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죽음 - 현대지성 클래식 49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현대지성 클래식 49

$8.21
Description
죽음과 삶의 의미를 가장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톨스토이 명단편 3편
우리는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으며 ‘죽음’이라는 주제를 자주 접한다. 실제로 그는 두 살 때 어머니를, 아홉 살에 아버지를 여읜다. 장성해서는 27세에 셋째 형이, 31세 때는 맏형이 세상을 떠났다. 어린 시절 부모의 죽음을 비롯하여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은 작가에게 깊은 심리적 상처를 남겼다. 그때부터 죽음은 톨스토이를 평생 따라다닌 숙제로 남았으며, 작가 자신도 한때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었다.
작가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전쟁과 평화』(1863-1869), 『안나 카레니나』(1873-1878), 『부활』(1889-1899)을 포함해 많은 중단편도 죽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어떻게 보면 그의 문학적 성취는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실존적으로 올곧게 살아가려는 치열한 몸부림에서 비롯되었다고도 볼 수 있으며, 이는 작품 면면에 사상적 배경으로 흐르고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은 죽음을 끔찍할 정도로 명확하게, 매우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죽음에 진정으로 반응하는 법, 죽음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묻는다. 이야기에서 흥미로운 것은 죽음 자체가 아니라 죽음을 앞둔 주인공이 정신적으로 새로 깨어나고 성장하는 부분이다. 이반 일리치는 죽음의 순간에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
「주인과 일꾼」(1895)은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한 기독교 세계관(이웃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은 평소 세속적으로 살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죽음 앞에서 자기를 포기하면서 전에 없던 기쁨의 실체를 만난다. 신과의 온전한 연합은 이러한 이웃 사랑을 통해 완성된다.
「세 죽음」(1859)은 톨스토이가 30세 무렵, 심각한 영적 고뇌를 겪기 전에 쓴 단편으로, 서로 다른 형태의 죽음에 대해 다루며 죽음에 대한 작가의 초기 견해를 엿볼 수 있다.
그에게 죽음이란 역설적으로 삶의 의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주제였다. 열심히 사는 것만으로는 채
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죽음이 완성한다는 진실을 드러낸다. 인생의 위기를 만났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여전히 막막해하는 독자들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담담히 사유하게 하는 역작이다.

저자

레프톨스토이

러시아의소설가이자시인이자사상가.도스토옙스키와함께19세기러시아문학을대표하는대문호로손꼽힌다.1828년9월9일,러시아남부의야스나야폴랴나에서톨스토이백작집안의넷째아들로태어났다.2살과9살때각각모친과부친을여의고,이후고모를후견인으로성장했다.어린시절에는집에서교육을받았고,16세가되던1844년에까잔대학교동양어대학아랍·터키어과에입학하였으나사교계를...

목차

이반일리치의죽음

주인과일꾼

세죽음

해제│윤우섭
레프톨스토이연보

출판사 서평

열심히사는것만으로는채워지지않는빈자리가있다면…
톨스토이가던지는인생문답앞에서라
“어떻게이죽음을사랑할것인가?”

톨스토이를읽으면서우리는죽음이라는주제를자주접한다.『전쟁과평화』,『안나카레니나』,『부활』을포함해많은중단편이이죽음과직간접적으로연관되어있다.톨스토이는러시아의정치적,사회적혼란이극심했던1828년귀족가정에서태어났다.실제로그는두살때어머니를,아홉살에아버지를여읜다.장성해서는27세에셋째형이,31세때는맏형이세상을떠났다.어린시절부모의죽음을비롯하여가까운사람들의죽음은작가에게깊은심리적상처를남겼다.그때부터죽음은톨스토이를평생따라다닌숙제로남았으며,작가자신도한때심각하게자살을생각한적도있었다.자살에대한공포로총과올가미를숨겨놓아야만했다.

톨스토이가생각한방법은죽음을피하지말고,직시하고껴안고,심지어사랑하는일이었다.죽음이자신을괴롭히게두는게아니라인생의중요한파트너로환영하자는것이었다.톨스토이는기본적으로죽음이육체적인사건일뿐만아니라영적인사건이며,깨달음과변화로이어질수있다고믿었다.톨스토이는의미있는삶을위해서는도덕적,영적가치에대한헌신이필요하다고믿었고,죽음을자신의삶을반성하고사후세계를준비할수있는기회로여겼다.죽음자체는끔찍하지만,그에상응하는유익이있음을알았다.

죽음과삶의의미를가장사실적으로,
여러관점으로보여주는톨스토이명단편

톨스토이는「이반일리치의죽음」에서주인공의죽음을향한여정을자아발견과해방의과정으로묘사한다.주인공이반일리치는물질적소유와사회적지위에집중하며피상적이고남들이살던대로별고민없이살아가던인물이다.하지만병에걸리고자신이죽어가고있다는사실을깨닫게된그는자신을지탱해왔던가치관과존재의미에의문을품기시작한다.
동시대인들과작가의증언에따르면,작품에는1881년6월2일에심각한질병으로사망한툴라지방법원의검사이자실제인물인‘이반일리치메치니코프’의죽음이반영되어있다.그는화학분야노벨상수상자인(그리고우리에게익숙한)일리야일리치메치니코프의형이었다.반응은뜨거웠다.차이콥스키는1886년7월12일일기에서,톨스토이야말로시공을초월하여가장위대한예술가이며,덕분에러시아인이유럽인들의성취앞에서부끄러워하지않아도된다고자랑스러워했다.

이반일리치는죽음에직면함으로써전에는몰랐던삶의아름다움에눈을뜨게되고,인간관계와연민을소중히여기며,자존심과자만을버리는법을배운다.그과정에서전에는경험하지못했던내면의자유와진정성을발견한다.즉,그에게죽음은단순한물리적사건이아니라초월과변화의순간이되었다.
작가는작품을통해죽음에진정으로반응하는법,죽음과함께살아가는법을묻는다.기실그것이필요한지우리는잘모른다.그저일하고관계맺고다투는일상을살아가느라바쁠뿐이다.톨스토이는이반일리치가죽음에앞서깨닫는삶의의미를먼저깨닫기를희망한다.

두번째작품「주인과일꾼」에서는무엇보다두가지삶의태도,두가지가치체계가뚜렷하게대비된다.상인바실리안드레이치브레후노프의삶의원칙은“열심히일하라.그러면하느님이주실것이다”라는그의말에서알수있듯,부를얻고그것을극대화하는일이다.반면에니키타는성니콜라우스처럼부지런하며타인을위해일하는일꾼이다.
질병으로천천히고통스럽게죽음을맞이하는이반일리치와는달리안드레이치와니키타는살인적이고폭력적인눈보라로죽음을눈앞에두고있다.그들은후회나무의미함을느끼기보다는살아남기위한원초적인충동으로서로고군분투한다.하지만탈출시도가실패한후안드레이치에게는큰전환이찾아온다.그는버려진썰매에서얼어붙은니키타를우연히발견하고열오른자신의몸과외투로니키타를덮어그에게온기를전달한다.주인공은평소세속적으로살았지만갑작스럽게닥친죽음앞에서자기를포기하면서전에없던기쁨의실체를만난다.신과의온전한연합은이러한이웃사랑을통해완성된다.그리스도의가르침을바탕으로작가가중요하게생각한기독교세계관(이웃사랑)을다룬작품이다.

세번째작품「세죽음」은귀부인과마부,그리고나무의죽음에대해보여주면서자연에순응하는죽음과그렇지못한죽음을대비해보여준다.이세죽음은문학적상징성뿐만아니라죽음에대한다양한관점과이해를돕는다는점에서의미가있다.톨스토이는죽음을다양한관점에서탐구함으로써죽음에대한자신의신념과태도를되돌아보도록한다.

죽음주제대표작『이반일리치의죽음』포함,
감동적인3편안에담긴작가의인생관과세계관

현대지성클래식이49번째로출간한『이반일리치의죽음』은죽음에관한톨스토이의명단편3편을,경희대학교러시아어과명예교수윤우섭교수가옮긴러시아어번역본이다.역자는58개의각주와31쪽에걸친풍부한해제를통해각각의작품이나오기까지집필배경과해설을상세히덧붙여본문에대한풍성하고입체적인이해를돕는다.
작가의대표작이라할수있는『전쟁과평화』(1863-1869),『안나카레니나』(1873-1878),『부활』(1889-1899)도죽음과직간접적으로연관되어있다.어떻게보면그의문학적성취는삶과죽음사이에서실존적으로올곧게살아가려는치열한몸부림에서비롯되었다고도볼수있다.죽음에대한톨스토이의관점은시간이지남에따라발전했고,자기경험과영적탐구가깊어지면서이웃사랑의관점을분명히하게된다.

이책에소개된톨스토이단편3편의핵심메시지중하나는죽음이깨달음과구원의원천이될수있다는것이다.죽음은두려워하거나피해야할대상이아니라진정한자아를찾는데도움이되는삶의필수적인부분으로여기는것이다.죽음의필연성을인정함으로써두려움과불안을극복하고현재에집중할수있음을강조한다.품격있는인간의삶을강조해왔고,또그렇게살아가기위해애썼던톨스토이지만3편의작품을통해서는‘나다운삶’이그품격의중심에있음을깨닫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