손
대추꽃피우는사람
북핵을굴복시키는방법
사표쓰는女子
지금수평선은동침중이다
감자
즐거운나비
엄마가있었다
아버지의房
파꽃

2부

양주역에서
불춤
클레멘타인
밤꽃
백합화
5월의꽃밭에수상한바람이불었다
웅덩이속미술관
로또팰리스
잔설
그리운친정
허공의집한채
봄은헐렁헐렁온다
능금깎는女子
흔들리는사유
작별
어머니무밭을좀보세요

3부

오래된무늬
입맛
우리는날마다BMW를탄다
해돋는정원을읽다
유쾌한그녀
옐로카드
잎사귀에희망을걸다
족보
황진이

배추밭연가
반짝반짝라디오
사랑의각도
기차가3월역에도착했다
푸른혀
입춘

4부

바람은꽃잎을비질하네
핸드폰
사랑
기억하나지운다
무너진봄날
덕정장날
부녀회장임부산
너를사랑하고나는울었다
망초와어머니
배후
오월의스케치
밥먹자는말씀이그리울때
길위에서
나는버진이다

해설:母性的스케치로완성한세상이라는웅덩이속眞境-최한나시인

출판사 서평

어느한날노을의풍경은찬란하면서장엄하기까지하다.또한그이면을마주할때면허탈하여회한의씁쓸함이몰려오기도했다.
모든생명체에게누구에게나공평하게찾아오는노을,즉황혼의시기가있다.화자역시연륜과생의내공이축적된터라그려낼수있는그만의풍경화가있다.낮고장엄한첼로의음감같기도한노을빛상념이폐부에꽂히는것이다.
누구나나이테가늘어갈수록생의유한성앞에서옷깃을여밀수밖에없다.‘저신비한노을속으로/천천히걸어들어가면/나도물들어녹아들수있을까’의문형문장이지만나도노을빛처럼마지막순간까지아름답고뜨겁게타오를수있기를소망하는염원이다.
화자는아버지가놓고간마지막풍경을애잔하지만담담히진술한다.일생을다소비한후노을의시간저편으로사라져간아버지의뒷모습을회상하면서망연해지는것은단순한슬픔이나회한의감정을뛰어넘는고차원적연민의정서이다.
석양을바라보며일몰을관조하는여인의눈망울에비친습기가전이되어온다.어쩌면자신도그생몰을체감하는지점을통과하는중이기때문인지도모른다.왜늘통회는때늦게찾아오는것인지인생의덕목중효성의애틋함보다미숙함을공감하게만든다.어쩌면누구나가슴속에걸린아픈그림들의힘으로살아가는것인지도모른다.“이루지못한사랑때문에/풍경이되지못한순간들이/삭막한겨울날의어둠속으로/쓸쓸히사라지고있”다고고백하는마지막연이야말로우리가손댈수없는불가항력적철학이요,공감각적으로다가오는화인(火印)같은한장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