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뚫기

어둠 뚫기

$16.80
Description
심사위원의 열띤 지지를 이끌어낸
제3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작!
지난해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으로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제30회 문학동네소설상을 수상작을 선보인다. 1994년 ‘우리의 복잡한 현실을 끌어안고 그 속의 깊은 이야기들을 형상화하는 장편소설’을 발굴하기 위해 시작된 문학동네소설상이 제30회를 맞이하는 뜻깊은 해에 수상작으로 결정된 작품은 바로 박선우 작가의 『어둠 뚫기』이다. 『어둠 뚫기』는 심사 과정 내내 뜨거운 논의의 대상이었다. 심사 초반부터 “본심에서 내가 지지했던 단 한 편의 작품”(소설가 정한아)이라는 강력한 지지를 받았고, 치열한 논쟁이 이어진 끝에 “진심에서 우러나온 글쓰기에 대한 사랑이 바로 글쓰기의 능력이라는 누군가의 말이 어울리는 작품”(소설가 한은형)이라는 심사위원들의 기꺼운 동의와 함께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당선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이 소설의 작가가 2018년 『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한 박선우임을 확인한 후 심사위원들은 다시 한번 열띤 축하를 보냈다. 박선우 작가는 그간 소설집 『우리는 같은 곳에서』(자음과모음, 2020)와 『햇빛 기다리기』(문학동네, 2022)를 통해 다채로운 사랑의 형태를 단정한 문장으로 형상화하며 차근히 문학세계를 다져왔다. 『어둠 뚫기』는 『햇빛 기다리기』에 수록된 단편 「겨울의 끝」을 확장한 장편소설이다. 「겨울의 끝」은 삼십대 남성 인물이 삶에서 겪는 여러 부침과 더불어 엄마와의 끈끈한 애증 관계 등을 은근한 온도의 문장들로 펼쳐내는 소설이다. 박선우는 여기에 사랑과 관계에 대한 더욱 깊이 있는 에피소드들을 더하고, 우리 삶의 본질적인 질문, 즉 괴롭고 힘든 삶의 돌부리들에 끝없이 걸려 넘어지면서도 우리는 왜 계속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더욱 심화시킨 끝에 『어둠 뚫기』를 완성해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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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선우

저자:박선우
2018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소설집『우리는같은곳에서』『햇빛기다리기』가있다.
수상:2024년문학동네소설상,2018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

목차


1껍질깎기_009
2망명_049
3위안에관하여_095
4남자들_129
5마,마마_163
0_215

심사평_223
수상작가인터뷰│오혜진(문학평론가)_239
수상소감_251

출판사 서평

심사위원의열띤지지를이끌어낸
제30회문학동네소설상수상작!

지난해한국인최초노벨문학상수상소식으로한국문학에대한관심이어느때보다높아진지금,제30회문학동네소설상을수상작을선보인다.1994년‘우리의복잡한현실을끌어안고그속의깊은이야기들을형상화하는장편소설’을발굴하기위해시작된문학동네소설상이제30회를맞이하는뜻깊은해에수상작으로결정된작품은바로박선우작가의『어둠뚫기』이다.『어둠뚫기』는심사과정내내뜨거운논의의대상이었다.심사초반부터“본심에서내가지지했던단한편의작품”(소설가정한아)이라는강력한지지를받았고,치열한논쟁이이어진끝에“진심에서우러나온글쓰기에대한사랑이바로글쓰기의능력이라는누군가의말이어울리는작품”(소설가한은형)이라는심사위원들의기꺼운동의와함께당선작으로선정되었다.당선을통보하는과정에서이소설의작가가2018년『자음과모음』신인문학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한박선우임을확인한후심사위원들은다시한번열띤축하를보냈다.박선우작가는그간소설집『우리는같은곳에서』(자음과모음,2020)와『햇빛기다리기』(문학동네,2022)를통해다채로운사랑의형태를단정한문장으로형상화하며차근히문학세계를다져왔다.『어둠뚫기』는『햇빛기다리기』에수록된단편「겨울의끝」을확장한장편소설이다.「겨울의끝」은삼십대남성인물이삶에서겪는여러부침과더불어엄마와의끈끈한애증관계등을은근한온도의문장들로펼쳐내는소설이다.박선우는여기에사랑과관계에대한더욱깊이있는에피소드들을더하고,우리삶의본질적인질문,즉괴롭고힘든삶의돌부리들에끝없이걸려넘어지면서도우리는왜계속살아가야하는지에대한질문을더욱심화시킨끝에『어둠뚫기』를완성해냈다.

반복되는체념과무력감이얽히는평범한일상에서
‘읽고쓰는일’을통해비로소감각하게되는내밀한공명

『어둠뚫기』는삼십대남성‘나’가살면서겪은여러에피소드들이마치패치워크처럼서로맞물리며뻗어나가는소설이다.‘나’라는거대한조각을이루는여러요소중하나는직장인이라는점이다.‘나’는매일아침여섯시반에일어나회사로향하는출판사편집자이다.뭇직장인들이그렇듯‘나’는야근과주말근무를반복하며피로한날들을보내고있다.하지만때때로직장에서실망과무력감을느끼면서도,집에돌아오면졸도하듯잠들면서도업계를떠나거나이직할마음을먹지는않는다.첫직장이었던증권사에서더최악의경험들을했기때문이다.‘나’는그곳에서성별이남자라는이유만으로퇴근후남자직원들끼리모여술을마시는자리에끌려갔었고,성적인농담과희롱이난무하는시간을견뎌야했다.다음날같은부서의여직원들에게둘러싸여‘대체그런자리가왜존재하는지’에대해추궁당하면서‘나’는생각한다.이런일이비단회사에서만일어난것이아니었다는사실을.‘나’는중고등학교와대학교,군대와회사에서모두‘남자답지않다’는이유로조롱의대상이되었었다.여성을대상으로성적인농담을하지않아서,노래방도우미들과놀지않아서‘나’는남자들에게늘무시당해왔다.그리고그런일들은동성애자인‘나’로하여금자신의정체성에대해깊이고민하게만든다.‘나’는스스로에게“내가남자야?”(43쪽)라고질문하고“정말이지내가그들과같은종속이라느낀적이살면서단한순간도없었다”(같은쪽)고대답한다.그러나‘나’는생물학적으로남자이기에어느집단에도제대로속하지못한다.
그런‘나’가자신이게이라는사실을조금씩받아들일수있게된건“예술대학원에진학하여소설을쓰기시작하면서,동성애자가주인공으로등장하는작품을발표하기시작하면서”(93쪽)다.하지만소설을쓰는일도직장생활과마찬가지로마음대로되지않는다.‘나’는작가이기전에편집자이기에,출판계가어떻게돌아가는지를너무나도잘알고있다.출판계사람들이작가가“추구하는미학이랄지고유의문학성을아낌없이지지해주”(88쪽)지않는다는것도,판매가부진하면다음책출간이어렵다는것도말이다.그럼에도‘나’는쓰는일에대한애정을거두지않는다.글을쓰는것은“자신을쓰는일”이고“자신을쓰기위하여타인을경험하고감득하는일”(106쪽)이라고생각하기때문이다.그런점에서‘나’가한아카데미에서소설창작수업을담당하면서경험한일은‘읽고쓰는일’이어떻게우리를결속시켜주는지를인상적으로보여준다.‘나’는수강자들에게각자가가진‘작은비밀’에대해쓰는과제를낸다.수강자들이한명한명자신의글을읽어내려가는순간,‘나’는글을쓰는사람과읽는사람사이에서발생하는“내밀한공명”(109쪽)을감각한다.수업이끝나고‘나’와수강생들은두번다시만나지않지만,그럼에도서로가글을통해잠시나마연결되었었다는것을깊이체감한다.

“만약에신이있다면,
그래서나와엄마둘중에서한사람이라도
온전히이해할수있는기회를준다면,
나는엄마를이해해보고싶었다.”

단단한바늘땀을풀어가늘고헐겁게시침질하듯이
나를하나씩잃어가며비로소새롭게나와타인을만나는경험

‘나’의삶을구성하는또하나의큰축이있다면,그건삼십칠년간한집에서함께살아온엄마와의관계이다.일평생을함께살아왔음에도‘나’는엄마를도저히이해할수가없다.물론엄마와함께한세월에힘입어가끔엄마를이해했다고느껴지는순간들이찾아오기도한다.“알겠어,그래,뭔지다알겠다고,아마도이런저런이유때문이겠지,맞아,분명해,바로그런걸거야”(13쪽)하며고개를끄덕일때도있지만,엄마는늘‘나’의이해를배반하고“제멋대로에철면피에안하무인에불가해”(같은쪽)한영역으로홀연히떠나버린다.그렇게오랜시간을함께지내왔음에도‘나’는왜엄마를이해할수없는걸까?단순하게말하면엄마도‘나’를이해해주지않기때문일지도모른다.‘나’는엄마에게두번이나커밍아웃했지만철저하게외면당했고,‘나’가우울증을앓고있다는사실을알면서도엄마는“우울증이무슨감수성과잉이나의지박약,철딱서니없는응석인것처럼”(174쪽)비난하기도하며‘나’가소설쓰기의어려움을토로해도“그러게누가소설같은거쓰래?다너좋자고하는일이잖아”(98쪽)라며‘나’의고민을일축해버린다.
그럼에도‘나’는엄마와자신의교집합을찾기위해끝없이노력한다.그리고그러다보면아주가끔은엄마역시‘나’에게화답해오는순간이찾아온다.“왜살아야하는지모르겠”(206쪽)다는‘나’의푸념에엄마가삶을포기하려했던순간을털어놓는장면은‘나’와엄마의거리가불현듯좁혀지며뭉클함을자아낸다.‘나’와형이어렸던시절,홀로생계를꾸려야했던엄마는연탄을이용해다함께목숨을끊으려한적이있었다.하지만어린‘나’가자꾸잠에들지않고보채는바람에엄마는‘나’를어르고달래다가깜빡잠들고만다.그리고아침이밝아눈을떴을때화들짝놀라‘나’와형의코밑에손가락을대본다.그때엄마가느낀숨은아주뜨거웠다.엄마는그숨때문에계속살기로마음먹는다.이런이야기를털어놓으며엄마는말한다.“그러니까살아,이놈아.”(208쪽)‘나’가정말로원했던것은엄마를완벽히이해하기보다도그런뜨거운숨결을느낀순간을공유하는게아니었을까.‘나’는엄마와자신이“어떻게해도서로끼워맞출수없는”“전혀다른모양의퍼즐조각이나마찬가지”임을인정하고“있는그대로의엄마와함께살아가는연습”(191쪽)을시작해야겠다고마음먹는다.엄마를온전히이해하는것이불가능함을받아들임으로써역설적으로엄마의삶에도절대로바뀔수없는,정해진모양이있음을이해하게된것이다.이역설적인이해를마주한순간,‘나’는“너무나도한심하여헛웃음이나올”(같은쪽)것같은감정을느끼며도무지엄마를이해할수없음에도엄마를사랑한다고생각한다.
말하자면『어둠뚫기』는자신을둘러싼어둠을진솔한말투로한겹씩벗겨내며“속는셈치고하루만,오늘하루만더”(221쪽)살아가는이야기이다.‘나’는“왜살아야할까”(13쪽)라는질문을일상적으로던지는,얼핏보면삶에대한냉소적인태도를가진듯한인물이지만동시에“뭔가를실감하는일이나를살아있게만드는것같았다”(213쪽)고말하며삶과사랑에대한애정을결코포기하지않는다.“어떤화려한미학도한인간의내면에대한진지하고깊은탐색만큼감동적일수없으며,가장치열한모험은형식이아닌인간의본질그자체에대한것”(소설가김홍)이라는심사평을상기시키는면모이다.한치앞이보이지않는암흑속에서도작은희망을발견하고,그에대한믿음을거두지않는것.그것이바로작가박선우가어둠을뚫어나가며소설을써내려가는단하나의비결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