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한국 소설의 영원히 젊은 상흔,
김엄지 10년 만의 신작 소설집
김엄지 10년 만의 신작 소설집
2010년 『문학과사회』로 등단한 이래 만 15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한국문학의 최전선에서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들을 발표하며 독보적인 고유명으로 자리한 김엄지. 그가 10년 만에 두번째 소설집 『위리』를 펴낸다. 잦은 행갈이와 의미적 간격이 넓은 그의 문체는 전문 독자들 사이에서도 과연 소설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수반했다. 그러나 이것을 ‘시 같은 소설’로 갈음하기 어려운 이유는, 질량이 작고 여백과 휴지가 넓은 것을 단순히 시로 이름할 수 없는 바와 동일하다. 한국 소설의 실존주의 조각가로서 김엄지는 소설에 응당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나 그 근거는 아리송한 허위들을 모조리 베어내어, 자각 없이 반복되어온 믿음과 관습에 지워지지 않는 상흔을 남긴다. 그로부터 돋아나는 새살처럼 소설의, 그리고 인간의 영역과 가능성은 김엄지로부터 한껏 넓혀질 것이다. 고정된 본질 너머의 태도와 움직임을 조형하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변화와 자유로의 이행을 담보할 것이기에.
y가 무섭다고 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이 집과 관련된 것들, 집안의 정적, 창가를 휙 스쳐지나가는 것, 정체를 알 수 없는 파열음. 그리고 그녀의 부모, y는 자신의 부모를 썩은 살에 비유했다. 반드시 도려내야 해. 마취 없이. 떨칠 수 없는 것들, 자기 안의 분노, 엘리베이터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추락하기를 반복하는 꿈, 아무것도 위로하지 않는 너, y가 말한 너는, 나였다.
너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 y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뭐라 대꾸했던가.
말 많이 했는데 왜. 했던가.
앞으로 말 많이 할게. 했던가.
_「여름 2」에서
y가 무섭다고 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이 집과 관련된 것들, 집안의 정적, 창가를 휙 스쳐지나가는 것, 정체를 알 수 없는 파열음. 그리고 그녀의 부모, y는 자신의 부모를 썩은 살에 비유했다. 반드시 도려내야 해. 마취 없이. 떨칠 수 없는 것들, 자기 안의 분노, 엘리베이터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추락하기를 반복하는 꿈, 아무것도 위로하지 않는 너, y가 말한 너는, 나였다.
너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 y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뭐라 대꾸했던가.
말 많이 했는데 왜. 했던가.
앞으로 말 많이 할게. 했던가.
_「여름 2」에서
위리 (김엄지 소설집)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