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에 태어난 행운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종교적 가치관에 기대지 않고는 생에 대한 의미를 찾기도 힘들다. 삶 앞에서 영혼이 수천 길 절망의 낭떠러지로 떨어질 때도 있고 부도 난 어음처럼 고통을 견디는 것만이 전부일 때도 있다. 마음이 분해되는 것 같은 시련 앞에서는 꿈도 없는 영면에 들고 싶은 바람이 생기기도 한다. 까닭 모르게 와서 왜 사는지도 모르게 살다가 아무것도 모른 채 사라지는 인생. 어떤 이는 꽃 피는 시절에, 어떤 이는 숲을 헤집으며, 어떤 이는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며 육신을 벗었다. 때로는 꿈길에서 온다 간다는 말도 없이 사라져 버리기도 했다. 지지난 한여름에는 젊은 친지가 유골이 담긴 항아리 하나 남기고 땡볕을 피하듯 떠나갔다.
- 「지구를 지나가면서」에서
- 「지구를 지나가면서」에서
지구를 지나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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