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시간은 나와 함께 -문학동네 청소년 71

쉬는 시간은 나와 함께 -문학동네 청소년 71

$12.50
Description
“나는 쉬는 시간에 교실을 빠져나가는
나만의 법칙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는 못한 나
마음에 피어오른 작은 불꽃을 응시하는 여섯 편의 이야기

작은 마음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는 신현이 작가의 첫 소설집. 동화 『아름다운 것은 자꾸 생각나』로 제24회 한국가톨릭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하고, 차분해 보이지만 그 안에 작고 강렬한 불꽃을 품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발표하며 믿음직한 작가로 문단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신현이가 ‘처음’의 애틋한 마음을 가득 담아 선보이는 소설집이다. 둘도 없는 단짝에게 연인이 생겨 혼자가 되었다고 느낄 때, 영원할 줄 알았던 무리에서 튕겨져 나와 다시는 친구를 사귀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예기치 못하게 찾아온 혼란 속에서 ‘나만 너무 예민한가?’를 고민하다 끝내 자신만의 길을 찾아내는 청소년들의 이야기 여섯 편을 수록했다. 더 이상 어린아이는 아니지만 아직 어른은 아닌 불안의 시간을 통과하는 10대의 마음을 촘촘히 기록하여, 구석이 편한 아이들에게 햇살처럼 따스한 위안과 용기를 불어넣어 줄 책이다.
저자

신현이

저자:신현이
2012년동화「새아빠」로창비어린이신인문학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아름다운것은자꾸생각나』로제24회한국가톨릭문학상신인상을받았다.동화『저절로알게되는파랑』『저녁까지만거짓말하기로한날』등을썼고,청소년테마소설『성장의프리즘』『사랑의입자』『더이상도토리는없다』에공동저자로참여했다.

목차


이상한심부름7
칠게는너무많아33
훨씬더많은햇빛59
덜컹거리는존재87
내게도착한메시지는115
새와돌145
작가의말167

출판사 서평

★★★★★
“여리고섬세한청소년의마음을그려내는
작가의탁월함에감탄하지않을수가없다.”_황인찬(시인)

더이상어린아이가아니지만아직어른이되지는못한나
마음에피어오른작은불꽃을응시하는여섯편의이야기

작은마음을단하나도놓치지않는신현이작가의첫소설집.동화『아름다운것은자꾸생각나』로제24회한국가톨릭문학상신인상을수상하고,차분해보이지만그안에작고강렬한불꽃을품은아이들의이야기를발표하며믿음직한작가로문단에존재감을각인시킨신현이가‘처음’의애틋한마음을가득담아선보이는소설집이다.둘도없는단짝에게연인이생겨혼자가되었다고느낄때,영원할줄알았던무리에서튕겨져나와다시는친구를사귀지못할것같다는생각이들때,예기치못하게찾아온혼란속에서‘나만너무예민한가?’를고민하다끝내자신만의길을찾아내는청소년들의이야기여섯편을수록했다.더이상어린아이는아니지만아직어른은아닌불안의시간을통과하는10대의마음을촘촘히기록하여,구석이편한아이들에게햇살처럼따스한위안과용기를불어넣어줄책이다.

꿈결에들려오는말소리와달달한크림퍼프,
상상속칠게와덜컹거리는마음이
느리게흘러가는오늘의쉬는시간

교실과복도에는각기다른힘이작동하는것같았다.교실의힘이나를밀어내고있었다.한발가까이다가가면나는교실의힘에떠밀려서,멀리멀리떠밀려서,다시는돌아오지못하고영원히떠다닐것만같았다.나는까마득하게멀어보이는교실문을바라보았다.“그냥영원히들어가지말까?”(「칠게는너무많아」,42쪽)

참았던숨을내쉬며너도나도벌떡일어나는쉬는시간.활짝밝아지는교실에서그늘진마음으로움츠린아이들이있다.무리의기운에밀려난혼자들이다.이책은여러사정으로혼자인아이들의목소리를들려준다.아이들은때로예기치못하게혼자가된다.친구에게다른친구가생겨서,친구와사소한일로다투어서,친구를사귀는데실패해서,함께있지만친구의마음이다른곳에가있어서.혼자인시간은너무나느리게흐르며나를무겁게짓누른다.

무엇보다나의생각과친구의생각사이에존재하는거리를재어보는일은아픔으로다가온다.대범하지못한내가어린아이같아부끄럽기도하다가,이런나와는사뭇다르게어른스러워진다른아이의모습에흠칫하기도한다.그렇게불현듯고독을맞닥뜨린아이들은다른누구도아닌스스로와솔직히이야기를나누기로한다.취약해진마음을가만들여다보면그속에외로움만있지는않다.다정한친구를잃지않겠다는결심,내가바라는나에대한소망,다가올삶에대한기대가작지만분명하게빛을발하고있다.쉬는시간은아이의수만큼각기다른빛들이형형하는시간이다.

‘태어나서처음으로진짜혼자를경험하는것같았다.’
다정한마음을지키기위해끝내몸을일으킨아이들

창에는커튼이드리워져있었다.그너머어딘가에서삶이자신을기다리고있을것이었다.(「새와돌」,163쪽)

우정과사랑의무게를비교하며혼란한마음,더는동화같지않은현실의친구관계,언젠가는자립하여내삶을만나러가야한다는숙제와마주하며끊임없이분열하는10대의시간.신현이작가는이런마음이되었다가저런마음이되기도하는예각의시간을보채지않으면서,날마다분투하며자라는아이들을환히조명한다.그분투의끝이제자리로돌아오는것이라하더라도,“그러나괴로운건괴로운거다”(「이상한심부름」)라고말할수있을때까지,이런마음과저런마음이모두자기자신안에또렷이존재했음을서술하는방식으로구석의아이들을대변한다.

좋아하는친구와나란히앉았을때내눈꺼풀을통과하는햇살(「훨씬더많은햇빛」),조금어색해진친구의옆얼굴을밝히는은은한빛(「내게도착한메시지는」)의질감까지표현해내는작가의문장은마치지금내가주인공의순간을겪는듯깊은공감을불러일으킨다.기울어가던마음을다잡기위해끝내몸을일으키고한걸음정성스레내딛는아이들의이야기를읽고나면,그동안미처알아채지못했던내안의불꽃과내곁의다정함을발견해내는기쁨을선물처럼받아안을수있을것이다.

“이책은저의첫소설집입니다.쉬는시간을나홀로보내는이들이,쉬는시간을나와함께보내자며손을내미는이들이,이책과도함께해주었으면하는바람을갖습니다.”_작가의말

수록작품소개

쉬는시간,뒤에서누군가내말을했다.“세정이가불행한일을당했잖아.”단짝설희에게남자친구가생겼는데,그게불행한일이라고?처음에는어처구니가없었지만시간이흐를수록나는점점그아이말대로불행한아이가되어갔다.이불행을막을방법은단하나.「이상한심부름」

한상영과다툰이후로나는친구없이혼자다.상상속칠게와함께쉬는시간을때우는데,마찬가지로혼자인최계성이앞에나타났다.그러나최계성과도다투어버렸다.이러다영원히친구를사귀지못하면어쩌지?커다란집게발이내마음을콱깨문것같았다.「칠게는너무많아」

오래지않아나와서령이살고있는빌라가철거된다.우리는언제나소망빌라뒤편벤치에서만났다.서령이이야기를시작하면,나는서령의이야기에빠져들었다.서령은이야기에정성을들였다.내가잘들어주어야만이야기가생명을얻기라도하는것처럼.곧사라질것들이환한빛가운데있었다.「훨씬더많은햇빛」

장은하가내자리로올때마다j는휘파람을불었다.j의휘파람이,j의웃음이표창처럼날아와꽂혔다.나는j에게서벗어나기위해황룡도서관으로달렸다.도서관에있는모든책들이나를위해있는것같았다.나는왜도망치는가?나는왜j가무서운가?j는…어떤아이인가?「덜컹거리는존재」

어릴때친하게지냈던진명과같은학원을다니기로했다.오랜만에만난우리사이는어쩐지조금어색하다.둘이서함께한어린시절에대해내기억과진명의기억이달라서일까?처음으로엄마없는빈집에서혼자자게된날,비밀스러운메시지가나에게도착한다.「내게도착한메시지는」

상희와한림이다니던회사의사정이어려워졌다.마지막야유회에서둘은돌밭에앉아짧은대화를나누고헤어진다.한림은상희를보면보호해주고싶은마음이들었고,상희는그런한림을좋아했다.누군가를위해무언가를해주어야한다는마음,그너머에서삶이그들을기다리고있었다.「새와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