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피무늬 모자 (안 세르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호피무늬 모자 (안 세르 장편소설 | 양장본 Hardcover)

$16.80
Description
“인간 내면의 은밀하고도 기묘한 풍경을 세심하게 포착하는 연출가”라 불리며 독특한 문학적 세계로 단숨에 독자를 끌어들이는 프랑스 현대문학의 대담한 목소리, 작가 안 세르의 장편소설이 출간되었다. 『호피무늬 모자』는 그의 저서 중 영문으로 번역된 네번째 작품이며 2025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자살한 동생을 기리기 위해 썼다고 밝힌 소설 『호피무늬 모자』는 정신질환을 앓다 마흔세 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파니’의 이야기를 그녀의 친구인 ‘화자’(이름이 아니고 ‘서술자’라는 의미)의 시선에서 풀어낸 작품이다. 말 그대로 ‘화자’, 즉 ‘이야기하는 자’인 주인공은 이젠 세상에 없는 친구 ‘파니’의 내면에 조금이나마 닿아보고자 그와 함께했던 순간의 가장 작은 파편까지, 추억을 세세히 떠올려본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에게 바치는 위로이자 그 자체로 ‘애도’인 이 작품은 깊은 우정과 헌신에 대한, 타인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닿아보려는 끈질긴 갈망에 대한 우아하고도 아름다운 소설이다.
저자

안세르

1960년프랑스남서부보르도에서태어나파리소르본대학에서현대문학을공부했다.〈NRF〉〈랭피니〉등다양한잡지에20여편의단편소설을기고하다1992년첫장편소설『가정교사들』을출간했다.2003년『어핑턴의백마Lechevalblancd’Uffington』로샤를울몽문학상을,2020년소설집『온통황금빛여름의한가운데Aucoeurd’unététoutenor』로단편소설부문공쿠르상을수상했다.밀란쿤데라등의작가가수상한권위있는상,치노델두카재단상을수상하고페미나상,아카데미프랑세즈소설대상등유수의문학상후보에오르며작품성을인정받았다.
2008년발표한『호피무늬모자』는자살로생을마감한여동생을기리며쓴작품으로,서술자인‘화자’가이젠세상에없는친구파니와의기억을돌아보는섬세하고도독특한소설이다.저서중네번째로영문번역된이작품은2025년인터내셔널부커상최종후보에올랐다.

목차

호피무늬모자ㆍ9

옮긴이의말:
사랑하는이의두개골을들여다보다ㆍ185

출판사 서평

2025인터내셔널부커상최종후보
“삶과죽음의연약함을양손으로소중히받들고있는소설.”_인터내셔널부커상심사위원단

두사람만의길고긴춤
그럼에도닿을수없던한뼘의거리

소설의화자는파니와어린시절부터깊은우정을나눠온중년남성이다.그는파니의건강과평온을누구보다진심으로바라는친구이자보호자로,파니가삶을향한의지를조금이라도되찾을수있다면오직그이유하나만으로모든걸뒤로한채함께유럽곳곳을여행할수있을만큼헌신적이다.그러나그런그의마음속에는늘설명하기어려운두려움이존재한다.사랑하는친구가영혼의저울위에‘삶’과‘죽음’을두고끝없이저울질하고있다는사실을알게된다면누구라도그럴것이다.(조현병으로추정되는)정신질환을앓는파니는예측할수없는행동으로주변사람들을불안하게만든다.자신안의무기력함에침잠했다가도갑작스럽게‘호피무늬모자’를쓴완전히다른사람이되어눈부신생기를드러낸다.그런파니의모습은화자에게미스터리하면서도외롭고,무엇보다위태로운풍경으로기억된다.

둘의우정은꽤오랜시간이어졌음에도화자는파니를온전히이해하지못한다.“의사처럼모든것을기록”해보아도파니가어떤순간무슨생각을하는지,진짜파니의모습이무엇인지영영알지못할것만같다.파니가죽은뒤그의방에들어간화자는그가강박적으로물건을정돈하는사람이었다는것을자신이미처알지못했단사실에놀란다.한편문학을통해진정한위로를받고문학을깊이사랑하는화자를파니는이해하지못한다.파니에게화자는책을권해보지만오히려충격을받는다.“책을읽으면읽을수록그애는점점더분열되는듯했”기때문에.그는그런일도가능하다는것을몰랐다.“그어디에서도읽어본적이없었기에,있을수있는일이라고는생각하지도못했다.”이처럼두사람의관계는닿을듯닿지못하는채로따스함과공포,희망과절망,가벼움과무거움사이를끊임없이오가며아슬아슬하게이어진다.소설은이미파니가세상에없는시점에서시작되기에,그의이른죽음은처음부터희미한예감처럼작품에드리워져있다.정해진운명속에서기억을되짚으며때로는자책하고,때로는사무치게그리움을느끼는화자의목소리에는상실을견디려는자의감정이고스란히드러난다.


우정이란언제나
하나의불완전한서사같은것

소설이라는장르에대한깊은사유가엿보이는다양한형식적시도를해온안세르는『호피무늬모자』에서서술자의존재의미를실험하듯이야기의‘화자’를전면에호출한다.그리하여한인물과다른인물사이의관계,서술자와그가창조하고관찰한존재사이의관계를집요하게파고든다.대상을관조하며이야기를전달하는화자는어디에서왔고,왜이야기하고있으며,어디로우리를이끄는가.“파니의실제삶은화자가쓰는내용과는다를것이다”라고인정하는문장을읽으며독자는이야기속에스며든‘화자’의거대한존재감을느낀다.그리하여누군가의눈을통해,이야기를통해마주하게되는한사람은진짜그와는다른사람일지도모른다는사실을통감한다.

이처럼텍스트와현실사이,존재와존재사이에깃든필연적인거리감과허구성을꼬집는『호피무늬모자』는하나의사건이나구체적인외연의묘사보다는내면의일렁임과복잡한관계의양상에집중함으로써무엇보다강력한보편성을획득하기도한다.한사람이,사랑했던사람을그리워하며조심스럽게써내린기록을읽고있다는감각.그렇게독자는다른어떤요소보다도탐구하고슬퍼하며애도하는마음에오롯이몰입하게된다.이해하기어렵지만그이해할수없음이누군가를사랑하는이유가되었던적이있다면,완전히가닿을수없는거리에괴로워하면서도끝내한사람에게로다가가길멈출수없는마음을아는이라면누구라도이특별한우정이야기와사랑에빠지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