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백과사전 2

짐승백과사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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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연달아

저자:연달아

출간E-Book

수컷의공식

나쁜상사가파고들면

갱생불가남편

오빠친구불가

목차

Chapter7.짐승니
Chapter8.짐승의속살
Chapter9.짐승의역린
Chapter10.짐승의밤
에필로그
외전1
외전2
번외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여울은직감력,흔히말하는생존본능이뛰어났다.커오면서목숨을위협하는사건이순간순간이닥쳤지만기지를발휘하여위험을피해갔다.하지만태풍과같은자연재해는한낱인간이피해갈수있는일이아니었다.
팟,하고모든전구가나가버렸다.숨을죽인여울이뒤돌았다.그녀를보고있는눈동자,어둠속에서고고히빛이나는안광이여울의심장을일순간멈추게했다.
“……이록.”
“응,여울아.”
전신을눅눅하게젖어들게하는목소리.
다정한음색에묻힌제이름이여울은그저소름끼쳤다.블루토파즈가박힌듯한눈동자는신비로움과두려움을동시에선사했다.잊었다고생각한감각을조우하자여울의심장이뛰었다.
“많이놀랐어?”
“……너,뭐야?”
“뭐긴.네가너무좋아서발광하는새끼잖아.”
고요히빛나는눈동자가강렬한색채로뒤덮여있었다.인간의형상을띤외피는수려하다못해사람의정신을홀려놓았다.그형상에여울은속지않았다.인간과다른종이기전에그녀를배신한괴물이었다.
처음부터의심했어야했다.이빼어난겉모습으로정체를숨긴그는그녀에게호감을뛰어넘은관심을보이고는했었다.3년전의그녀라면속아넘어갔을것이다.하지만뼈저린배신의아픔을겪어서안다.저가짜용모처럼그가하는말은진실이아니다.
“……거짓말하지마.내게뭘원해서이러는거야?”
높아지려는언성을참아내며묻자모형처럼대칭을이루는입꼬리가비스듬히올라갔다.
“알아맞혀봐.”
“…….”
“무슨목적으로네게접근하는지알려면,내정체부터알아야겠지.”
“네게관심없어.묻는말에대답해.”
“관심가져야할거야.네가직접알아내야알려줄재미가있지.”
언뜻자장가를불러주는듯한목소리에여울은발성을죽이며입술을달싹거렸다.
‘개새끼.’
“이덩치에개새끼는안어울리지않나.”
저느물거리는태도가여울의평정심을앗아갔다.개새끼라는말이아깝다.
“내가어떤수컷인지잊었나봐?”
원근감을없애는목소리에가차없이돌아서려는마음이흔들렸다.
“그럴마음이없다면내식대로할거야.그래도괜찮다면하고.”
그래도괜찮아?라고묻는눈빛앞에서여울은몸을떨었다.솜털이바짝솟는이느낌은위험경보였다.그러나안다고해도어찌할수가없었다.
파멸적인접근에속수무책이었다.걸리적거리는것이있으면파괴해서라도손에넣을이록의방식을실감한여울은배짱을부릴수없었다.
“받아들이면월세안올릴게.”
도전장을거부할수없도록이록은여울이그에게온목적을상기시켰다.
“내가네정체를알아내면?”
“사라져줄게.”
마음에도없는말인지도모르고여울의마음이갈대처럼흔들렸다.
“하지만알아내지못하면내짝짓기상대가되는거야.”
“짝,짝짓기?!”
짐승적인단어에여울의얼굴은더없이붉어졌다.
“그래.들러붙어서새끼를낳아줘야하는.아이를가질때까지할거야.”
정작이록은태연했다.
“결정은네가하는거야.받아들일래?”
침묵이맴돌았다.어떤선택이자신에게나을지여울은고민하지않아도알수있었다.
“기한은언제까지야?”
“6개월.”
“받아들일게.”
어둠이가려준미소를알아볼수없는여울이고개를끄덕거렸고그에이록은붉은혀로입술을할짝거렸다.
“수많은수인들중나는육식수지.”
다가오는이록을보며여울이뒷걸음질쳤다.그렇게한걸음두걸음거리를벌리는여울을이록이뚫어지게쳐다보았다.
“네입에서나올말이기대돼.무척.”
생각해봐.내내그작은머리에서나를떠올리면서.
말로는전달되지않은집념이흩어질듯하다가공기중으로똘똘뭉쳤다.숨통을조이는야릇한공기가닿지않는곳으로여울이달아나고.
다다다닥.
부리나케계단을밟는소리가크게울렸다.자신에게서도망가는소리를들으며이록은그를이루는감각체계를열었다.그리고여울의기운을조금이라도놓칠세라,발달한세오감을사용하며그녀를추적했다.

“후우.”
점액질같은시선에서해방된여울은숨찬호흡을빠르게내뱉었다.공사하듯이두근거리는심장이잦아지기를기다린여울이한참후창고로쓰는방에둔상자의테이프를뜯었다.그리고손때가묻지않은물품중에서다이어리를꺼내어펼쳤다.
이름하여〈짐승백과사전〉.
과거의그녀가알아낸사실이적혀있는것이었다.

첫번째,그는일정대상(자신)에게발정한다.
두번째,아주강력한페로몬을가지고있다.
세번째……인간의감정을먹는수인들의왕이다.
네번째,내감정을원했었다.
여기서붉은펜으로밑줄이그어져있었다.그다음엔이록과의첫만남에대한회상이짧게기록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