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도 동정탑 :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양장)

도쿄도 동정탑 :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양장)

$15.00
Description
AI 활용해 집필한 소설로 문학상 수상한 구단 리에
과감한 상상력과 감식안으로 소설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작가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이 AI를 활용해 집필한 작품인 『도쿄도 동정탑』에 주어졌다. 작가 구단 리에는 수상 기자회견에서 ‘작품 일부에 생성형 AI로 만든 문장을 사용’했다고 밝혔고, 이후 일본은 물론 한국의 언론과 독자들도 관심을 보였다. 작품에서 해당 문장이 사용된 곳은 작중 인물들의 질문에 AI가 답변하는 부분이고, 이는 전체 분량의 약 2% 미만을 차지한다. 심사위원단은 ‘심사 당시 AI 사용 여부는 문제되지 않았다’ ‘작품을 읽어보면 누구나 납득할 것’ ‘완성도가 높고 단점을 찾기 어려웠다’ ‘최근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중에서도 굉장히 독특한 작품’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도쿄도 동정탑』은 히라노 게이치로, 오가와 요코, 요시다 슈이치, 야마다 에이미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받으며 역대 최단시간에 수상작으로 결정된 것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구단 리에는 2021년 단편소설 「나쁜 음악」으로 제126회 문학계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2023년 『Schoolgirl』로 제73회 예술선장신인상, 『시를 쓰는 말』로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가쿠타 미쓰요 등이 수상했던 제45회 노마문예신인상을 수상했다. 다양한 지역에서 생활하며 대학연구실 조수, 국제비즈니스학원 강사, 고서점 파트타이머 등의 일을 경험했고, 작가로 데뷔한 후에도 폭넓은 관심사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집필을 시작하기 전 자신이 쓰려는 주제에 관한 책과 자료를 100권 가까이 섭렵하는 치밀함과 과감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오늘날 소설의 가능성을 확장시켜나가는 작가로서 주목받고 있다.
수상내역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
저자

구단리에

저자:구단리에
1990년일본사이타마현출생.2021년단편소설「나쁜음악」으로제126회문학계신인상을수상하며데뷔했다.2023년『Schoolgirl』로제73회예술선장신인상,『시를쓰는말』로제45회노마문예신인상을수상했다.2024년『도쿄도동정탑』으로제170회아쿠타가와상을수상했다.다양한지역에서생활하며대학연구실조수,국제비즈니스학원강사,고서점파트타이머등의일을경험했고,작가로데뷔한후에도폭넓은관심사를바탕으로다채로운이야기를선보이고있다.발표하는작품마다뛰어난상상력을인정받으며다수의문학상을수상했고,오늘날소설의가능성을확장시켜나가는잠재력을지닌작가로서주목받고있다.

역자:김영주
상명대학교일어교육과를졸업하고한국외국어대학교대학원에서일본근현대문학으로석사과정을졸업했다.옮긴책으로『낮술』(전3권)『탱고인더다크』『엄마가했어』『신을기다리고있어』『결국왔구나』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2024년제170회아쿠타가와상수상작
역대최단시간심사|심사위원대호평

AI활용해집필한소설로문학상수상
“최근아쿠타가와상수상작중에서도굉장히독특한작품.”

“강간범과살인범이행복하게살기위한탑을정말로지어야한다고생각해?”
범죄자가동정받아야할존재로여겨지는근미래도시의풍경

『도쿄도동정탑』은소외와차별을당하는사람이없는이상적인사회를지향하며범죄자를동정받아야할존재로정의하고,도심한가운데에최첨단교도소를건립해수감자들에게안락한생활을제공하고자하는근미래도쿄를배경으로하고있다.사회는동정받아야할범죄자를‘호모미세라빌리스’,죄를짓지않아도되는환경에서살아온비범죄자를‘호모펠릭스’로칭한다.더불어세워질교도소의명칭은‘심퍼시타워도쿄’이고,이를직역한‘도쿄도동정탑’으로불린다.소설은타워의설계를맡게된건축가마키나사라,그녀의어린연인도조다쿠토,범죄자동정론을주도하는사회학자마사키세토,새교도소를취재하러온미국인기자맥스클라인각각의시선을통해이논쟁적주제를다각도로그려낸다.

저나여러분이지금까지‘범죄자’가되지않았던건훌륭한인격을지니고태어났기때문이아닙니다.당신이태어난곳이마침훌륭한인격을기를수있는환경이었기때문입니다.범죄와엮이지않고도행복한인생을살아갈수있다고믿게해준어른이주위에있었기때문입니다.(…)당신이지금까지죄를짓지않고깨끗하게살아올수있었던건다름아닌당신의행복한특권덕분입니다.(…)그들은‘범죄자’‘가해자’이기이전에‘최초피해자’인경우가압도적으로많습니다.본인이피해를당한사실을주변에잘설명하지못했기에그누구의돌봄도지원도받지못한가엾은최초피해자인것입니다.그런그들이여러분과동일한세계의동일한법률/규칙아래에서동일한인간Homo으로살아가야한다는건너무나도불공평하고잔혹한처사가아닐까요?(본문51p)

“하지만이안에범죄자가있는거죠?”나는그모자에게끈질기게물었다.“재패니즈마피아나연쇄살인범이저문너머에우글우글한거잖아요?어린자녀도있는데무섭지않나요?지금저자동문에서마약중독자였던사람이형기를마치고나오기라도하면어떻게할건가요?”“뭐가무서워요?탑안에있든탑밖에있든,모두같은세상을살아가는똑같은사람이에요.”외모뿐아니라마음까지아름다운그녀는자비로운미소를지으며조그마한아들의몸을끌어안았다.나는아무래도스스로가편협하고옳지못한인종차별주의자인것처럼느껴져마음이불편했다.(본문120p)

찬성파와반대파의극심한대립과타워관계자들에게날아드는살해협박에도불구하고마침내지상71층짜리거대한원기둥형태의교도소가신주쿠도심한복판에완공된다.그러나빅브라더,혹은모노리스를연상케하는그당당한타워를설계한마키나사라는돌연잠적하고,동정론을주도한마사키세토에게도예상치못한사건이벌어진다.깨끗하게빛나는천상같은타워속삶과여전히찬반논쟁의불구덩이에서격렬히뒹굴고있는지상의사람들……과연도쿄도동정탑은우리에게어떤미래를보여줄까.


“입에서나온모든말은타인이이해할수없는독백이된다.”
수많은말과개념이탄생하고충돌하고죽어가는이시대의예언이될작품

『도쿄도동정탑』은범죄자동정론과최첨단교도소건설이라는이야기를중심으로오늘날우리를둘러싼수많은이슈들을망라한작품이기도하다.이미일상에깊이침투한AI,학습이라는이름아래남의언어를훔쳐무개성적인문장을만들뿐인AI의맹점,모국어를버리고외국어를선호하는현상,논쟁적이거나정의하기어려운개념을모국어로체화하기보다그대로수용하는세태,혼잣말기능으로성장한SNS가변질되어가는현상,과연인간이언어로진정한소통과이해를이루는게가능할까하는원론적인의문까지.

“트럼프타워같은졸부취향의타워를상상하게되잖아.이러니저러니해도‘교도소’같은명칭은남길줄알았는데.”“사회분위기상‘교도소’도언젠가는차별표현이될테니사용할수없는걸지도모르지.‘교도’라는말이좋지않아.”“‘교도’가차별?그럼‘교도관’은뭐라고불러?”“글쎄,뭘까?프리즌오피서?너무직역이고……타워……타워스태프?심퍼시……심퍼시스트.미세라빌리스……미세라빌리스스태프.미세라빌리스매니저.미세라빌리스서포터.미세라빌리스……메이트.”(본문85p)

‘범죄자’가‘교도소’에살아도아무말없이침묵하던사람들이‘호모미세라빌리스’가‘심퍼시타워도쿄’에살게되자무언가를말하고싶고,그상황을말로변환하고싶어가만히있지못한다는사실이역시재미있다.(…)전생같은이아련한기억이만약진짜라면,트위터는본래혼잣말을중얼거리기위해생겨난서비스였다.애칭이아니라정식명칭이실제로‘트위터Twitter’였던시절이다.하지만지금은혼잣말과는정반대인올바르고의미있고대중의이목을끄는주장을큰소리로외치는사람들만있으니,이게정말시간이흐른다는건가,하는노인같은감상이자연스레나올정도로나도성숙해진모양이다.(본문137p)

주인공인마키나사라는건축가로서의야심과높은미적감각을갖추고윤리적으로올바른언어를구사하는데강박적인한편,머릿속에서는사고와질문이연쇄하고한번입을열면말을멈추지못하는인물이다.급변하는시류와새로운개념들에민감하게반응하지만,자기내면에구축된가치관과언어로충분히체득하기도전에이미그것들이고착화되거나사라져버리기에그녀는도저히‘말과현실이동등하게연결’되었다고느낄수없다.그러기에계속스스로에게물을뿐이다.도쿄도동정탑은정말로세워져야할까?이세상을움직이는건수학이나물리를잘하는인간이아니라말을잘하는인간아닐까?타인과말을통해진정으로소통하는일이가능할까?그럼에도우리가대화하려는노력을멈추지말아야하는이유는무엇일까?이처럼『도쿄도동정탑』은우리에게수많은질문을던지면서앞으로인류가맞이할미래,우리의언어로해석하고구축해나가야할미래에대해고찰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