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집에서

꿈의 집에서

$18.00
Description
“나는 침묵에 대고 말한다.
거대한 크레바스에 내 이야기라는 돌을 던지고,
그 작은 울림으로 빈 공간을 측정한다.”
장르를 넘나드는 대담함과 들끓는 생동감으로
아카이브의 빈 곳을 울리는
퀴어 관계 내 폭력에 대한 가장 독창적인 회고록

대범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언어로 여성의 몸과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집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을 통해 문단에 반향을 일으킨 작가 카먼 마리아 마차도가 퀴어 관계의 면면을 정직하게 해부하는 회고록 『꿈의 집에서』로 돌아왔다. “퀴어 역사상 새로운 고전의 탄생”이라는 평을 들은 이 작품은 람다문학상 LGBTQ 논픽션 부문을 수상하고 〈뉴요커〉 〈타임〉 〈뉴욕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꿈의 집에서』는 마차도가 폭력적인 동성 연인과의 유독한 관계를 지나오며 겪은 심리적 학대와 회복의 시간을 그려낸 생생한 기록이며 퀴어 관계 내 폭력이 지금껏 충분히 아카이브에서 다뤄지지 않았음을 고발하는 외침이다. 퀴어 관계 내 정서적 학대, 특히 집안에서 벌어지는 가정 폭력은 여러 이유로 사회적, 학술적 논의에서 배제되곤 했다. “고통을 겪었다는 물리적 증거가 없는 학대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방법을 아카이브에서 쉽게 발견할 수 없었고, 그럼에도 끊임없이 사실을 명명하고 입증해야 하는 이중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이런 침묵과 무지, 방관이 계속되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또한 자신을 지나간 기억과 상처,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나아가고자 이 글을 썼다.

대부분의 심리적 학대 생존자가 그러하듯 마차도에게도 그 시간들을 돌아보고 언어화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말하기 어려운 일들을 말하기 위해 그는 조각나고 부서진 기억의 퍼즐을 다양한 형식의 짧은 이야기들로 엮었다. ‘50점’이라는 장에서 마차도는 “특정한 역사적 순간들이 세계사의 주요 사건 흐름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설명할 수 없을 때는 내가 제대로 기억하는 잡다한 얘기들을 [답안지에] 꾹꾹 눌러 적었다”라고 말한다. 마치 그 답안지처럼 작품 속에는 삶의 핵심적이지만 산발적이고, 모호한 기억들이 빠지지 않고 담겨 있다. 인터랙티브 게임, 동화와 신화, SF와 스릴러, 자기계발서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장르의 문법을 활용한 형식은 작품에 흥미로운 레이어를 생성한다. 여기에 주석으로 계속해서 인용되는 민담 모티프는 소름 끼치는 학대의 순환 구조를 강조한다. 이인칭시점(“너”)의 서술은 과거의 자신과 현재의 자신 사이 거리감을 확보하며 마차도의 진술을 보다 풍부하게 만든다. 마차도는 다채로운 문학적 실험을 담아 독창적이면서도 정확하게 효과적인 방식으로 가장 내밀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음으로써 아카이브의 빈 공간을 울리는 증언을 완성했다.
선정 및 수상내역
● 람다문학상 LGBTQ 논픽션 부문, 퍼블리싱 트라이앵글 상, 스톤월 북 어워드 수상
● 〈뉴요커〉 〈타임〉 〈뉴욕 타임스〉 〈퍼블리셔스 위클리〉, NPR, 북페이지, 벌쳐 선정 올해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