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대도감극 -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4

산대도감극 - 문학동네 한국고전문학전집 34

$19.00
저자

작자미상

저자:작자미상

역자:사진실
서울대학교에서‘조선시대서울지역연극의공연상황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중앙대학교예술대학전통예술학부교수및음악연구소소장을역임했다.버클리대학교한국학센터객원연구원과하버드대학교옌칭연구소방문학자를지냈다.공연기획사‘꿈꾸는산대’를설립하여공연기획자와창작자로서전통연희를재창조하는데관심을기울여왔다.민속문화와궁정문화를아울러한국연극사및공연문화를연구해왔으며저서로‘전통연희시리즈’(전9권)등이있다.2015년작고하였다.

역자:최원오
서울대학교에서‘동아시아무속영웅서사시의변천과정연구’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광주교육대학교국어교육학과교수,한국구비문학회회장,광주광역시무형유산위원회위원으로활동하고있다.서울민속학회장,『고전문학연구』및『열상고전연구』『동화와번역』편집위원장을역임하였으며,인디애나대학교민속학및민족음악학부박사후과정및방문학자를지냈다.
구비문학전반을비교연구하는데주력하고있으며,구비문학의문화콘텐츠화,옛이야기를소재로한동화와그림책창작에도관심을가지고있다.저서로『동아시아비교서사시학』『An
IllustratedGuidetoKoreanMythology』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제1부.산대도감극각본
제2부.동래야류대사:말뚝이재담의장
제3부.가면무용봉산탈각본
제4부.진주오광대:탈노름
제5부.꼭두각시극각본

원문<산대도감극각본>
원문<동래야류대사:말둑이재담의장>
원문<가면무용봉산탈각본>
원문<진주오광대:탈노름>
원문<꼭두각시극각본>

작품별채록정보
해설|옴니버스형식의극적구성,풍자와놀이의한마당

출판사 서평

조선후기사회는대체로사회를향한민중의비판정신을고양하는분위기였다.산대도감극계통의탈춤은극적대사와구성을통해그런비판정신을가장적극적으로,가장강렬하게나타낸문학양식이다.문학성으로만따지면산대도감극계통의탈춤대본은아주낮은자리에위치하지않을까한다.그러나작품속에갈무리되어있는비판정신으로만따지면오히려그반대이다.우리는종종작품을평가할때,고상한언어로표현되어야문학성이있고,새겨들을만한점이있다고간주한다.그렇지만탈춤처럼집단의문학으로전승되어온,민간연희의일종으로연행되어온것을어찌지배계층의식자층문학에견주어,아주낮은수준의문학이라고평가할것인가.민간의문학은그범주내에서평가되는게당연하다.그점에서보자면산대도감극계통의탈춤대본은문학성면에서나비판정신면에서나아주수준높은지점에위치한다.직설적이고본능적언어로써사회에감히내뱉지못할가슴속응어리를풀어버릴수도있고,그러면서한편으로는통쾌한재미와풍자를느끼게한다.이책을통해비합리적개별비판만갈수록난무하고,합리적인집단비판의정신은더욱쇠퇴하여가는작금의시대에,18세기말엽산대도감극계통의탈춤이추구하였던통쾌한재미와비판정신을체득하는기회가되었으면한다._해설에서

해학과풍자,흥과멋이어우러지는현장

산대도감극계통의탈춤대본은직설적이고본능적언어를사용함으로써사회에감히내뱉지못할가슴속응어리를풀어내고,보는이에게재미와풍자를선사하는작품이대부분이다.『산대도감극』에소개된작품들은지배계층의횡포에맞서는시민의식의성장상이나신분제에대한비판뿐아니라각지역의문화적정체성도잘보여준다.춤과노래,연극을아우르는종합예술임을인정받아한국의탈춤은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산대도감극의하나인<양주별산대놀이>는무형문화재제2호로등재되었다.

궁중에서폐지된후연행자들이민간으로옮겨가면서산대도감극의양상은변화한다.배경으로등장했던산대의규모가비용상문제로작아져‘산대없는산대놀이’로연행되면서기존의궁중연희에서공연된노장과장,양반과장,영감·할미과장등을보다체계적으로다듬어극적긴장감은살리는한편취발이나쇠뚝이같은캐릭터를내세워사회풍자극의성격을더한다.일상생활에서는하기힘든욕설을시원하게내뱉고양반들의권위의식이나도덕적모순을노골적으로풍자하기도한다.그렇게‘보여주기’식탈춤이아닌‘들려주기’식탈춤연행으로점차업그레이드되어가는흐름의원형을『산대도감극』에서확인할수있다.

말뚝이:문안을들이고들이고두번하니까마나님이술상을차리는데,벽장열고목이길다황새병,목이짧다자라병에홍국주,이강주를내어놓고,앵무잔을마님이친히들어잔가득술을부어한잔두잔일이삼배마신후에안주를내어놓는데,대양푼에갈비찜소양푼에돼지고기,초고추절인김치문어전복다버리고,작년팔월에샌님댁에서등산갔다남겨온좃대갱이하나줍디다.
양반맏형:이놈뭐야.
말뚝이:아―이양반어찌듣소.등산갔다남겨온어두일미라고하면서,조기대갱이하나주시더라고그랬는데.
양반맏형:어두가일미라네.[하며굿거리장단에맞추어춤을춘다.]
_126쪽(<가면무용봉산탈각본>중)

우리민속극의기준점을세우다

민간에서공연된탈춤이나인형극등의연희대본을책으로묶은사례는드물다.기존에출간된책들은여러대본중선본(善本)을위주로구성하거나‘민속극’이나‘가면극’을책이름으로앞세웠다.『산대도감극』은이와달리가장초기에조사정리된대본을위주로수록하여이후대본의특징이나극적구성,내용변화등을파악하는하나의기준점을제시한다.또한‘산대도감극’을제목으로전면에내세워산대도감극계열의작품을두루소개해그간의학술적성과를반영하고독자들에게‘산대도감극’에대해더자세히알리고자하였다.

산대도감극계열의작품은과장마다독립적으로구성되어있기에작품전체를관통하는큰줄거리는존재하지않는다.그보다는가난한서민의삶,양반이나파계승에대한풍자,일부다처제사회에서여성에게가해진남성의횡포등의내용을묵승,상좌,양반,말뚝이등다양한인물의춤과노래,대사를곁들여옴니버스식으로풀어간다.비슷한등장인물이등장하더라도<산대도감극각본>에서는‘취발이과장’을추가한다거나<동래야류>에서는말뚝이비중을크게다룬다거나<진주오광대>에서는‘양반과장’을중심으로극적대사를확대하는식으로변형된다.작품마다다양하게발달해가는이러한양상을『산대도감극』에수록된작품을통해서확인할수있다.조선후기상업화의바람과함께민중의입맛에맞게변모해간산대도감극계열의작품을통해춤,재담,장단등이어우러진종합예술의단면을살필수있을것이다.

말뚝이:대부인마누라가말뚝이를오르랍디다.
제양반:이놈,오르다니!
말뚝이:마루위로오르란말이요.
제양반:그러면그렇지.그래서.
말뚝이:마루에떠억올라가니좃자리를두루폅디다.
제양반:이놈좃자리라니!
말뚝이:엇다,이양반아,돗자리를두루폈단말이요.
_75쪽(<동래야류대사:말뚝이재담의장>중)

표생원:여보부인,그러나저러나군소리는그만두고살아갈이야기나합시다.부인이어느덧환갑이넘고내가연만팔십에연로다빈하고따라서일점혈육이슬하에없으니이런낭패가어디있나?그러므로부인도근심이되지요?
꼭두각시:여러해포만에만나긴만났으나그또한나역시근심이오.
표생원:부인의말이그러하니말이요,내가그전에작은집하나얻었소.
꼭두각시:아이고듣던중상쾌한말이요.이형편에큰집작은집을어찌가리겠소.집을얻었으나재목이나성하며양지바르고또장인들담가놨겠소.
표생원:어오?아이게무슨소리여.장은무슨장이며재목은무슨재목?떡줄놈은생각도안하는데김칫국먼저마시네.소실을얻었단말이여.
꼭두각시:아이고영감,이게무슨소리요.이날껏찾아다니면서나중에이런험한꼴을보자고영감을찾았구려.
_180~1쪽(<꼭두각시극각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