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리아

아포리아

$16.54
Description
‘아포리아’는 난제와 모순을 의미한다. 이 책은 6편의 단편과 1편의 중편으로 엮어져 있다. 현대사회의 복잡하고 다난한 일상들 속에서 잊혀져 가는 사건들, 단조로운 삶 속에서 찾아가는 의미들 그리고 현실의 피할 수 없는 모순들이 서정적이면서도 심미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졌다.
저자

김상

『사진이時가되는시간』(2020지식과감성),『아직거기있었구나』(2024지식과감성)두권의사진시집이있다.
『아포리아』에는6편의단편과마지막에1편의중편을실었다.

목차

909호
손가락을사랑한남자
아포리아
아무소리도들리지않는다
가죽구두
토순이
소백

출판사 서평

-909호-
위령탑의돌에새겨진이름이지워져서보이지않을때쯤잊을수있지않을까생각하고있었다.때로는마음에새긴이름이더빨리잊히기를바랐다.잊어버려야겠다고마음먹은날마다비가왔다.그래서다시상처는덧나점점더큰상처가되었다.

-손가락을사랑한남자-
가만히바라본그녀의손가락은가늘고,길고,하얀,언제나따뜻함이사라지지않을것같은부드러운느낌을주는손가락이다.가느다랗고길고하얀손가락이커피잔에닿을때잔에칠해진검은유약이여자의따뜻한손길에녹아번지는것같았다.

-아포리아-
부고는문자로돌아다니고죽음의소식은무감각하게다가온다.타인의죽음의소식에잠깐고개를숙이다가도어느새일상으로돌아와다시웃거나치기어린장난스러움에빠져든다.

-아무소리도들리지않는다-
새하얗게빛나는광물로만들어진벽은환한빛을뿜어내고있었고바닥에는까만대리석이반짝거렸다.어디에서인지갑자기알아들을수없는소리들이날아와골목을채우기시작했다.

-가죽구두-
남자는허공에서자신이뱉은말들을이리저리살피다가덥석덥석잡아서다시삼킨다.삼켜진말들은남자의식도와위장,십이지장,소장,대장을거쳐혈관을타고심장으로,머리로가서다른단어들을끌고나온다.

-토순이-
나는오늘이어머니기일이라는이야기를할수가없었다.그이야기를아내에게꺼내기싫었다.이유는나도생각하기싫었다.아내가토끼를데리고방으로왔다.아이들도토끼를따라줄줄이안방으로들어왔다.토끼가이리저리방안을쏘다니기시작했다.

-소백-
“철쭉의꽃말이사랑의기쁨인데꽃에는독이있다고하니사랑도때때로위험한가보네요.”
“진달래같은짝사랑도위험한건마찬가지아닐까?그건위험이아니고차라리아픔이라고해야맞겠다.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