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그리고경제와친해지고싶다면이책을읽어라”
『위기의역사』저자오건영,삼프로TV진행자김동환강력추천
돈을밝히는세계사vs.돈이밝혀주는세계사
역사의중심에는언제나돈이있었다!
『금융오디세이』『숫자없는경제학』등에서돈과경제그리고금융의역사를쉽고재미있게풀어냈던차현진작가가『돈밝히는세계사』로돌아왔다.이책의제목인‘돈밝히는세계사’는두가지뜻을담고있다.‘돈을밝히는세계사’와‘돈이밝혀주는세계사’다.돈이목적어이자주어다.저자는인간사에서돈이때로는목적으로때로는수단으로우리삶과얽히고설켜있다고말한다.
이책은오욕의으뜸인재물욕에서시작되는칠정,즉기쁨,슬픔,즐거움,화남,사랑,미움,탐냄을다룬다.전쟁이든혁명이든인간의역사는실로돈문제가빚어내는사건과사고의명멸이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그래서제목을‘돈밝히는세계사’로잡았다.‘돈밝히는세계사’라는제목은두가지뜻을담고있다.‘돈을밝히는세계사’라는뜻과‘돈이밝혀주는세계사’라는뜻이다.돈이목적어이자주어인데,이처럼이책은상반된시각으로역사를바라본다.
_「머리말」에서
『돈밝히는세계사』는정치,경제,철학,역사,문화등분야를넘나들며탐욕을비롯해돈을대하는여러감정이낳은역사적사건들과그에담긴돈의속성을조명함으로써돈의생사고락이곧인간의역사임을보여준다.돈과경제에관한최소한의교양뿐만아니라,한국은행37년경력의베테랑뱅커만이전할수있는국가정책과중앙은행의숨은뒷이야기까지금융과경제를바로보기위한통찰이담겨있다.저자를따라과거부터오늘날까지인간과돈이어떻게서로연결되고이어져왔는지파헤치다보면돈의특성을입체적으로알게되고나아가경제의흐름을읽는새로운시야를얻게될것이다.
중앙은행베테랑뱅커가들려주는
인간의욕망과감정이빚어낸돈의역사
흔히경제는어렵고골치아픈주제로취급된다.하지만경제를뜻하는영어‘economy’가처음한글로옮겨질때‘먹고사는일’‘재산을늘리는일’이라는뜻의‘식화食貨’나‘화식貨殖’으로옮겨졌다는사실을생각하면경제는어렵고따분하다기보다는현실적이고직관적인주제라고저자는말한다.즉인간이살아가기위해하는모든행동과살아가며느끼는감정이결국은경제활동의일부일수있다는뜻이다.또한감정이야말로때로경제의흐름을바꾸는원동력이기도했다.저자는이당연하지만놓치기쉬운진리를역사적사건들을통해전한다.
질투는개인의문제일뿐만아니라국가적문제가될수도있다.미국이국채를처음발행할때가장큰장애물은질투였다.독립전쟁시절식민지정부가발행했던임시채권은액면가의20내지25퍼센트수준에서거래되었는데,헌법을통해새로출범한연방정부가이를새국채로교환해주겠다고발표했다.그러자값이두배로뛰었다.그것을이미팔아버린사람들은배가아파서국채발행을극렬히반대했다.
_본문139쪽
우리나라최초의버블붕괴도질투와탐욕이작동했다.한국전쟁직후,재정을건실하게만들자는쪽의국채발행을자제하자는의견과국채발행을확대하여과감하게재정지출을늘리자는의견이팽팽하게맞붙었다.하루가다르게국채가격이오르락내리락했고,매매차익을노리는투기꾼들에의해국채시장은투전판으로변해버렸다.그러던와중에국채발행을자제한다는정부의방침이발표되자국채가격이폭등했다.이에국채를이미팔아버렸던사람들은기를쓰고정책을반대했다.극심한반대에정부가열흘만에입장을뒤집자이번에는국채가격이폭락해버렸다.집단결제불능사태가벌어지고,금융시장전체가혼란에빠졌으며우리나라금융시장에처음으로버블이터졌다.그중심에는인간의질투와탐욕이있었다.
1958년1월17일정부는거래소를폐쇄하고전날체결된국채매매계약,즉42억환의거래를전액무효화했다.금융시장이충격에빠졌다.대한민국최초의버블붕괴드라마는국채가주연,질투가조연이었다.
_본문140쪽
질투와탐욕외에도저자는‘공포와혐오’‘배신과분노’‘슬픔과비참’등다양한인간의감정이돈과영향을주고받은사건들을다룬다.이를통해비합리적으로만보였던돈의행방과경제흐름이왜그렇게움직일수밖에없었는지를보여주며경제사를더입체적으로조망한다.
조개팔찌부터핀테크까지,
돈의생애와입체적얼굴을통해경제를읽다!
언제나돈이인간의탐욕을자극하거나인간이돈만을추구했던것은아니다.저자는역사의다른페이지를통해돈과인간의연결고리가탐욕에만한정되는게아니라는점을일깨워준다.때로는욕심이일군방향을윤리를통해다시인간의얼굴을한자본주의로돌려두기도했다.대표적으로책에서다룬영국의예가그러했다.
맬더스가주장한인구론은근현대경제학사에큰영향을끼쳤다.인구론은영국에서노숙인들을작업터에구금한뒤알량한식사만제공한채극심한노동을강제하는근거가되었다.식량부족의운명을타고난인류가사회적약자에게는공짜로자비를베풀여유가없다는강박관념의산물이었다.
이에찰스디킨스가문학으로반기를들었다.『크리스마스캐럴』에서구두쇠스크루지는꿈속에서인부들이혹사당하는장면을목격하고는더이상은안된다며울부짖는다.이야기는스크루지가자신의몰인정을회개하고주변사람들에게자비를베푸는해피엔딩으로끝을맺는다.『크리스마스캐럴』이발표된1840년대는영국에서차티스트운동(노동운동)이맹렬히펼쳐졌다.그결과식량에대한수입관세가철폐되어생계비가낮아지고,여성과아동의노동시간에규제를두게되었다.산업재해조사가시작된것도이시기다.
맬더스의별명은‘인구(Pop)’이고,디킨스의별명은‘다정선생(Mr.Sentiment)’이다.‘인구’가지은『인구론』은오늘날더이상읽히지않는다.반면‘다정선생’의『크리스마스캐럴』은1843년출판된이래지금까지절판된적이없다.결국세상을바라보는냉정한시각과따뜻한시각의싸움에서따뜻함이이겼다.
_본문62쪽
이처럼돈에탐욕대신인간다움이투영될때새로운역사가쓰이기도한다.아니,역사에돈이최초로등장할때부터그랬다.화폐가발명되기이전시대에는물물교환을통해경제활동이이루어졌다.물물교환수단이화폐의역할을대신하다가그수단을통일하고규격화해탄생한것이화폐다.하지만오늘날경제학자들이화폐의기원으로보는조개팔찌는교환수단이라기보다는기념선물이자고마움의상징이었다.즉돈이라기보다는마음이었다.
후대의경제학자들은멜라네시아인들이이물건을교환수단으로삼는다는점에서화폐라고해석했지만,오늘날의화폐와는성격이크게다르다.조개팔찌(음왈리)와자개목걸이(술라바)는기념이외의용도는없었다.그러니까원시공동체사회에서남태평양원주민들의교환은사유재산을가진개인들끼리의상행위가아니라일종의문화적행위였다.문화활동에쓰였던물건을경제활동에서쓰는지급수단,즉돈과같다고볼수는없다.한마디로음왈리와술라바는고마움의상징이었다.
_본문16쪽
돈의역사를아는자만이
미래를예측할수있다!
오늘날경제를논할때는대체로미래를예측하는데에만몰두한다.‘미국이언제쯤금리를낮출까?’‘비트코인이미래의화폐가될까?’하는궁금증이그예다.그런데금리예측에있어당장살피는것은당장의물가상승률일뿐이다.물가상승률을보고단순히금리를조절하는것은쉽다.하지만핵심은물가흐름을파악하는데있다.경제구조의변화를두루살펴야만비로소물가와금리의향배를조금알수있다.경제정책을결정하고금융상품에투자할때미래만예측할것이아니라과거를짚어야하는이유다.
『돈밝히는세계사』는오늘날현대경제에이르기까지경제사에서핵심축으로작동한돈,은행,정책,중앙은행등에‘인간의감정’이라는새로운요소를더하는시도다.저자는경제사에서인간의감정이남긴획들을이으며인간의역사가곧돈의역사라는사실을,그리고그역사가곧미래를여는단서임을보여준다.과거부터이어져온돈과인간감정의연결고리를따라가다보면비로소앞으로돈과경제가나아갈길이보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