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티컬 포인트 : 문학, 비평, 이론, 계간 『문학동네』 30주년 기념 비평 앤솔러지
저자

인아영,이소,윤원화,김경태,오은교,한영인,조선정,정민우,김건형,진태원,강

저자:인아영
1990년서울에서태어났다.서울대학교인류학과·미학과를졸업했고,같은대학교국어국문학과대학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2018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비평활동을시작했다.2019년부터계간『문학동네』편집위원으로일하고있다.

저자:이소
문학평론가.『문학과사회』편집동인.2020년경향신문신춘문예를통해평론을발표하기시작했다.

저자:윤원화
시각문화연구자,비평가,번역가.저서로『1002번째밤―2010년대서울의미술들』『문서는시간을재/생산할수있는가』『그림창문거울―미술전시장의사진들』『껍질이야기,또는미술의불완전함에관하여』등,역서로『광학적미디어:1999년베를린강의―예술,기술,전쟁』『기록시스템1800·1900』『포기한작업으로부터』『사이클로노피디아―작자미상의자료들을엮음』등이있다.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2018에서<부드러운지점들>을공동제작했고,부산비엔날레2022온라인저널‘땅이출렁일때’를기획편집했다.

저자:김경태
연세대매체와예술연구소연구원.중앙대첨단영상대학원영상예술학과박사과정졸업.

저자:오은교
문학평론가.『문학동네』편집위원.2018년문학동네신인상을수상하며평론을발표하기시작했다.

저자:한영인
1984년경남진해에서태어났다.직업군인인아버지를따라가평,용인,의정부,연천등을옮겨다니며성장했다.연세대에서정치외교학을전공했고,동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1970년대‘창작과비평’민족문학론연구」로석사학위를받았다.2014년『자음과모음』에첫평론을발표했고현재『창작과비평』편집위원으로활동중이다.공저로『이편지는제주도로가는데,저는못가는군요』가있다.

저자:조선정
서울대영문학과교수.저서로『제인오스틴의여성적글쓰기』『페미니즘:차이와사이』(공저),『여성주의고전을읽는다』(공저),역서로『오만과편견』『노생거사원』등이있다.

저자:정민우
사회학자/퀴어연구자.로욜라시카고대학사회학과조교수.저서로『자기만의방』이있다.

저자:김건형
문학평론가.『문학동네』편집위원.2018년문학동네신인상을수상하며평론을발표하기시작했다.평론집『우리는사랑을발명한다』가있다.

저자:진태원
성공회대학교민주자료관연구교수,『황해문화』편집주간.연세대학교및동대학원철학과를졸업하고,서울대학교대학원철학과에서스피노자에대한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스피노자철학을비롯한서양근대철학을연구하고있고,현대프랑스철학과정치철학,한국민주주의론에대해서도깊은관심을갖고공부하고있다.저서로『을의민주주의』,『알튀세르효과』(편저),『스피노자의귀환』(공편),『포퓰리즘과민주주의』(편저),『애도의애도를위하여』등이있으며,『법의힘』,『마르크스의유령들』,『우리,유럽의시민들?』,『정치체에대한권리』,『폭력과시민다움』,『헤겔또는스피노자』,『불화:정치와철학』,『쟁론』,『알튀세르의정치철학강의』,『공산주의라는이념』(공역)등을옮겼다.

저자:강지희
1986년서울에서태어났다.이화여자대학교국어국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계간《문학동네》편집위원이며한신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2008년《조선일보》신춘문예평론부문으로등단하여평론활동을시작했다.평론집『파토스의그림자』를출간했다.

저자:임태훈
문학평론가.성균관대국문학과조교수.인문학협동조합총괄이사.『문화/과학』편집위원.저서로『검색되지않을자유』『우애의미디올로지』,공저로『SF프리즘』『블레이드러너깊이읽기』『기계비평들』『한국테크노컬처연대기』『시민을위한테크놀로지가이드』가있다.

목차


책머리에

1부글쓰기시스템과비판의메커니즘
비평과사랑―포스트비평과동시대한국문학비평의논점들|인아영
비평의몰락을한탄하지않는방법|이소
글쓰기를위한시스템설계―『사이클로노피디아』,또는현재의기록시스템을재정의하기|윤원화

2부독자성과일인칭‘나’의서사실험
수치심의글쓰기와퀴어의사랑/윤리|김경태
벽장의문학과사생활의자유―소수자시민가시화의욕망을둘러싼한쟁점|오은교
자아생산장치로서의에세이|한영인

3부몸의이론과퀴어정치미학
비평하는몸|조선정
불가능한퀴어이론|정민우
가족도미래도없이친밀하게―돌봄의생명정치와난잡한친밀성들|김건형

4부비인간,동물,공생자이론
인류세와민주주의|진태원
구멍뚫린신체와세계의비밀―신유물론과길항하는소설독해|강지희
‘기후소설(Cli-fi)’을어떻게읽고쓸것인가?|임태훈

출판사 서평


“문학과비평이‘삶의기예’임을믿고자하는분들과함께하고싶다.”
동시대비평과이론의가장전위적이고특별한성취

계간『문학동네』30주년을기념하여비평앤솔러지『크리티컬포인트―문학,비평,이론』을펴낸다.1994년창간되어2019년100호를기준으로혁신호를발행한계간『문학동네』는2024년겨울호를펴내며30주년을맞이하게되었다.“그어떤권위에도구속되지않는문학의자유로움을위해,어떤편견도없는열린문학을위해(…)최대한으로긴장하겠”(서영채)음을약속했던10주년,“세월호이전으로돌아가지않기위해세월호이후한국문학이가야할길”을타진하며“앞으로의이십년을세월호사건과같이또다시출발하겠다고다짐”(류보선)했던20주년,그리고이번30주년을맞아“우리가문학으로연결될수있다는믿음.그믿음으로앞으로도독자분들과함께하며”(인아영)새로운지도를그려나가기를계간『문학동네』는약속하고또희망한다.
다양한시와소설그리고내실있는대담을싣는것은물론계간『문학동네』는한국문학장에참신한에너지를불어넣고값있는담론을만들어내는비평과이론의장역할또한충실히수행해왔다.그중혁신과변화를꾀하며더욱가열한행보를이어온100호이후에발표된비평과이론중12편을엄선하여『크리티컬포인트』로엮었다.지난오년은팬데믹과기후위기,문학장을비롯한예술장내부의여러사건을겪으며그어느때보다활기찬담론이전개되었기에,그변화의경로와매듭들을살피는작업이유의미하리란판단하에,오늘날인문·사회담론의지형을살필수있는작은가이드북을마련했다.동시대문학/시대와끈질기게대화하는,바꿔말해비평가가제각기사랑하는방식들을통해,독자들은비로소연결되는비평의몸과점묘화처럼서서히드러나는비평의얼굴을아쉬움없이만나볼수있을것이다.이책이오늘날한국사회에서개진되는비평을고찰하고이해하는자리인동시에다양한이야기가은성할수있는하나의통로가되기를바란다.

이책에실린글들은제각기낡고고루한사유에저항한흔적이다.지난삼십년간문학계의다양한흐름속에서계간『문학동네』가치열한이론적분투와비평적갱신을위한시도를꾸준히해왔음을상기하며,동시대비평과이론의가장전위적이고특별한성취들을이곳에모았다.한권으로엮였으나깊이들여다보면서로경합하는글도있고,다른현상을다루면서도뜻밖의에움길에서마주치는글도있다.그마름질되지않는이질성의파열과마찰을모두기꺼이드러내겠다는데에이책의야심이있다._오은교,「책머리에」에서

“그들의○○이참담히도불가능해지는시점으로부터우리의○○이시작된다.”
문학이,비평이,이론이

『크리티컬포인트―문학,비평,이론』은총4부12편의글로구성되었다.
1부의주제는‘글쓰기시스템과비판의메커니즘’이다.이책을여는첫글인인아영의「비평과사랑」은상반된진단을불러일으키는우리시대의비판적글쓰기의문제적상황을분석하며,“비판을행위자들의구체적인실천이아니라주어진(주어지지못한)구조적인전제로이해”(28쪽)하기때문에문학비평또한언제나작품에대한야박하거나과장된평가표에국한되었다고진단한다.이에저자는이념과담론과체험이교차하는그어떤것으로도환원되지않는‘행위자성의중간지대’를마련할필요가있음을역설한다.이소의「비평의몰락을한탄하지않는방법」은그어떤비평이론조차도상품이되는‘포스트크리티시즘’이라는시대의난제를돌파하려는시도를선보인다.저자는대상과재현간의관계를통해생성되는주체의자리를‘거리-몰입’과‘정지-운동’의사분면으로펼쳐보이며비평사를네결절지점으로고찰한다.전통적비판이론의한정적인모순을포함하면서도그것을새롭게재구성할수있는사유의힘이남아있는한,“‘비판-이후’는없”(68쪽)을것이다.윤원화의「글쓰기를위한시스템설계」는글쓰기의지평을‘매체’라는틀로파악하는글이다.창작의가능성을매체의발전에후행하는‘기록시스템’으로파악하는저자는레자네가레스타니의소설『사이클로노피디아』의증례를통해2000년대식저자성을묻는다.석유를채굴하고운송하고거래하는화석연료의흐름을둘러싼끝없는전쟁의장이오늘날의글쓰기판이다.“잉크처럼검은기름”(77쪽)에잠긴채역구성되고“역사는종결되지않고변주”(89쪽)되어“저자는언제나느린재생과재구성의장소로기능”(91쪽)할것이다.
2부의주제는‘독자성과일인칭‘나’의서사실험’으로오토픽션장르를비롯한일인칭서사와출판시장의에세이화경향을고찰한다.김경태의「수치심의글쓰기와퀴어의사랑/윤리」는“게이주체성의가장고유한정조는수치심”(101쪽)이라는관점하에,낙인찍힌성애경험을밀도있게드러낸김봉곤의작품들을읽어내는글이다.저자는그의작품과일련의사건을경유하여,지난삶의실패를부축하며계속되는‘뒤처진미래’,타인과의관계를통해서만열리는‘사회적자유’라는개념을제시한다.오은교의「벽장의문학과사생활의자유」는낙인찍힌섹슈얼리티표현을중심으로벌어지는예술작품에관한다양한논란들이자유주의적안보레짐과사생활주의의한작동임을밝힌다.성적실천이드러났다는이유로비난받는타인의삶은결단코정치적자원이되어서는안된다거나글쓰기의자유에는한계가있다는원론과수세를넘어서는일이필요함을저자는재삼강조한다.“궁극적으로우리가바라는것은‘사생활보호’가아니라‘사생활자유’이기때문이다.”(134쪽)한영인의「자아생산장치로서의에세이」는정교하고엄밀한형식을갖춘시문학에비해언제나낮은위상으로취급받아온에세이장르의역전이이루어지는오늘날의문학시장에대한정치경제학적분석을표방한다.저자는“형식에대한반감과투명하고명료한전달에대한욕망을드러내는”에세이가“오늘날소설의생산과독법에도일정한영향을미치고있지”(165쪽)는않은지질문하고,나아가일상낱낱의자원화를부추기는작금의압력속에서새로이창발가능한‘형식’을암중모색해본다.

사랑하면왜각이생기나.매순간새롭게쓰이는문학을읽는체험은애초에알고있던우리의정체성과욕망을재확인하는데그칠수없도록,그것을다른각도에서낯설게느끼고의심하고성찰하도록,지금까지의우리와는다르게사고하고행동하고존재하도록만든다.인간이수십수백년동안물어왔던문제를계속묻게하고,한순간만족하더라도이내새로운답을요구하며,매번다른각도로스스로와세상을이해하게한다.그리하여어떠한사랑도대상과자기동일적으로환원되지않게한다.사랑하면각이생긴다.그것이비평가가사랑하는방식이다._인아영,「비평과사랑―포스트비평과동시대한국문학비평의논점들」(45쪽)

3부의주제는‘몸의이론과퀴어정치미학’이다.조선정의「비평하는몸」은페미니즘과푸코의통찰을그배경으로,1990년대미국에서폭발한‘퀴어이론’이근대성비판이론이자주체담론으로변화를거듭한비평사를톺는다.저자는“‘포스트퀴어(postqueer)’를상상하더라도그것은새롭다기보다는관습적”이며“퀴어‘이후’가도래하더라도예측할수있는방식은아닐것”이라고말한다.“시작,끝,이후를잇는선이란결국몸이지나가면서차이를통해생겨나는것”이기에,“몸이무엇을할수있는지우리는다알지못한다.”(194쪽)정민우의「불가능한퀴어이론」은북반구의학술적기획이자구매력있는시장의상품이된오늘날글로벌비판이론의처소를직시하게만든다.유수하게잘배운‘거기의그들’이말하고쓰면,빈곤하고벙벙한‘여기의나머지’가받아적고옮기는제국주의적구조의강화.그러나학계의공고한엘리트주의나위선마저도없었다면,오늘날광범위한독자군을확보한이퀴어이론의번영은가능할수도없었다는통찰은뼈아프다.김건형의「가족도미래도없이친밀하게」는근대의야만성을극복하려는시도로서의‘돌봄’이새로운주체의운영윤리로제안되는오늘날한국사회를반영하는작품들을분석한다.저자는안온한돌봄의커먼스를비트는난잡한퀴어장례식의섹슈얼리티와글로벌케이팝팬덤에내재된파괴적자기발견과불온한환대의정동을면밀히살피며,청년들의불안정한연대와그안에서불현듯생동하는미약한자기배려의계기를발견해낸다.
4부의주제는‘비인간,동물,공생자이론’으로기후위기시대에가장긴요한비판이론으로부상한신유물론의경향을탐색한다.진태원의「인류세와민주주의」는‘논란을본질로하는개념’이라할법한인류세이론의정치적지형을개괄하고,이‘인류세’라는개념이인종,계급,젠더의적대를가로질러실현될수밖에없는근대적계몽주의마스터플롯과어떻게절합되는지,궁극적으로는더이상거주가불가능한것으로선언되는이지구위의생명이구체적으로어떤일상을행하고당해야하는지를뜨겁게묻고대답한다.강지희의「구멍뚫린신체와세계의비밀」은‘코로나19’라는전대미문의치명적바이러스를친족으로삼게된오늘날,해당바이러스를비롯하여다양한이질적종과행위자들의지위와가치가어떻게문학적재현을통해설득력을얻는지를살펴보는글이다.“끝내인간에게동화되지않는건조하지만활기넘치는사물성을발견”하는저자의면밀한읽기앞에서“개인의깊이나비밀을담보하는내면성을읽어내는일은”(329쪽)더이상이전만큼중요하지않게체감된다.이책의마지막을장식하는임태훈의「‘기후소설(Cli-fi)’을어떻게읽고쓸것인가?」는‘기후소설’이라는비교적새로운문학장르의역사적성취를탐문하는글이다.이상기후현상의두드러진발생과함께절멸의공포가고조되는상황이지만,소설자체가근대적자본주의의산물인바,어떻게“십억년의철학이나문학이가능할까?”(340쪽)저자는재난의인과를따르는인간영웅의도래를복창하는기존의내러티브가더이상유효하지않기에,“생태적상상력을불러일으킬시적언어의창안은필수적”(348쪽)이라고힘주어말한다.

비평가는감춰진진실을강박적으로복원하는사람이아니라점사이를연결하거나건너뛰고가로지르며의미의지도를만드는사람일수있고,거기서더나아가아예길을잃고알수없는곳을끝없이헤매는사람인지도모른다.(…)그런맥락에서,퀴어비평가는비평의대상을찾아경계를허물고가로질러가는주권자가아니라차라리허물어짐과가로지름을당하는몸을경험하는사람일지도모른다.거기서부터쓰여진것못지않게쓰여질뻔한것이나차마쓰여지지못했을것을길어올려“모든의미가똑같아지지않는곳”(이브세즈윅)으로흘려보냄으로써동어반복이아닌차이를만들어내는,자기로회귀하지않으며자기바깥에존재하는사람._조선정,「비평하는몸」(18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