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마법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그려낸 고요 | 양장본 Hardcover)

침묵의 마법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그려낸 고요 | 양장본 Hardcover)

$23.00
Description
플로리안 일리스가 영화처럼 펼쳐낸 위대한 화가의 일대기
『1913년, 세기의 여름』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베스트셀러 작가 플로리안 일리스의 『침묵의 마법』이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독창적인 구성과 가독성 높은 글쓰기로 유럽뿐 아니라 미국과 아시아 전역에서 폭넓은 독자를 확보한 일리스는, 『침묵의 마법』에서 유럽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의 생애와 작품이 어떻게 시대를 건너며 깊은 울림을 가져왔는지를 특유의 경쾌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펼쳐 보인다. 또한 그의 그림이 2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겪어온 찬사와 망각, 전유와 재발견의 역사를 흥미롭게 추적한다. 전기와 에세이, 그리고 문화사적 통찰이 교차하는 『침묵의 마법』은 한 예술가의 생애를 넘어, 한 화가가 창조해낸 한 ‘이미지’가 시대 속에서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드라마이기도 하다.
플로리안 일리스는 카스파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남긴 작품을 단순한 그림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는 이 그림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흘러다니는 일종의 정신, 시대의 감정과 욕망을 반영하는 하나의 상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이 이미지가 어떻게 사랑받았고, 잊혔고, 왜 다시 돌아왔는지를, 한 편의 영화를 펼쳐 보이듯 세밀하고 생기 있게 서술한다. 책을 읽다보면 일상에서도 자주 마주치는 익숙한 예술작품들이 시대를 초월하여 현재 우리의 삶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그 탁월함이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자연스레 사유하고 깨닫게 된다.
저자

플로리안일리스

저자:플로리안일리스FlorianIllies
1971년독일헤센주슐리츠에서태어나고자랐다.본대학교와옥스퍼드대학교에서미술사와근대사를공부했다.독일의대표신문『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의문예부편집자로일했으며,예술잡지『모노폴』을창간했다.베를린의경매회사빌라그리제바흐의공동대표이사로서19세기예술을담당했으며,2017년부터명성높은주간지『디차이트』의편집위원으로일하고있다.
『침묵의마법』은독일낭만주의화가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의작품에얽힌이야기를탁월한통찰과서정적인문체로풀어내며위대한화가가그려낸고요의풍경속으로우리를데려가는아름다운책이다.그외작품으로『1913년세기의여름』『증오의시대,광기의사랑』『해질무렵』등이있다.

역자:한경희
서울대학교독어교육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과정을수료했다.옮긴책으로『그들이한자리에모이면어떤말을할까』『처음부터』『파란문뒤의야콥』『헤르만』『불안,그두얼굴의심리학』『벌거벗은원숭이에서슈퍼맨으로』『유럽문화사』『1913년세기의여름』『위기에빠진지구』『증오의시대,광기의사랑』등이있다.

목차


범선위에서007

1.불
2.물
3.흙
4.공기

감사의말
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연보
더읽을거리
그림목록

출판사 서평

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는누구인가

19세기낭만주의를대표하는화가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는풍경을주체적장르로만든최초의인물이다.그는전통적으로경시되던풍경화장르에종교적,정서적깊이를부여해자연을통해내면을사유하는회화의표준을확립했다.프리드리히를통해풍경은단순묘사가아니라숭고함과내적성찰을불러일으키는장치가되었다.
잔잔한안개,어두운밤하늘,흐릿한인물의실루엣등으로관람자의시선을유도해‘보는자의존재’를작품의일부로만드는프리드리히의연출은이후미술사와문화전반에큰영향을미쳤다.월트디즈니는그의그림에감명받아만화영화<밤비>의배경을프리드리히의풍경으로채웠고,히틀러의나치는<바츠만산>을강인한독일인의표상으로활용했으며,라이너마리아릴케는<외톨이나무>를보고아름다운시를써냈다.심지어하인리히폰클라이스트는<바닷가의수도사>를보고깊은절망감에빠져얼마뒤자살하고만다.
한사람의그림이어떻게이토록다양하게해석될수있는것일까.그가그린하늘은어떤사람에겐아침으로보이고,어떤사람에겐저녁으로보인다.그가그린산악풍경은하르츠산맥의풍경처럼도,리젠산맥처럼도보인다.정교한묘사의화가로정평이난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는사실개념미술가지자연주의미술가가절대아니다.그는자기내면의환상을표현하기위해서아주다양한서랍에서자신의기억을꺼내활용했다.그의그림은늘“풍경”“숲”“항구”“산”을주제로다루지만,결코실제구체적인장소를그리지는않았다.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는자연을들이마신다음다시예술로내뱉는다.
프리드리히가살아있을당시에사람들은그런그의그림들을낯설어했고,빼어난능력은인정하면서도그를제대로평가하지못했다.괴테는그의그림에나타나는어둡고우울한정조를견디지못하고화를내기도했다.그렇게프리드리히의그림은주목받기도하고미움받기도했으며,러시아황실의컬렉션이되었다가완전히잊히기도했다.많은그림이화재로불타버렸고,어느도시의버려진창고에서먼지를뒤집어쓴채발견되기도했다가,전쟁과이데올로기의파도속에서새로운의미를부여받기도했다.플로리안일리스는프리드리히의작품들이거쳐간역사적사건과문화적변주를솜씨좋게엮어250년의유럽사를입체적으로보여준다.

거장의그림을따라가며만나는근현대예술사

『침묵의마법』은예술작품이단지박물관의벽에걸린정적인이미지가아니라,역사가지나가는길목마다전혀다른얼굴로나타나는살아있는실체라는사실을새삼깨닫게해준다.프리드리히의작품은낭만주의의상징으로시작해,정치의상징이되었다가,다시현대미술과대중문화의언어로재해석되며오늘날까지살아남았다.일리스는바로그유동성과역사적운명에주목한다.그는단단한미술사의문법을넘어,이야기꾼이자에세이스트의기질로프리드리히의생애와작품을새롭게재구성한다.‘불’‘물’‘흙’‘공기’로구성된각장마다어울리는프리드리히의그림들을배치해이해를도우며,몰입을끊지않는리듬감으로감각적인흐름에어울리는이야기들을힘있게밀고나간다.일리스특유의경쾌한문체는프리드리히의‘침묵’과‘풍경의숭고함’을거대한서사로완성해내며,독자는한예술가의일생을따라가면서동시에유럽의역사와미감의변천을목격할수있다.
프리드리히의그림은시대에따라찬사와오해를번갈아받았고,그수용의흔적은19세기이후유럽문화에다양한흔적을남겼다.그의작품이어떻게다양한맥락에서재해석되고재배치되었는지를추적하는작업은그자체로근현대문화사를읽는중요한열쇠다.
그의작품은한시대에는‘낭만적숭고’로숭배받았지만,다른시대에는‘국가주의적이미지’로소비되었고,또다른시대에는‘과도하게감상적인풍경’이라며평가절하되기도했다.그러나20세기후반부터프리드리히는다시회복되기시작했다.그의침묵과고요가오히려현대인의감정과가장닮아있었기때문이다.
일리스는이극적인수용의파도를세밀하게포착하며,프리드리히가단지‘과거의거장’이아니라오늘의세계를여전히관통하는예술가임을입증한다.이제한국독자들에게도프리드리히의그림은낯설지않다.그러나그그림들이지나온복잡한운명,시대가그위에덧칠해온의미의층위까지고르게담아내는책은드물었다.고립과피로,자연을향한갈망이깊어가는현시대에프리드리히가그려낸고요의풍경은다시새롭게다가온다.
『침묵의마법』은카스파다비트프리드리히라는예술가의반세기와그이후의두세기를오가는시간여행으로우리를안내한다.한화가의눈으로세계를바라본다는것이무엇인지,한이미지가역사를견디며우리에게되돌아오는의미가무엇인지품격있게보여준다.예술과인간,역사와이미지에대한깊이있는질문을던지는이책은,한국의독자에게도견고하고오래가는독서의경험을선사할것이다.

“독일낭만주의최고의화가에대한반가운찬사.”
_커커스리뷰

“아마도모든예술서적이목표로삼아야할유형의책.”
_아이리시타임스

“시간과장소를예술적으로넘나들며그려낸매혹적인초상화.”
_파이낸셜타임스

프리드리히는화가의눈으로모든것을빨아들인다.배,밧줄,돛대,펄럭이는돛,좌우로뻗은해안선,절벽위로보이는짙푸른나무,아무리봐도질리지않았다.8월의마법같은하루가서서히저물어갔지만갑판에햇살의온기가남아있어서외투도숄도필요없었다.그때저녁연무속에서슈트랄준트가마치환영처럼눈앞에나타난다.카롤리네는엄숙하게머리를올려묶는다.붉은빛을받으며탑들이우뚝모습을드러내고,두사람을태운범선은미끄러지듯그탑들을향해나아간다.프리드리히의마음속에간절한갈망과더불어경외심이가득차오른다.프리드리히는카롤리네도마찬가지일거라고믿는다.‘바로이순간을그려야해.’프리드리히는마음속에열정의불꽃이활활타오르는것을느낀다._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