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현대지성 클래식 78

제인 에어- 현대지성 클래식 78

$20.11
저자

샬럿브론테

저자:샬롯브론테(CharlotteBronte)
자줏빛덤불이끝없이펼쳐지는황무지,사시사철돌풍이불어오는언덕위목사관.영미문학사상가장거침없고주체적인목소리중하나가이쓸쓸한풍경에서피어났다.1816년,영국요크셔손턴에서가난한목사의셋째딸로태어난샬럿은곧평생의터전이될하워스로이주했다.
샬럿의삶은비극의연속이었다.다섯살에어머니를여의었고,기숙학교의열악한환경은함께입학한두언니마저앗아갔다.맏이가된샬럿이남은동생들을돌보며십수년간집요하게이어간창작놀이는,훗날브론테자매의작품이탄생하는토대가되었다.
가족의생계를책임지기위해교사와가정교사로일하면서는계급과성별의벽을절감했다.벨기에유학시절에는스승에게깊은애정을품었으나이루어질수없었다.
작가로서의첫걸음도순탄치않았다.두여동생과함께낸시집은거의주목받지못했고,첫장편소설은출간을거절당했다.더욱이이무렵실명위기에처한아버지를모시고맨체스터로떠나야했다.불꺼진적막한숙소에서또다시거절통보를받은샬럿은,마침내자신의삶을투영한『제인에어』를쓰기시작했다.죽음과결핍,엇갈린사랑으로이어진삶의궤적은제인이살아갈세계의밑그림이되었다.
1847년출간된『제인에어』는즉시뜨거운반향을일으켰다.가진것도,기댈곳도없는평범한젊은여성이누구의허락도구하지않고자신의욕망과판단을말한다는사실자체가당대에는충격이었다.샬럿은제인을통해한인간이사랑받기전에먼저자기자신으로서야한다는사실을보여주었다.자신의영혼에충실하고자했던한작가의치열한고백은그렇게시대를넘어살아남았다.

역자:공경희
1965년서울에서태어나서울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하고성균관대학교번역대학원겸임교수를지냈으며서울여자대학교영어영문학과대학원에서강의했다.소설,비소설,아동서까지다양한장르의좋은책들을번역하며국내대표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
주요역서로는『시간의모래밭』,『매디슨카운티의다리』,『모리와함께한화요일』,『벨자』,『파이이야기』,『우리는사랑일까』,『마시멜로이야기』,『타샤의정원』,『자기만의방』,『무지개물고기』등이있으며,저서로는에세이『아직도거기,머물다』가있다.

목차

제1부게이츠헤드|GATESHEAD

문앞에선아이
제1장폭풍우치는게이츠헤드
제2장붉은방
제3장약제사의처방
제4장브로클허스트의방문

제2부로우드|LOWOOD

숲에내려앉은안개
제5장로우드기숙학교
제6장영혼의단짝
제7장의자위에오르다
제8장무엇과도바꾸지않을다과시간
제9장봄에지는꽃
제10장바깥세상으로띄운편지

제3부손필드|THORNFIELD

장미만발한가시덤불
제11장저택의기괴한웃음소리
제12장언덕길의낯선남자
제13장대면
제14장벽난로앞의숨바꼭질
제15장불붙은침실
제16장두장의초상화
제17장화려한파티와그림자
제18장낯선손님의방문
제19장집시의예언
제20장한밤의상처
제21장과거가손짓하는소리
제22장다시돌아온손필드의여름
제23장마로니에나무아래서
제24장달콤한나날
제25장찢어진면사포
제26장다락방의비밀
제27장손필드여,안녕히!

제4부무어하우스|MOORHOUSE

황무지에서되찾은이름
제28장황무지의히스밭
제29장무어하우스의식구들
제30장세인트존의제안
제31장시골학교
제32장대리석같은사내
제33장뜻밖의유산
제34장거절할수없는제안
제35장바람결에실려온목소리

제5부펀딘|FERNDEAN

폐허에서피어나는삶
제36장다시,폐허속으로
제37장독수리와종달새
제38장독자여

해설|공경희
샬럿브론테연보

출판사 서평

우리가사랑해온안전한제인은없다
170년만에되찾은진짜목소리

1847년8월,런던의한출판사에원고하나가도착했다.저자는‘커러벨’(CurrerBell).실체없는이남성의이름뒤에있던사람은요크셔의외딴목사관에살던샬럿브론테였다.출간직후이소설은뜨거운논쟁에휩싸였다.어떤이는걸작이라불렀고,어떤이는여성이욕망과분노를이토록직접적으로표현한다는사실자체를불편해했다.한비평가는이작품을두고“노동자들의혁명만큼이나위험하다”고평했다.

당대사회를그토록불편하게만든것은무엇이었을까.가난하고기댈곳없는고아제인이단한번도스스로를낮추지않았기때문이다.남성의보호와허락을기다리는대신자신의생각과판단을말하고,자신의존엄을스스로지켰기때문이다.

제인은자신의이성을,판단력을,양심을믿었다.‘가정의천사’로남기를강요하던빅토리아시대,가진것없는여성제인이자신의고용주에게“저도당신만큼깊은영혼을가졌어요.우리는대등해요!”라고말한순간,『제인에어』는한시대를향한선언이되었다.
그렇다면우리가알고있는제인은진짜제인인가?『제인에어』를‘사랑이야기’로만기억한다면,오랜세월동안순화되고깎여나간‘안전한제인’을만난것일지도모른다.그러나이소설이170년넘게살아남은이유는낭만적인사랑때문이아니다.제인은사랑받기위해자신을지우지도,세상의기대에자신을맞추지도않았다.끝까지자기자신으로남기를선택했다.『제인에어』는그선택을지켜낸한인간의이야기다.

사랑받기보다자신으로살기를선택한사람
길들여지지않는목소리는어떻게탄생했는가

제인은외로웠고사랑받고싶어했지만,사랑에앞서지켜야할것이있다는사실을온몸으로배우며성숙한다.어린시절갇혔던붉은방에서,로우드의기숙학교에서,손필드의저택에서제인은끊임없이같은질문과마주한다.

“나자신을포기해서라도사랑받을것인가?”

제인은한번도그렇다고답하지않는다.자신을외면하는외숙모에게사랑받으려순종하지않았다.떠밀리듯들어간로우드기숙학교에서부당한비난을받았을때도거짓된용서를구하지않고자기힘으로신뢰를얻었다.가정교사로손필드저택에들어간뒤에도타인의기대에맞춰자신을바꾸기를거부했다.

제인에게는스스로판단하고선택하는힘이있었다.때로는흔들리고,분노하고,후회하면서도끝내자신을믿고목소리를낸다.이매력적인능력은어디에서왔을까?

『제인에어』의부제는‘자서전’(AnAutobiography)이다.제인이자신의삶을돌아보며이야기를써내려가는형식으로,작가샬럿브론테의경험이곳곳에스며들어있다.샬럿은어릴적부모를잃고열악한기숙학교에서두언니를떠나보냈다.가족의생계를위해교사와가정교사로일하며여성과계급의한계를절감했다.이루어질수없는사랑의고통도겪었다.제인이느낀외로움과자유를향한갈망은,바로이러한삶에서비롯되었다.

어린시절부터샬럿은동생들과함께앵그리아,곤달같은가상의세계를만들며이야기를지어냈고,수많은상실속에서도글쓰기를놓지않았다.자신을가둔현실바깥을꿈꾸던샬럿의삶은마침내자신의삶을선택하는제인의이야기로다시태어났다.
제인이끝까지자기목소리를잃지않았던이유는,그것이상상속에서만들어진것이아니라한인간의삶에서혹독한과정을거치며태어났기때문이다.

닫힌방에서화려한저택으로,다시황무지로
자신만의터전을찾아가는5부구성

『제인에어』는한사람이자신의자리를찾아가는이야기이기도하다.제인은타인의집에서출발해끊임없이자신만의터전을탐색한다.작품속공간은단순한배경이아니다.제인이상처받고,배우고,더욱단단해지는삶의무대다.현대지성클래식판본은제인의삶이펼쳐지는다섯장소를따라본문을5부로구성하고,각장에제목을달아제인의여정을따라갈수있도록했다.

제1부‘게이츠헤드’에서제인은환영받지못하는존재로살아가며부당함에맞설내면의힘을발견한다.제2부‘로우드’의기숙학교에서는억압과상실속에서도스스로를믿는힘을기른다.제3부‘손필드’에서는절절한사랑과슬픔을경험하며가장큰시험앞에서지만,누군가의소유물로살아가기를거부하고자신의길을선택한다.제4부‘무어하우스’에서는모든것을잃은순간에도스스로를지탱할힘을단련하고,마침내제5부‘펀딘’에이르러자신의선택으로삶과사랑을완성하는사람이된다.

어떤선택앞에서도나로남을수있는가

로체스터와제인의사랑은뜨겁고애절하다.그러나『제인에어』를위대한고전으로만든것은사랑이이뤄진순간이아니라,사랑앞에서도자신을저버리지않기로결심한순간이다.그선택이있었기에제인은사랑에기대지않고대등한인간으로설수있었다.
현대지성클래식『제인에어』는오랜세월희미해진제인의목소리가오늘의독자에게가장생생하게닿도록구성했다.원문의리듬과대화의긴장감,감정의미세한결을우리말로섬세하게옮겨제인이자신의목소리로말하는듯한생동감을살렸다.또한제인의삶을바꾼다섯장소를따라본문을5부로재구성하고장마다제목을달아,한소녀가자기자신을책임지는한인간으로성장하는여정을더욱선명히보여준다.여기에36점의클래식일러스트로시각적몰입감을더하고,19세기영국의사회상·문화를풀어낸각주와해설로제인이마주한현실과선택의무게를더욱깊이이해하도록했다.

제인의이야기는우리에게사랑을얻었는지묻지않는다.사랑앞에서도,세상의기대앞에서도끝까지자기자신으로남을수있는가를묻는다.우리는매순간갈림길에선다.나를지탱하는신념은누구도대신만들어줄수없다.세상이원하는사람이아니라자기자신이되기를택한제인의이야기가오늘도여전히절실한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