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에센셜 김연수

디 에센셜 김연수

$20.28
Description
미발표 시부터 최신 장편까지,
단 한 권에 담은 김연수 작품세계의 에센스!
문학동네와 교보문고가 공동 기획하여 만드는 ‘디 에센셜’ 시리즈는 작가의 핵심 작품들을 큐레이팅하여 한 권으로 엮은 스페셜 에디션이다. 2022년 한강 작가를 시작으로 두번째로 소개하는 작가는 소설가 김연수이다. 오랜 시간 소설, 시, 산문 등 다양한 분야를 활발하게 넘나들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강력한 아름다움이 된 김연수 작가, 그의 작품세계의 정수를 만끽할 수 있는 작품들을 한 권에 담았다. 특히 책으로는 한 번도 묶인 적 없는 미발표 시 6편과 ‘도서관 산책’이라는 콘셉트로 쓰인 7편의 산문이 포함되어 있어 김연수 작가가 밟아나가는 문학의 가장 큰 둘레를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책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 읽는 것도 독서이지만, 내용은 똑같은데 내 삶의 맥락이 달라지면서 전혀 새롭게 읽히는 것도 독서”(「내가 좋아하는 것들」, 513쪽)라는 말처럼, 지금까지 읽은 김연수와 아직 읽지 않은 김연수가 현재 우리의 삶과 포개지면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우리에게 일어나는 소중한 변화일 것이다.
저자

김연수

1993년『작가세계』여름호에시를발표하고,1994년장편소설『가면을가리키며걷기』로제3회작가세계문학상을수상하며본격적인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스무살』『내가아직아이였을때』『나는유령작가입니다』『세계의끝여자친구』『사월의미,칠월의솔』『이토록평범한미래』,장편소설『7번국도Revisited』『꾿빠이,이상』『사랑이라니,선영아』『네가누구든얼마나외롭든』『밤은노래한다』『원더보이』『파도가바다의일이라면』『일곱해의마지막』,짧은소설집『너무나많은여름이』,산문집『청춘의문장들』『여행할권리』『우리가보낸순간』『지지않는다는말』『소설가의일』『시절일기』등이있다.동서문학상,동인문학상,대산문학상,황순원문학상,이상문학상,허균문학작가상,김만중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007

1부중단편소설
다시한달을가서설산을넘으면…015
달로간코미디언…075
깊은밤,기린의말…137
난주의바다앞에서…171

2부장편소설
일곱해의마지막…201
작품후기│이후의삶…441

3부시
강화에대하여…449
그언덕을나는기억한다…456
아름답다고말하며우리는아름답게…458
겨울못淵안의잉어…460
쏟아져내리는십이월…461
졸업생…462
정지용전집을읽는시간…464

4부산문어떤도서관도내게는작지않다
숲과더불어,거기오래머물길…471
언젠가나도꿈꾼적이있는,해피엔딩…477
진주를좋아한다…483
생겨난마음이니곧부서질테지만…489
실패한이들이얻게되는것,다정함…495
몰랐기때문에받는선물…501
내가좋아하는것들…508

출판사 서평

◎중단편소설「다시한달을가서설산을넘으면」「달로간코미디언」
「깊은밤,기린의말」「난주의바다앞에서」
첫소설집『스무살』(2000)부터최근소설집『이토록평범한미래』(2022)까지여섯권의소설집에묶인55편의중단편가운데김연수작가가직접꼽은4편의중단편을담았다.“지금까지펴낸여섯권의소설집에실린작품들중에서내가가장좋아하는것”이라는작가의설명처럼4편의소설은김연수의작품세계에서남다른의미를지닌다.「다시한달을가서설산을넘으면」은문학평론가와문학전문기자,서점MD등을대상으로‘21세기최고의중단편소설’을묻는설문에서1위를차지한작품으로,연인의죽음을이해하기위해설산에오른한남자를통해‘사랑의모든국면’을경험하는인물의이야기를그려낸다.“한소설이좋은소설이기위해갖춰야할실존의모험,의미의모험,글쓰기의모험이라는3차원적모험구성의방식에서도뛰어난솜씨를드러내보인다”는평과함께제7회황순원문학상을수상한「달로간코미디언」에서공들여묘사하는것또한빈틈으로남은누군가의삶이다.한때인기를끄는코미디언이었던아버지가가족에게가장상처를주는방식으로사라진뒤오랜시간이지나서야그의삶을재구성하게된딸의목소리는다른누구도아닌바로헤어진남자친구의입을통해전해진다.“그사람이어떤인생을살아왔는지말해주는건이야기가아니라목소리에서느껴지는그런미세한결같은것”(104쪽)이라고생각한다는소설속표현을빌리자면,누군가의삶은그사람의직접적인진술이아니라목소리가끊어지고멈추는자리에서,새로이야기를시작하기전의침묵속에서드러나는것인지도모른다.「깊은밤,기린의말」에서침묵은인물이가진절대적인조건이기도하다.소란스러움이물러난어두운거리를비추며시작하는이작품은‘내성적인쌍둥이자매와말못하는자폐아’를통해캄캄하고깊은좌절위에어떻게‘돌멩이처럼단단한희망’이생겨날수있는지를감동적으로그려낸다.「난주의바다앞에서」는30년만에재회한두인물의과거와현재를교차하면서,그보다더오래전에살았던옛사람의이야기를불러오면서,인생으로부터KO를당해주저앉게되었을때그넘어짐다음에뜻밖에우리를향해불어오는‘두번째바람’에대해절실하고설득력있는어조로말해준다.

나는당신들이부러워.당신들은사랑의모든국면을다경험했어.심지어죽음까지.
_「다시한달을가서설산을넘으면」,48쪽

나는어느날사막에서실종된한남자의고독을,그남자를이해하기위해사막을향해달려가는한여자의욕망을,그리고그남자와그여자가보게될사막의빛과어둠,열기와서늘함,고독과슬픔을들었다.
_「달로간코미디언」,134쪽

우리눈에는보이지않겠지만,우리머리위에는거대한귀같은게있을거야.그래서아무리하찮고사소한말이라도우리가하는말들을그귀는다들어줄거야.그렇다고이뤄질수없는사랑을맺어주거나내안에가득한슬픔을없애준다는뜻은아니니아무짝에도소용없는,그저크고크기만한귀라고말할수도있겠지.하지만그런귀가있어깊은밤우리가저마다혼자서중얼거리는말들은외롭지도슬프지도않은거야.
_「깊은밤,기린의말」,154~155쪽

버티고버티다가넘어지긴다마찬가지야.근데넘어진다고끝이아니야.그다음이있어.너도KO를당해링바닥에누워있어보면알게될거야.그렇게넘어져있으면조금전이랑공기가달라졌다는사실이온몸으로느껴져.세상이뒤로쑥물러나면서나를응원하던사람들의실망감이고스란히전해지고,이세상에나혼자만있는것같은기분이들지.바로그때바람이불어와.나한테로.
_「난주의바다앞에서」,194~195쪽

◎장편소설『일곱해의마지막』
장편소설『일곱해의마지막』(2020)은청춘,사랑,역사,개인이라는그간의김연수소설의핵심키워드를모두아우르는작품으로,한국전쟁이후급격히변한세상앞에선시인‘기행’의삶을그려낸다.1930~40년대에시인으로이름을알리다가전쟁후북에서당의이념에맞는시를쓰라는요구를받으며러시아문학을우리말로옮기는일을하는모습에서기행이우리에게널리알려진시인‘백석’을모델로했음을짐작할수있다.기행은원하는대로시를쓸수없는상황,“희망과꿈없이살아가는법”(260쪽)을새롭게배워야만하는절망적인상황속에서도어떻게든시를붙들려하지만번번이현실의벽에부딪힌다.시를향한마음이아무리간절하더라도,개인을내리누르는현실의무게가압도적이라면그마음은끝내좌절되고야마는걸까.속수무책의현실앞에서작가는무엇을할수있을까.도저히버려지지않는마음,끝내이루지못한꿈은어떻게되는걸까.『일곱해의마지막』은이러한물음을안고한명의시민이자작가로서어두운한시절을통과한끝에김연수가내놓은긴대답과도같은소설이다.

그래도꿈이있어우리의혹독한인생은간신히버틸만하지.이따금자작나무사이를거닐며내소박한꿈들을생각해.입김을불면하늘로날아갈것처럼작고가볍고하얀꿈들이지.
_『일곱해의마지막』,422쪽

◎시「강화에대하여」외6편
김연수작가가시인으로먼저등단했다는것은널리알려진사실이지만데뷔작「강화에대하여」를제외하고는좀처럼그의시를접하기어려웠던독자들에게이6편의시는특별한선물이될것이다.이번에처음으로공개하는6편의시는1993년부터1995년까지쓰인작품들로,한번도본적없던이십대시인으로서의김연수를만날수있게해준다.

◎산문「숲과더불어,거기오래머물길」외6편
팬데믹기간동안김연수작가가어느때보다자주향한곳은도서관이다.경주에위치한시립도서관부터청주에있는열린도서관까지,작가의천천한걸음을따라산책하듯걸어가면전국곳곳에자리한다양한도서관이우리를기다리고있다.고요함속에서열성적으로책을읽는사람들과서가에서우연히발견한책을통해사유를넓혀가는작가의모습은우리로하여금도서관이필요한까닭을,왜책을읽어야하는가에대한대답을자연스레깨닫게한다.

나무들사이에서서그들과함께어두워지며올려다보는저녁의빛은세상에지친마음을교정해준다.모든것이다끝난뒤에도우리에게남은게있음을지켜보는일.이것이저녁산책의기쁨이다.애당초기쁘게살고싶다,는아니었다.아무리번거롭고힘들더라도,또누구도알아주지않고심지어오해를한다해도기쁘게죽을수있도록살고싶다,는마음이거기있었다.
_「언젠가나도꿈꾼적이있는,해피엔딩」,4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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