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 컬러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 - 현대지성 클래식 55

금오신화 : 컬러 일러스트 수록 완역본 - 현대지성 클래식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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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시습

저자:김시습(金時習,1435-1493)
자는열경(悅卿),호는매월당(梅月堂)·청한자(淸寒子)·동봉(東峯)·벽산청은(碧山淸隱)·췌세옹(贅世翁)이다.1435년한양성균관북쪽의무관집안에서태어났다.생후8개월만에스스로글자를깨쳤고,세살때는시를지었다.다섯살이되자이계전과조수의가르침을받아유교경전에통달했으며신동으로이름을날렸다.그의재주에감동한세종대왕이비단을하사하면서장차크게쓰겠다고약속하기도했다.
열다섯살에어머니를여읜그는삼년상을마치고남효례의딸과혼인한뒤1453년과거에응시했으나낙방했다.마음을다잡고삼각산에들어가공부에매진하던중1455년단종이수양대군에게양위했다는소식을듣고크게절망한나머지,책을불사르고강원도의골짜기로들어갔다.이때출가해서법명을설잠(雪岑)이라고했다.
1456년사육신사건이일어나자방랑길에올랐고,전국을떠돌던중1462년경주금오산에터를잡았다.1465년에는금오산실(金鰲山室)에은거하면서우리나라최초의한문소설인『금오신화』를비롯해여러편의글을썼다.1472년새조정에서일하겠다는포부를안고상경했으나뜻을이루지못하자수락산에터를잡았다.1481년에돌연환속해서조상의제사를지내고재혼도했지만,1년만에상처한뒤다시승려복을입고방랑생활을시작했다.이후여기저기를떠돌다가1493년부여무량사에서『묘법연화경』의발문을쓴뒤병으로세상을떠났다.
말문을떼기전에글을먼저알았던그는물이솟구치고바람이부는듯한문장으로이름을날렸으며,평생토록단종에대한절개를지킨‘생육신’으로추앙을받았다.세상의유혹에맞서때로는미친척하면서까지진정한자유를추구했지만,현실의벽에부딪혀끝내꿈을이루지못한‘비운의천재’요,스스로일컬은것처럼‘꿈꾸다가죽은늙은이’였다.

그림:한동훈
대학에서산업디자인을공부한뒤단행본·전집·교과서에그림을그려왔고기업과공공기관의광고프로젝트도다수진행했다.

역자:김풍기
강원도강릉출신으로강원대학교를졸업하고고려대학교대학원국어국문과에서석·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강원대국어교육과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한국고전문학과한시를통해다양한사유를접했고,이를대중이쉽게이해할수있는언어로풀어서소개하고있다.주요저서로『한국고전소설의매혹』,『선물의문화사』,『시힘』,『김풍기교수와함께읽는오언당음』,『어디장쾌한일좀없을까』,『한시의품격』,『조선지식인의서가를탐하다』등이있고,역서로는『완역옥루몽』『세계최고의여행기,열하일기』등이있다.

목차

만복사의저포놀이_만복사저포기
이생이담너머아가씨를엿보다_이생규장전
술에취해부벽정에서노닌이야기_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이야기_남염부주지
용궁잔치에다녀온이야기_용궁부연록

김시습깊이읽기
해제
김시습연보

출판사 서평

시험지문으로접해온한국최초의소설『금오신화』,
밑줄긋고분석하는것만으로는느낄수없었던
원작의재미와효용,감동을오롯이전한다

“등잔불돋우며밤새도록향피우고앉아,인간세상에서본적없는글을한가롭게짓노라.”김시습은『금오신화』를쓰고나서이렇게술회했다.설화,패관문학,가전체등우리나라서사문학의전통을이어받아발전시키고중국전기소설『전등신화』의영향을더해창작한이작품은그때까지“세상[조선]에서본적없는글”이었다.자아와세계의대결이날카롭게드러나고,정교한구성과서정적묘사가돋보이며,중국중심의세계관을벗어나독창성과자주성을보여주는『금오신화』는우리나라소설의효시로평가받고있다.

『금오신화』는오랫동안‘신비의책’이었다.임진왜란이후이땅에서자취를감췄기때문이다.당대최고의지성으로꼽히던송시열조차이책을구하지못해안타까워할정도였다.이렇듯조선후기지식인들에게전설로남아있던『금오신화』는,1927년최남선이일본에서발견한원문에해제를덧붙여『계명』(啓明)제19호에수록함으로써다시금우리품으로돌아왔다.

많은연구자의수고덕에의의와가치를인정받은『금오신화』는학교에서꼭가르쳐야할작품으로자리매김했다.특히「만복사저포기」와「이생규장전」은수능과국가고시에출제된터라무척중요하게다룬다.그렇다보니학생들은이작품을단지출제가능성높은지문으로여길뿐,제대로음미하거나폭넓게이해하거나자신의상황에적용해볼엄두를내지못한다.그래서학교를졸업하면머릿속에『금오신화』라는제목만어렴풋하게남는다.입시위주교육의안타까운현실이다.

동서양의양서를보급해온‘현대지성클래식시리즈’는그동안주목받지못했던우리고전의진정한재미와가치를독자들에게전하고자,우리나라최초의소설『금오신화』를선보인다.번역은안대회,심경호,정민등과함께한국한문학연구의르네상스를열어가고있는김풍기교수가맡았다.오랜연구와집필경험을토대로원문을정확하게해석하고,오늘날의독자들이부담없이다가갈수있도록쉬운문장으로풀어냈다.독서에온전히몰입할수있도록279개의방대한각주를달아역사적·문화적배경지식을충실하게전한다.

세종대왕이인정한천재김시습,
그가질곡의세월을견디며끝까지붙들었던
숭고한이상과사랑이담긴5편의이야기

태어난지8개월만에스스로글을깨쳤고,세살에시를지었으며,다섯살때는세종대왕에게재능을인정받아신동으로이름을날렸던김시습.순탄할것같던그의앞길에먹구름이낀다.숙부(수양대군)가조카(단종)의왕위를찬탈한,도리에어긋난행위를용납할수없었기때문이다.윤춘년의기록에따르면이소식을들은김시습은크게통곡하며읽던책을죄다불태우고,승려가되어방랑길에올랐다고한다.훗날세조가법회를열고참석을명했을때도그는미친체하며뒷간에뛰어들었다.이처럼김시습은불의한권력에저항하고,부귀영화를탐하지않으며,평생을꿈꾸는방랑자로살았다.하지만몸은홀가분해졌어도정신만은시대의굴레를벗어날수없었던그는,불교에서현실의대안이될가치를찾으려고애쓰는한편현실에서이룰수없는자기실현의욕구를문학으로풀어냈다.그몸부림의과정에서탄생한작품이바로『금오신화』다.

‘금오(金鰲)산에서지은새로운(新)이야기(話)’라는뜻의『금오신화』는단편소설집이며,본래수록된작품수는알수없으나현재전해지는것은5편이다.그중에서가장흥미로운작품으로꼽히며독자들에게인기를끌었던것은「만복사저포기」와「이생규장전」이다.두작품모두귀신과사람사이의사랑이야기를다룬다.불의의사고를당해귀신이된여인은이승에서못다한인연을맺기위해남자를찾아가고,인연이다하자저승으로떠난다.남자는여인에대한추억을버리지못하고세상을등진다.떠나기전여인은남자에게속내를전하는데,그녀들이갈망했던것은그저평범한아낙네의삶이었다.하지만왜구의침략과홍건적의난리통에,그들은소박한꿈조차이루지못한다.김시습은이들의고된삶을통해서현실의냉혹함과사랑의숭고함을드러내고있다.

「취유부벽정기」는유교국가건설이라는명분에따라기자조선을강조하는조선전기지식인들의역사관을잘보여준다.작품전체에흐르는,쓸쓸하면서도낭만적인분위기는청년시절의꿈에대한일종의헌사로느껴진다.「남염부주지」에서는유학자로출발해승려신분으로살아갔으며,우리도교사(道敎史)에도흥미로운발자취를남긴김시습의사상적경향이뚜렷하게드러난다.이두작품에서김시습은주인공의입을빌어세조의왕위찬탈을독자에게넌지시환기한다.

「용궁부연록」의무대인용궁에는어린시절세종의후의(厚意)로구경했던궁궐의모습이사실적으로투사되어있으며,등장인물들이지은글을통해김시습의빼어난문장력을확인할수있다.

율곡이이의「김시습전」을비롯한필독문헌6편,
애틋한정서를품격있게담아낸한시원문,
한폭의시화처럼기품있는일러스트수록

어떤작품이든그속에는작가의삶이담겨있다.『금오신화』를제대로이해하고감상하려면김시습이어떤삶을살았고,창작당시의사회·문화적배경은어떠했는지살펴봐야한다.이책에서는“김시습깊이읽기”라는장을따로두어서김시습이직접쓴“양양부사유자한에게올리는글”과『전등신화』를읽고쓴글,『금오신화』를창작하고소회를밝힌글을비롯해율곡이이가왕명을받아지은「김시습전」,윤춘년의「매월당선생전」,남효온이약술한인명록을수록했다.이를통해작가의성품과사상,창작의도,조선시대문인들의평가를확인할수있다.

김시습은『금오신화』에서자신의장기라할수있는한시창작능력을선보인다.서사가이어지다가극적인순간에이르렀을때어김없이등장하는한시들은등장인물의심리와대화의뉘앙스를절묘하면서도멋들어지게드러낸다.또한직접언급하지않은일들을넌지시알리며,전체분위기를서정적이고낭만적으로이끌어간다.이책에는작품을깊이있게이해하고감상할수있도록한시의번역문과원문을함께넣었다.조금낯설더라도한시를음미하며읽다보면,저자가묘사하려했던인물의심정과사건의분위기에한층가까이다가갈수있다.

소설을읽다보면머릿속에어떤이미지가떠오른다.오늘날의작품이라면구체적이고사실적인모습이겠지만,과거의이야기라면어렴풋한형상이그려질것이다.책곳곳에서만날수있는한동훈작가의환상적인일러스트는사건이일어나는현장으로독자를데려갈뿐만아니라텍스트만으로는느낄수없는감흥을전해준다.또한각단편의서두마다관련된유물과유적사진을수록해서당대의모습을생동감있게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