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D] 인제라뚭스

[POD] 인제라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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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은 우리에게 시인의 호기심과 사유를 따르도록 질문과 답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를 펼친다. 시의 겹겹을 들춰보도록 우리 손을 잡아 시행의 사이사이로 이끌기도 한다. 놀이터에서 시와 함께 뛰놀면 어떤 소리를 낼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그러다 문득 삶은 어떻게 흘러왔고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가를 시의 창(窓)으로도 열어보게 한다. 아마도, 이 시인은 이렇게 시로 삶을 더욱 사랑하며 살아가리라.
시인은 거제를 지키며 남해바다를 품고 살아왔다. 현재 나는 섬진강 하류에서 아침저녁 강가를 서성이며 지낸다. 그래서, 말이다. 시인의 삶이 담긴 시 꾸러미를 누군가에게 이렇게 소개해주고 싶다. ‘보세요, 섬진강 윤슬처럼 반짝이는 저 언어를! 남해바다 파도처럼 깊게 일렁이는 이 삶을!’ -김미선국어교사

기린
이복규

태어난 지 51번째 생일

먼 곳에서 선물을 보내주셨다

엽서 한 장이었다

기린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아버지에게 자식들에게 늘

초식동물이었던 목이 긴 어머니

서서 밥을 먹고 서서 잠을 잤던

하늘 가까이 세상을 보았던

어머니가

다리가 가느다란 아들에게

눈물이 쏟아질 듯한 눈망울의 기린 한 마리를

날개 달아 보내셨다
저자

이복규

1970년경남산청에서태어나지리산을좋아한다.진주에서고등학교졸업하고,고려대국어교육학과와같은대학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에서공부하였고거제도에서교직에있다.걸으며식물을보는것을즐겨한다.[아침신문],[슬픔이맑다],[사랑의기쁨]3권의시집을출간하였으며슬픔이라는시어를즐겨사용한다.

시인의말

잠든사이봄비가다녀갔습니다.

비비추새순이붉게올라왔습니다.

떠남과돌아옴을반복하는여러해살이풀들.

사람의떠남은돌아오지못해별이됩니다.

별을보고걸은기록입니다.

-2023년거제문동시향소린대에서

목차

1부

강물에발을담그며
구둣주걱
금목서를만드신분께
늑대가나타났다
도링이에게

2부

말복을앞두고
바늘귀
볼테기찜
사랑하는이에게
후천성결핍장애

3부

수영장에서
20대의딸들에게
지리산에다녀가시지요
차선책
천국을향하여

4부

청란을아시나요?
친구에게
해금강우제봉
햅반
외할머니쌀팔러간다
신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