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라, 기억이여

말하라, 기억이여

$19.80
Description
『롤리타』의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그의 가장 아름다운 기억들이 담긴 자서전
환상의 ‘16장’이 포함된 국내 첫 완역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며 『롤리타』 『창백한 불꽃』 등 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탄생시킨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그의 자서전 『말하라, 기억이여』는 유년 시절부터 미국으로 건너간 사십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들을 특유의 정교한 언어로 담아낸 작품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여러 차례 개정된 만큼 나보코프가 다른 어떤 작품보다 공을 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한국어판은 1967년의 최종판 『말하라, 기억이여 - 다시 쓴 자서전』을 완역한 것이며, 나보코프가 익명의 서평가로 가장해 이 자서전에 대해 논한 메타적 성격의 ‘16장’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블라디미르나보코프

블라디미르나보코프VladimirNabokov
블라디미르블라디미로비치나보코프는1899년러시아의귀족가문에서태어났다.볼셰비키혁명이일어나자크림반도로피신했다가,1919년러시아를떠나망명길에올랐다.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했고,졸업후독일에서‘시린’이라는필명으로『마셴카』『루진의방어』『절망』등러시아어소설을발표해작가로서명성을얻기시작했다.
1937년나치의위협을피해프랑스로이주했다가1940년에는첫영어소설『서배스천나이트의진짜인생』을들고미국으로향했다.뉴욕자연사박물관,하버드대학교비교동물학박물관등에서일하기도했으며,대학에서문학을강의하는한편창작활동을이어갔다.
1955년소설『롤리타』로일약세계적인작가의반열에올랐다.이후창작에전념해『프닌』『창백한불꽃』등을발표했다.1977년스위스몽트뢰에서생을마감했으며,미발표유작『오리지널오브로라』를남겼다.
자서전『말하라,기억이여』는1951년『결정적증거』로처음출간되었다가,제목이바뀌고여러차례수정된결과물이다.1967년출간된최종판『말하라,기억이여─다시쓴자서전』은단순히내용을다시썼다는의미를넘어,자서전이라는형식자체를새롭게조망한기념비적인작품이다.

목차

머리말9

말하라,기억이여
1장21
2장37
3장59
4장92
5장111
6장140
7장166
8장181
9장205
10장230
11장254
12장270
13장298
14장324
15장347
‘16장’또는‘『결정적증거』에대하여’367
도판389

해설|기억의예술가나보코프401
옮긴이의말415
블라디미르나보코프연보419
색인425

출판사 서평

★모던라이브러리선정10대논픽션
★타임,가디언선정100대논픽션

우리가몰랐던블라디미르나보코프의삶
러시아에서보낸유년시절부터서유럽과미국으로망명하기까지

자서전『말하라,기억이여』는나보코프가원숙한중년기로접어든1940년대,『롤리타』와비슷한시기에집필을시작해끊임없이고쳐쓰며각별한애정을쏟았던작품이다.혁명으로인해자신이속했던세계와고통스럽게단절되었고,평생여러나라를전전했으며,모국어가아닌언어로글을써야했던나보코프.언어를통해기억을되살리는것,다시말해‘기억이말하도록’하는것은그에게있어필연적인과업이었고,그는다름아닌자서전을통해그과업을수행하고자했다.
구성부터평범하지않은이자서전은우선여러판본의출간및개정과정을설명한머리말로시작한다.이어지는1장부터15장까지는매우느슨한연대기적배열을따르되시간의흐름보다는나비,체스,가정교사등주제에따라모은기억의편린들이담겨있다.마지막16장은나보코프자신이이자서전에대해쓴서평이며,18점의도판과작가가직접만든색인도빼놓을수없다.
수천만부가팔리며세계적신드롬을일으킨『롤리타』는나보코프에게부와명성을가져다주며그의이름을문학의전당에아로새겼다.하지만‘블라디미르나보코프의진짜인생’은그모든성공과논란에가려잘알려지지않은듯하다.작가이전의나보코프는대단한명문가의귀족도련님이었고,나비를먹어본적도있을만큼열광적인나비애호가였으며,축구에관한시를쓰고골키퍼역할에푹빠져있던청년이었다.『말하라,기억이여』에는이렇듯우리가알지못했던나보코프의다채로운면모가담겨있다.
1899년러시아상트페테르부르크의귀족가문에서태어난나보코프의유년시절은무척유복했다.차르의전제정치와볼셰비키독재에맞서싸운지식인이었던아버지에의해수준높은교육을받았고,자연과동물을사랑하며예민한감수성을지녔던어머니의영향역시깊게받았다.소년나보코프는나비채집과시창작을즐기며자연과예술을마음껏누렸다.그러나1917년러시아혁명이그의인생을송두리째뒤흔들었다.먼저크림반도로피신했던나보코프가족은1919년결국조국을뒤로하고망명길에올랐다.나보코프는영국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문학을공부한뒤,독일과프랑스에서본격적인작가생활을시작해이반부닌,블라디슬라프호다세비치등망명작가들과교류했다.그런데이번에는세계대전과나치의박해가유럽에어두운그림자를드리웠고,그는1940년첫영어소설을들고미국으로떠난다.
『말하라,기억이여』는그가미국으로건너가기직전인사십대초반까지의삶을다루고있다.이후의삶을담은‘계속말하라,기억이여’를쓰려했던계획은끝내실현하지못한채,나보코프는1977년스위스에서생을마감했다.

나보코프만이쓸수있는가장예술적이고탐미적인자서전
아름다운순간을되살려내는찬란한기억의프리즘

1940년대후반,나보코프는『롤리타』집필을잠시미루고경제적안정을위해자서전의각장이될글을하나씩〈뉴요커〉에발표하기시작했다.그리고이를묶어1951년미국에서‘결정적증거’라는제목으로자서전초판을출간했다.영국판제목은‘말하라,므네모시네’로지으려했지만,“제목을발음할수도없는책을사고싶어하지는않을것”이라는반대의견에부딪혀최종제목은‘말하라,기억이여’가되었다.그리스신화속기억의여신므네모시네는예술을관장하는뮤즈들의어머니이기도하다.나보코프는기억의여신이때로는건망증심한짓궂은소녀의모습으로나타난다면서,자서전곳곳에그녀를등장시킨다.
이후그는자서전을직접러시아어로번역하는과정에서많은부분을수정했다.또그사이여러망명지에흩어져있던가족과친지를만나사건의세부정황이나가족사에관한귀중한정보를얻었다.그렇게하여다시한번개정된것이1967년의최종판『말하라,기억이여-다시쓴자서전』이다.지금까지의작업에대해나보코프는“분명진저리나는일이었지만,나비에게는익숙한이런몇겹의변태과정을인간이시도한적은없을거라고생각하면조금위안이되기도했다”고말한다.
그는정교한문장으로삶에서가장빛났던순간들,잊을수없는순간들을되살려낸다.개성넘치는대가족의구성원과하인들,아련한첫사랑,베를린과파리에모인망명예술가들,평생의동반자인아내와사랑스러운아들……나보코프는애정어린시선으로소중한존재들을바라본다.하지만평생을떠돌아다니며살았던그는이모든추억에다가올상실에대한예감이내포되어있음을예리하게포착한다.물론그렇기에더욱황홀하고특별한순간이된다는사실또한놓치지않는다.나보코프가회상하는세계는투명하고깨지기쉬운유리처럼독특한분위기를지니고있지만,금방이라도부서질듯연약해보였던기억은나보코프의섬세하고아름다운언어를통해찬란한빛을발하는프리즘이된다.

허구와진실의경계를넘나드는‘16장’
지적인독자를유혹하는나보코프의수수께끼

이번에출간되는『말하라,기억이여』는자서전초판에는실리지않았던‘16장’까지번역된국내첫완역본이다.16장에서나보코프는익명의서평가로가장해자신의자서전『결정적증거』를논한다.그의실험적인의도가담긴16장덕분에『말하라,기억이여-다시쓴자서전』은단순히내용을다시썼다는의미를넘어자서전이라는형식마저새로쓰는기념비적인작품이된다.서평가는『결정적증거』를다른자서전들과비교하며“자서전이라고보기에는특이하고기이한존재”라고평한다.이평가는나보코프의자서전이사실을나열하는일반적인회고록이아님을분명히하며,독자는이자서전이야말로나보코프작품세계를이해하기위해반드시풀어야하는,그가만들어낸가장중요한수수께끼라는것을깨닫게된다.

그는자신의어린시절이성숙한창작의핵심요소들을,축소된크기로나마품고있었음을입증하려한다.마치무르익은번데기의얇은껍질너머로아직작은날개집안에있는나비의색채와무늬가어렴풋이보이고,머지않아껍질을찢고나와번데기보다몇배는큰날개를펼칠나비의축소판이드러나는것처럼.
_‘16장’또는‘『결정적증거』에대하여’중에서

나보코프애독자라면자서전여기저기에서그의소설을연상시키는요소,그의소설과비슷한대목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실제로일부장은별도의제목이있는단편소설로발표되기도했다.그러나나보코프는자신의과거를소설의재료로사용하는데에서멈추지않고,메타적장치를이용해자서전이라는형식자체를되물으며허구와진실사이를오가는예술의본질을탐색한다.
소설은허구,자서전은진실이라고명확히나눌수없는상황에서독자는다른자서전을읽을때와는전혀다른,심지어소설을읽을때와도다른경험을하게된다.실존인물을비틀어만든이름들,영화의복선처럼숨겨진힌트들,그리고색인을읽어야만비로소알수있는비밀등『말하라,기억이여』는나보코프의말그대로“지적인독자라면결코놓칠수없는독특한즐거움”으로우리를유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