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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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존재의 중추신경을 건드리는 작가 J. M. 쿳시에게
사상 최초 두번째 부커상을 안겨준 대표작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남아프리카의 보이지 않는
균열에 대한 첨예한 사고
선정 및 수상내역
2003년 노벨문학상
1999년 부커상
2015년 가디언 선정 최고의 소설 100
2019년 BBC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저자

J.M.쿳시

저자:J.M.쿳시J.M.Coetzee
1940년남아프리카공화국케이프타운에서태어났다.케이프타운대학교에서수학과영문학을전공했으며,영국에서컴퓨터프로그래머로일하기도했다.1965년미국으로건너가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언어학박사학위를받고,약3년간뉴욕주립대학교에서영문학을강의한뒤남아프리카로돌아와케이프타운대학교영문과교수로재직했다.2002년정년퇴임후오스트레일리아로이주해애들레이드대학교와미국시카고대학교에서문학을강의하고있다.
1974년『어둠의땅』을발표하며소설가로데뷔한쿳시는1977년두번째소설『나라의심장부에서』로남아프리카최고의문학상인CNA상을받았고,1980년출간한『야만인을기다리며』로세계적명성을얻었다.1983년『마이클K의삶과시대』로첫번째부커상을수상했다.2003년“정교한구성과풍부한대화,날카로운통찰력으로서구문명의도덕적위선을날카롭게비판했다”는평과함께노벨문학상을수상하고,2005년남아프리카공화국국가훈장을수훈했다.에트랑제페미나상,예루살렘상,아이리스타임스국제소설상등을수상하며문학성을인정받았다.
『추락』(1999)은백인정권에서흑인정권으로권력이이양된남아프리카공화국을배경으로추문에휩싸여추락한중년의백인교수가자신과딸의명예를위해분투하는이야기를그린쿳시의대표작이다.쿳시는이작품으로한작가에게두번수여하지않는다는전례를깨고두번째부커상을수상했다.

역자:왕은철
영문학자이자번역가이며『현대문학』을통해등단한문학평론가.유영번역상,전숙희문학상,한국영어영문학회학술상,생명의신비상,부천디아스포라문학상번역가상,전북대학술상,전북대동문대상등을수상했다.『애도예찬』『트라우마와문학,그침묵의소리들』『환대예찬』『따뜻함을찾아서』등의저서와『마이클K의삶과시대』『거짓의날들』『낙원』『피의꽃잎들』『연을쫓는아이』등50여권의책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추락7
해설|우리안의얼어붙은바다를깨는얼음도끼309
J.M.쿳시연보323

출판사 서평

“사랑,성,정치의한계만이아니라인간성자체의한계를시험한다.”
_보이드톤킨(1999년부커상심사위원)

쿳시는소설을”사유의한방식“으로생각하고,인류역사에서이런저런형태로존재해온제국주의,식민주의,권력,성,인종,동물등의다양한문제들을심오하게형상화해차원높은경지로끌어올린작가다.그의소설에서지적향기와품격이느껴지는것은그래서다.『추락』은그가쓴소설중에서최고중의최고인소설이다.영국BBC방송이선정한‘죽기전에읽어야할100권의책’에이소설이포함된것은당연한일이다.그만큼예술적완성도가높은소설이라는말이다.이소설은우리에게예술에서숭고미가무슨의미인지를느끼게할정도로잘짜이고잘쓰였다.비애와비극의정조가배어있는장엄하고숭고한아름다움이느껴지는소설이라고나할까._왕은철(번역가)

“존재의중추신경을건드리는작가”이자“종달새처럼솟구쳐독수리처럼내려다보는상상력을지닌작가”로불리며남아프리카공화국을대표하는거장으로꼽히는J.M.쿳시의대표작『추락』이문학동네세계문학전집256번으로출간된다.『야만인을기다리며』『철의시대』『마이클K의삶과시대』등쿳시의작품들을꾸준히번역하고소개해온왕은철번역가의번역으로,2000년국내에처음소개된이후24년만에번역을다듬어새롭게선보인다.

『추락』은아파르트헤이트종식이후백인정권에서흑인정권으로권력이이양된남아프리카공화국을배경으로,추문에휩싸여추락한중년의백인교수가자신과딸의명예를위해분투하는이야기를그렸다.쿳시는이작품으로한작가에게두번수여하지않는다는전례를깨고사상최초두번째부커상을수상했다.1999년부커상심사위원장레럴드코프먼은“후기식민주의이후인류에게일어난일들에대한우화”라고평했으며,1999년부커상심사위원중한명인보이드톤킨은“사랑,성정치의한계만이아니라인간성자체의한계를시험”하는작품이라고말했다.

오만한자유주의지식인의몰락과체념
후기식민주의이후인류에게일어난일들에대한우화

“저는치욕스러운상태로떨어졌습니다.거기서저를건져올리는것은쉬운일이아닐겁니다.제가거부했던건처벌이아닙니다.그것에대해서는아무런이의가없습니다.반대로,날이면날마다그것에따라살아가며,수치를제존재의현상태로받아들이려고합니다.”(본문242p)

52세의이혼남성이자대학교수인데이비드루리는제자와의스캔들로추문에휩싸인다.그의스캔들은일파만파퍼지며대학신문은물론지역신문에까지기사가나고,그에게진심어린사과와반성을촉구하는여론이들끓는다.급기야그에대한징계위원회가열리고위원회의동료교수들도그에게참회를요구하지만,그는끝내거부하며학교를떠나게된다.일단떠나기로결심하자그를붙들수있는것은아무것도없다.그는곧장딸루시의시골농장으로향한다.그는그곳에서시인바이런의열정적인사랑과스캔들에대한글을쓰며자신의치욕에담긴의미를찾고자한다.

루리교수의유일한자녀인루시는네덜란드에서태어났지만아버지를따라남아프리카로이주했다.그녀는코뮌의일원으로시골에자리잡았고공동체가와해된이후에도그곳의자작농지에남았다.이제그녀는소박한드레스를입고흙땅을맨발로걸어다닌다.그는딸의이런모습에낯설어하면서도이해하고적응하려애쓴다.평화로운나날들이이어지던어느날예상치못한사고가발생한다.흑인괴한세명이농장에침입해루시를겁탈한것이다.루리교수는그사건에매우분개하지만정작루시는사건을덮으려고만한다.

아파르트헤이트이후의남아프리카,
옛것과새것이라고희망했던것사이의불안한틈

“남아프리카가진정으로새로운역사적시기에들어갔는지의문을제기할필요가있습니다.내생각에우리는현재옛것과새것이라고희망했던것사이의불안하고,점점더편치못한틈에끼어있는것같습니다.”_J.M.쿳시

『철의시대』『야만인을기다리며』『마이클K의삶과시대』가아파르트헤이트시대의모습을담아냈다면『추락』은아파르트헤이트이후의현실을다룬다.쿳시가『추락』의집필을시작한1994년은남아프리카의분수령이되는해였다.남아프리카최초의민주적인선거가실시되었고,그결과로넬슨만델라가대통령에취임했다.남아프리카에서인간이하의존재로취급받던흑인들은비소로인간이되었다.만델라정부는‘진실과화해위원회’를발족시켰고,아파르트헤이트체제하에서인권침해와폭력을저지른자들이청문회에서자신의범죄를소상히밝히면사면해주었다.세계사에서유례를찾기힘든화해와용서의정신이었다.과거청산이라는숙제를안고있던국가들은남아프리카의사례를본받고자했다.

쿳시는이런남아프리카의미래를낙관적으로보지않았다.모두가남아프리카의행보에찬사를보낼때,그는‘진실과화해위원회’를필두로정치계가제안하는강제적인화해방식에의문을품었다.고통의역사와그것의후유증이란하루아침에해소되지못할터였다.그는아파르트헤이트시대의청산해야할잔재와새로운시대의희망사이에존재하는모순적인틈을예리하게인식하며남아프리카가진정으로새로운역사적시기에들어섰는지의문을제기했다.소설을“사유의한방식”으로생각하는쿳시에게『추락』은과거의옛것과새것이라고희망했던것사이의불안한틈에대한성찰적사유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