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정원 (이안리 장편소설)

각자의 정원 (이안리 장편소설)

$16.50
Description
뒷산으로, 언덕으로, 나무숲으로,
우리를 이끄는 소년의 설레는 첫 발자국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이 당선되며 작가로 첫 발을 내디딘 이안리의 첫번째 장편소설을 문학동네에서 펴낸다. 등단작 「플렉시테리언」은 동물 구조센터에서 보조로 일을 하는 인물이 동물의 안락사와 방사 사이에서 고민하며 윤리적인 모순에 시달리는 상황을 그려낸 소설로, 이안리는 “현대사회에 잠재해 있는 구조적 폭력성을 섬세하게 포착해 이야기에 질서를 부여하는 기량을 갖”(심사위원 은희경, 최수철)추고 있다는 평을 받으며 자신의 인상적인 시작을 알렸다. 최근 한국소설의 흐름과 달리,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보다 집중하는 이안리의 관심은 이번 장편에 이르러 본격화된다. 이는 이안리의 작품이 한국소설의 스펙트럼을 한 뼘 더 넓혀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자의 정원』에는 자연의 힘을 아주 가까이에서 느끼며 살아가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 힘은 어느 때는 아름답고 평화로우며, 어느 때는 두렵고 거대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힘은 자연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안리는 출간을 앞두고 편집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연의 개발과 보호 같은 인간 중심적인 관점이 아니라 다른 관점에서 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번 장편의 주인공이 아홉 살의 어린아이인 것은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이안리는 자연을 제대로 감각한 적 없는 “어린아이가 야생의 땅을 어떻게 느낄지”, 그리고 자연을 접한 뒤에 자신의 문제를 대하는 관점이 어떻게 변할지에 초점을 맞춘다. 그렇다면 이안리가 그려내는 어린아이와 자연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어린아이는 자연과 접촉하며 어떻게 성장해나갈까. 주인공인 재이와 함께 수풀이 우거진 정원 속으로 들어가보자.
저자

이안리

2022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중편소설「플렉시테리언」이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목차

1부포크들_007
2부수달_025
3부못_115
4부각자의영원_225

작가의말_245

출판사 서평

소설가구병모,백온유추천!

영원을품은거대한자연,그속에는무엇이있을까
비밀을품은사춘기의시간,그다음에는무엇이올까
어린아이의시선으로그려내는한여름의자연-성장탐사기

재이는엄마,형과함께타운하우스에살고있다.평소에는옆집에사는동갑내기친구인율리와뒷마당에서자주어울려놀았지만아홉살여름방학을맞이한재이의관심사는다른곳에쏠려있다.바로타운하우스와맞닿아있는그린벨트숲이다.그린벨트숲은요즘타운하우스어른들의관심사이기도하다.그린벨트가해제되고아파트단지가들어올수도있다는소식때문에,타운하우스어른들은이문제를두고찬성파와반대파로나뉘어목소리를높이고있다.개발반대파의희망은바로수달이다.그린벨트숲이천연기념물인수달의서식지라는것이밝혀지면개발을할수없기때문이다.그런이유로개발을반대하는어른들은삼삼오오짝을지어수달의흔적을찾기위해그린벨트숲에들어가곤한다.재이는이어른들을따라처음숲에발을들인다.그리고하늘높은줄모르고뻗어오른나무들과수천갈래로흐르는물길,부드러운풀들과송사리떼에마음을사로잡힌다.혹시수달을만날수있지않을까하는기대감과함께.
개발찬성파는개발이이루어지면생길이득들,대단지아파트와함께들어설상가나새로깔릴도로에주목하고,개발반대파는자연을곁에두고살아가는자신들의삶에더관심이있다.이둘은서로다른입장을가지고있지만한가지공통점이있다.바로인간의이익이이들의최대관심사라는것이다.소설은이런인간적인이해관계로부터벗어나어떤입장에도속하지않은재이의눈으로그린벨트숲을섬세하게살핀다.재이는태어나서처음으로마주하는거대한자연이가진신비에감탄하며인간의이익과는무관하게자연을탐구해간다.숲속에사는동물들,언덕너머에사는사람들을만나며자연을조금알것같다고생각하는순간,자연은모습을바꾸고낯선얼굴을드러낸다.재이는사나운들개들과마주하기도,어두운밤의자연이주는스산함에몸을떨기도하지만도망치지않고용기있게자신만의탐색을이어나간다.

“자연에는원래이상한일이많거든
그걸다이해할수는없지”

재이에게는숲말고도다른관심사가하나더있다.바로엄마와형이다.엄마는자신이돌봐주지않아도재이가혼자서잘생활하기를바라며자기계발서를읽게하고요리를가르친다.재이는엄마에게가르침보다는사랑을받고싶어하지만엄마는사춘기인형을챙기느라재이에게충분한관심을주지않는다.재이는그이유를누구보다잘알고있다.재이의가족들은뜻하지않은상황에서갑자기포크로변신하기때문이다.포크가되는건엄마집안에대대로내려온유전이다.엄마의집안사람들은사춘기를지나면어느순간포크로변했다가원래대로돌아오는데,그건“재채기같은”(68쪽)일이어서막을수도없고미리예측할수도없다.그렇기때문에엄마는자신과재이의형이포크가되어영영돌아오지못하더라도아직어린재이가홀로살아갈수있도록독립적인아이로키우려한다.
『각자의정원』의특별한점은인물들이포크로변하는독특한설정을통해그것이우리의일상과어떻게닮아있는지를일깨운다는것이다.포크가된다는건“빛도,웃음도,냄새도,맛도,소리도”(219쪽)없는자신만의공간에갇히는일이다.재이가포크로변한엄마에게할수있는일은,“언제나작은날붙이안에가꾸어진엄마의정원을궁금해”(242쪽)하는것뿐이다.그런데이는포크뿐아니라사람에대해서도동일하게적용할수있다.우리는아무리사랑하는사람이라고해도그사람의모든면을알수는없다.포크가되는것과비슷하게,우리모두에게는그누구도들어올수없는,각자의영역이있기때문이다.그리고재이처럼그풍경을언제나상상하고궁금해하는일이바로사랑이아닐까.
그렇다면『각자의정원』은자신만의사랑을일구어나가는한아이의성장담이라고할수있는것이다.자연을아끼는일과타인을사랑하는일에는닮은구석이있다.바로상대를온전히이해하거나소유하는일이불가능하다는것이다.소설속에서재이는여름내내산과들에서수시로모습을바꾸는자연을감각하며사람의마음역시그모양과표현방식이정해져있지않음을배운다.자신의가족을영영이해할수없으며그들의마음을정확히아는일은불가능하다는사실을깨닫는다.하지만그럼에도엄마와형을사랑하기로용기낸다.그리고자신만이가진세계를소중히가꾸어가는방법을배운다.재이는숲에서어떤시간을보냈길래이토록큰용기를얻을수있었던걸까?재이의힘찬발걸음을따라재이가정성껏가꾼정원으로한발짝내디뎌보자.그어느때보다청량하고푸릇한풍경이당신의눈앞에펼쳐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