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 쾌락 :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쾌락 :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현대지성 클래식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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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떤 욕망에도 흔들림 없이 살게 하는 ‘아타락시아’를 누리는 길
국내 최초, 에피쿠로스의 현존 원고 전체 8편 그리스어 완역
에피쿠로스가 활동하던 시대는 제1-2차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발발해 아테네의 국력이 쇠퇴하고, 알렉산드로스가 이끌던 마케도니아가 전 세계를 휩쓸던 때였다. 도시국가(폴리스)가 몰락하고 혼란기에 들어서면서, 폴리스 중심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아닌 헬레니즘 시대를 살아가게 하는 개인주의적이고 실존주의적인 철학이 필요했고, 에피쿠로스는 바로 그런 사유가 가능한 철학을 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데모크리토스의 자연철학을 토대로 한 원자론적 유물론자였기 때문에, 인간의 영혼과 신도 물질적인 존재로 보고, 신화적인 신의 개입을 배제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최고선은 세계의 작동 원리와 욕망, 쾌락, 고통의 한계에 대한 참된 지식을 통해 ‘아타락시아’(αταραξία, 마음이 두려움에서 해방되어 평정한 상태)와 ‘아포니아’(ἀπονία, 몸 고통의 부재)라는 소박하고 정적이며 지속 가능한 ‘쾌락’을 누리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런 삶을 누리기 위해 그들은 야심과 경쟁으로 마음의 평정을 해칠 수 있는 삶을 멀리하고,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았으므로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육체적 쾌락이 아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며, 미니멀리즘이나 마음챙김과 같은 평정심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식을 구했다.
현대지성 클래식이 47번째로 출간한 『에피쿠로스 쾌락』은 국내 최초로 현존 원고 8편 전체를 소개하는 그리스어 완역본이다. 에피쿠로스는 300권이 넘는 책을 썼다고 하지만,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은 본서에 소개된 8편이 거의 유일하다(게다가 그중 4편은 후대 편집본이다). 마음과 몸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되고 평생 평정심을 누리며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길이라고 강조한 그의 쾌락주의 사상은 무한경쟁과 비교, 성공과 자극적인 흥밋거리를 찾아 헤매는 현대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본문 자체는 길지 않지만 283개의 각주와 35쪽의 방대한 해제를 통해, 독자들이 조금이라도 궁금해할 만한 부분에 어김없이 꼼꼼하고 해박한 설명을 추가해 독자들의 깊은 이해를 돕고 있다.

저자

에피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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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01.에피쿠로스의생애
02.헤로도토스에게보낸서신
03.피토클레스에게보낸서신
04.현자론
05.메노이케우스에게보낸서신
06.주요가르침들
07.에피쿠로스어록
08.에피쿠로스저작들의단편

해제|박문재
에피쿠로스연보

출판사 서평

각자도생,인생의혹한기를만난우리앞에
선물처럼다가온가장현실적인철학

나라마다‘중산층’을정의하는기준이다르다.미국의공립학교에서는중산층을“자신의주장에떳떳하고,사회적인약자를도우며,부정과불법에저항하는사람.그리고정기적으로받아보는비평지가있는계층”이라고가르친다.프랑스는조르주퐁피두대통령이제시했던‘삶의질’공약에서,“외국어를하나정도는할수있어야하고,직접즐기는스포츠가있으며,다룰줄아는악기가있고,남들과는다른맛을낼수있는요리를만들줄아는사람,그리고사회적공분에의연히참여하고약자를도우며봉사활동을꾸준히할것”을그기준으로내걸었다.

우리는어떤가?직장인대상한설문조사에서는다음과같은답변이나왔다.“부채없이30평이상의아파트소유,월급여500만원이상,2000cc급이상의중형차소유,통장예금잔고1억원이상,1년에1회이상해외여행.”물론공식적인기준은아니지만,슬프게도우리에게는상당히익숙한얘기다.핵심은저기는정신적인가치를,우리는숫자를내세운다는것이아니다.‘성공’이나‘행복’이라고했을때그기준이자기안에있지않고모두내밖에있다는사실이문제다.내가얻어내도행복하지않을기준을억지로내면화하려다보니,자신과맞지않는옷을오랫동안입고있는모습이다.

에피쿠로스가활동하던시대도중국의춘추전국시대처럼그리스도시국가내외로큰변화가있던혼란기였다.제1~2차펠로폰네소스전쟁이발발해아테네의국력이쇠퇴하고,알렉산드로스가이끌던마케도니아가전세계를휩쓸던때였다.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의철학이융성하던안정과평화의시대는지나고,헬레니즘이문화코드로자리하던시대에개인은각자도생과자존을배워야했다.사회적혼란과불안감으로더이상이전의철학적기반과사상이도움을주지못할때탄생한철학이었다.추상적이고이상적인개념이아니라현실을살아가게해줄만한실존주의적인철학이필요했다.에피쿠로스는바로이런시대에,그런사유가가능한철학을했다.그는등장후500년간지중해에서가장주목받았지만,동시에가장멸시받은철학자이기도했다.그만큼파격이었고,그만큼새로운사유의길을열어주었다.혁명의철학자마르크스도「데모크리토스와에피쿠로스자연철학의차이」를박사학위논문제목으로정하고,그의철학안에담긴역동성을깊이받아들였다.

서양의노자,에피쿠로스를통해배우는
평정심을키워행복에이르는길

“진정한행복은방탕과욕망충족이아니라모든정신적·육체적고통으로부터의해방에있다!”에피쿠로스의사상을두단어로요약하자면‘아타락시아’(마음이두려움에서해방되어평정한상태)와‘아포니아’(몸고통의부재)이다.이렇듯마음의평정상태를유지하면서살아가는삶을‘쾌락’이라고설명했다.

이런삶을누리기위해야심과경쟁으로마음의평정을해칠수있는삶을멀리하고,모든고통과두려움에서벗어났을때얻어지는최고의쾌락을인생의유일한본성적인목적으로삼아단순하고소박한삶을살고자했다.또한,최고의쾌락상태인‘아타락시아’를누리는데는현세의삶만으로충분하므로내세나영생을바랄필요가없고,실제로인간영혼과육체는모두물질적인것이므로결국은해체되어죽음을맞이하고,내세나영생은존재하지않는다고말한다.

우주는원자와허공으로이루어져있고,천체들과신들과인간영혼을비롯한만물은원자로부터생성된다고보았다.오직원자만이영원히변하지않고더이상나눌수없는물질이므로,모든것은원자에의해생성되었다가다시원자로돌아간다.에피쿠로스가원자론적인우주관과세계관,자연학에대한방대한집필을한것도그러한지식이우리를두려움과불안에서벗어나게한다고믿었기때문이다.특히여전히신화속에서신과연결되어살아가던시대에과감히신으로부터독립해나에게주어진것에자족하며살아가는삶을강조했던그의사상을음미하다보면,현대의마음챙김,미니멀리즘,소확행을낳은‘쾌락주의’의시원(始原)을만나는기쁨을누릴수있다.그의방대한사상체계는‘쾌락주의’하나로정리되지만,뻗은가지를따라가보면자연주의철학과과학적사고법의시조로연결되는지점이있다.

행복과성공이단일한기준이아니라
여러갈래가있음을알게해주는8편의아티클

현대지성클래식이47번째로출간한『에피쿠로스쾌락』은국내최초로현존원고8편전체를소개하는그리스어완역본이다.에피쿠로스는300권이넘는책을썼다고하지만,온전히남아있는것은본서에소개된8편이거의유일하다.마음과몸의고통으로부터해방되고평생평정심을누리며사는것이가장행복한길이라고강조한그의쾌락주의사상은무한경쟁과비교,성공과자극적인흥밋거리를찾아헤매는현대인들에게도시사하는바가크다.행복과성공이,몇몇소유물의유무와통장에찍힌숫자의길이로증명되는것이아닌,더욱다양하고풍성한여러갈래의오솔길이우리앞에있음을웅변하기때문이다.탁월한고전본문이해와번역으로정평이난옮긴이는에피쿠로스의글8편을번역하면서283개의각주를달아일반독자들이조금이라도궁금해할만한부분에친절한설명과주해를달았고,35쪽에이르는해제를통해에피쿠로스철학뿐만아니라그를둘러싼환경과철학적배경에대해충분히이해할수있도록썼다.무엇보다도단어하나를옮기는데도정확성을놓치지않으면서,문장자체를깊이음미할수있도록가독성을높이는일에도애썼다.자,이제에피쿠로스가남긴몇마디를마음에담아보고자유로움의바다에빠져보자.

“우리는가지지않은것을바라다가가진것까지망쳐서는안되고,우리가지금가진것도전에우리가바라던것이었음을생각해야한다.”

“자유로운삶은큰부를얻을수없다.대중이나권력자들에게예속된삶을살지않고큰부를얻기는쉽지않기때문이다.하지만자유로운삶을사는사람은자신에게필요한모든것을이미충분히소유하고있다.그리고운이좋아큰부를얻게된다면,그부를이웃들에게나눠주어그들의호의를얻기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