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꿈을 코딩합니다 : 시각장애인 개발자 서인호의 세계를 향한 도전

나는 꿈을 코딩합니다 : 시각장애인 개발자 서인호의 세계를 향한 도전

$16.00
Description
‘눈’이 보이지 않을 뿐,
‘길’이 보이지 않는 건 아니니까!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인생을 위한, 자기주도 라이프
눈으로 보는 대신 앱으로 듣고 코딩하는 전맹(全盲) 시각장애인 개발자 서인호의 첫번째 에세이가 출간됐다. 여덟 살 때 망막박리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은 뒤, 말 그대로 눈에 뵈는 게 없어진 서인호. 컴퓨터 게임을 즐기고 친구들과 뛰놀기 좋아하던 소년은 하루아침에 어둠에 갇힌다. 그렇지만 앞이 보이지 않아도 꿈과 희망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시각 대신 다른 감각으로 세상을 익히고 한계와 편견을 정면돌파해 현재는 구글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성장하고 있다.
『나는 꿈을 코딩합니다』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 나선 한 청년의 생생한 도전기이자 눈이 보이지 않는 낯선 세계로 안내해주는 가이드북이다. 점자 악보를 외워 출전한 피아노 콩쿠르, 전국에서 온 날고 기는 친구들과의 국제고 입시 승부, 10개월간 홀로 떠난 미국 교환학생 생활, 짬짬이 누빈 미국 여행, 칠전팔기 끝에 이룬 구글 입사 등 그는 쉼없이 새로운 경험을 해왔다. 눈이 안 보이지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누지 않고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자신만의 방법을 고민했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일궈온 것이다. 눈 뜬 자들의 세상에서 좌충우돌을 피할 순 없었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삶을, IT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세상을 꿈꾸는 그의 도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내 인생이 거기에서 끝난 것은 아니었다. 눈에 뵈는 것은 없었지만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야 했다. 나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과 부딪히고 한 걸음씩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현재는 한 외국계 인터넷 검색업체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이 책은 그렇게 내가 살아온, 누군가에게는 친숙할, 누군가에게는 조금 낯설 이야기다. 고등학교 입시와 대학 입시를 거쳐 취업전선에 뛰어들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성장한 많은 사람들이 겪는 과정이 눈이 안 보이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다가오는지, 당신에게 들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또다른 세계에 관한 이야기다. _프롤로그 중에서

저자

서인호

저자:서인호
전맹시각장애인개발자.
게임과만화에빠져지낸8살때,선천적녹내장합병증치료를위한수술을받은이후갑작스럽게시력을완전히잃었다.좌절은잠시뿐,어머니가만들어준점자책으로공부하고,꾸준히피아노를배워입시콩쿠르에서입상하며자신감을회복했다.컴퓨터사용법을익혀전국시각장애인워드경진대회에서입상하고체스국가대표로국제대회에출전한이력도있다.장애인의목소리를대변하는행정가가되고자정치외교학을전공으로선택했지만,미국에서10개월간교환학생으로생활하며IT기술의쓸모에눈을떴다.
외국체류시기,OCR기술을통해종이책을전자책으로전환해공부하고,보행용내비게이션애플리케이션을이용해미국곳곳을혼자여행하면서IT기술이장애인의삶의영역을확장해줄수있음을몸소경험했다.사람들의삶을바꾸는기술을개발하고싶다는바람으로대학에서컴퓨터공학을복수전공했다.
세번의도전끝에구글코리아에입사해현재는소프트웨어엔지니어로근무중이다.신체제약을보완하고누구나접근가능한기술을개발하고싶다는마음으로개발자로성장중이다.

목차


프롤로그.당신에게보여주고싶은세계

1부.눈이안보이는소프트웨어엔지니어
오늘은세명을자빠뜨렸다
좌충우돌취업준비기
나는구글삼수생이다
짐덩어리팀원은되고싶지않으니까
장애를받아들이는각자의태도와속도
시각화에취약한개발자
보이지않아도코딩을할수있을까?
사회생활속에서마주하는시각장애
누구를위한형평성인가
엄마가만들어준점자책
장애인끼리만경쟁할필요없잖아?

2부.미국에는장애인차별이없다고?
나홀로해외출국
다름을존중하는법
처음떠난나홀로여행
보이지않아도유쾌한여행
시카고지하철여행
관점이달라지면이해가달라진다
장애인만눈이안보이는건아니야
처음접한점자메뉴판
라스베이거스호텔놀이기구도장깨기
와일드와일드라스베이거스
혼자다니다가아무도모르게죽을지도몰라
나홀로클럽행:살사클래스
꼭혼자하지않아도괜찮아
함께즐기는놀이문화
보조공학신기술의세계를접하다
완벽한사회란없다

3부.저도장애는처음이라
한글점자와컴퓨터를배우다
비장애인을봉사활동이아닌대외활동에서만나다
넘어질용기
눈이안보이면어떻게공부를할까?
목마른자가우물을판다
시각장애인체스국가대표
눈이안보이면어떻게체스를둘까?
너랑나오면재미가없어
형이무슨장애인이야
될놈될안놈안100일의기적
컴퓨터공학복수전공
나만의커리어찾기
냉혹한취업시장,그래도나만의길은있다

에필로그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세번의도전끝에구글입사!
코딩,눈감고도잘만합니다

“눈이안보이는데어떻게코딩을해?”컴퓨터공학을전공하겠다고결심했을때부터현업개발자로일하는지금까지서인호에게끊임없이따라붙는질문이다.하지만그는이과정이컴퓨터가이해하는언어로하는‘글쓰기’와비슷하다고답한다.스크린리더기능을통해숫자와명령어,기호가뒤섞인스크립트를듣고머릿속에서가상의화면을그려야하고마우스대신키보드로만코드를입력해야하지만그외의과정은동료개발자들과다를바가없었다.하지만세상의시선은달랐다.구직과정에서중증장애인은처음만난다는회사부터대놓고지원조차할수없다고말하는회사까지다양한반응이돌아왔다.앉은자리에서구구단프로그램을코딩하는모습을보여줘도,이미답을정해놓은인사담당자를설득하기란쉽지않았다.

받은메일함에차곡차곡불합격메일이쌓여갔지만서인호는장애탓만하지는않았다.좌절하기보다사람들의삶을바꾸는기술을개발하고싶다는꿈을떠올렸다.객관적인관점에서불합격원인을분석하고보완했고매일8시간이상혼자코딩알고리즘문제를풀며내공을쌓았다.그렇게세번의도전끝에구글코리아채용형인턴자리에합격한다.이후구글내에서‘추상적이면서도높은수준의논리가요구되는엔지니어업무에서시각적인정보에흔들리지않는다는게장점’이라는평가를받을정도로인정받는직원으로성장한다.

나에게는크게두가지문제가있었다.일단나는마우스를사용할수가없는데수업시간에는마우스를이용하는방법만다뤘다.내가사용하는스크린리더가IDLE프로그램을제대로읽어주지못한다는것도문제였다.비장애인들이마우스로수행하는작업과똑같은작업을키보드로하는방법을찾아야했고,내가입력한코드와그결과도스크린리더로들을수있어야했다.기초과목이어서수행해야하는작업이복잡하지는않았다.코드를타이핑하고작성한코드를실행할줄만알면됐다.다행히오픈랩시간에만난담당조교장이내문제를해결하기위해함께고민해주었다.그결과다른학생들보다조금은번거롭긴했지만나도참여할수있는방법을찾아실습을진행할수있었다.그리고해당수업학기말고사에서삼백명중에1등이라는성적을받았다.어쩌면코딩이내가찾던,나만의전문성을인정받을일일지도모른다는생각이들었다._195~196쪽

흰지팡이만있다면어디든갈수있다
눈대신몸으로배운세상

호기심많고,만화와게임을좋아하던어린소년은눈이아닌귀로,몸으로세상을익히며한뼘씩성장했다.눈이보이지않기에비장애인과출발선은달랐다.하지만넘어질때넘어지더라도일단도전부터해봤다.한글점자보다음악점자를먼저익혀피아노를전공자수준으로배웠고,맹학교선생님들의반대에도불구하고국제고입시시험에도전했으며,시각장애인들의학습에필수도구인점자정보단말기를수능시험에서사용하기위해공론화과정에나섰다.시각장애인학생을처음가르쳐본다며난색을표한교수님들과매학기수업방식을조율했고10개월간홀로미국교환학생생활도떠나봤다.크고작은도전속에서그는장애가극복대상이아닌자신의‘개성’이라고받아들이게된다.

보이는세계를당연히여기는우리는시력을기본능력처럼여긴다.하지만실제로우리가하는모든일에시력이꼭필요한건아니다.서인호는라스베이거스를여행할때어느카레이싱업체에“눈이안보이는데할수있나요?”라고문의하자“운전면허는있으신가요?”라는질문이돌아왔다고한다.카레이싱체험을하는데는눈이보이느냐아니냐가아니라그저면허가있느냐없느냐만중요했던것이다.아무도“시각장애인은하면안돼”라고말하지않았지만‘나는눈이안보이니까’라며그동안많은것을포기해왔다는걸그말을듣고서깨닫는다.그렇게‘유레카’의순간을맞이한서인호는‘안되면말고’정신으로일단도전해본다.사격장에가서총도쏴보고클럽에가서춤도춰보고놀이공원도장깨기도이어가며경험의폭을넓힌다.서인호에게자립은비장애인들의그것과의미가다르다.‘무엇이든다른사람의도움없이혼자하는것’이아닌‘필요한도움을적절히요청해서목표한일을해내는능력’이다.세상이자신을바라보는시선때문에힘든시간을보내는이에게,‘나는안될거야’라며쉽게주저앉은이에게그가세상을대하는태도는마음속어둠을덜어주고위로와힘이되어줄것이다.

동기들은나와어떻게걸어야할지몰라서당황했고,선배들은내게술을줘도되는지를두고고민했으며,담당교수님들은시각장애인학생을어떻게가르쳐야할지고심했다.그들에게나는그때까지는한번도경험해본적없는유형의사람이었다.하루이틀보고말사이가아니라학교에서자주마주칠수밖에없는사람이말이다.내가뭘할수있는지뿐아니라어떤조건이갖춰지면가능해지는일은뭐가있는지,어떤상황이든불가능한일은무엇인지를사람들에게설명하거나증명해야했다.몇가지예를들어보자.눈이보이지않아도술을마시는데는아무문제가없다.낯선장소를혼자걷는일은거의불가능하지만흰지팡이가있거나누군가가안내보행으로함께걸어준다면걷기가아니라달릴수도있다.음식이나왔을때아무말도안해주면밥을먹을수가없지만밥과반찬의위치만알려주면대화를나누면서밥도잘먹는다.내게는일상적인이런생활방식을하나씩주변사람들에게전달해갔다._32~33쪽

‘우영우’는지금우리곁에있다
차이가차별이되지않는세상을향하여

장애인들이직접운영하는유튜브채널이나드라마<이상한변호사우영우>등을통해우리사회에서장애인에대한인식도조금씩변해왔다.하지만여전히비장애인들은시각장애인들의삶을잘모른다.『나는꿈을코딩합니다』는‘흰지팡이와점자를쓰는사람’이라는시각장애인에대한막연한이미지가아니라지하철타기,길찾기,음식메뉴주문하기등우리에게익숙한상황을실제시각장애인이어떻게겪는지보여줌으로써일상을다르게바라보게해준다.시각장애인들과함께살아가기위해비장애중심적인우리사회가무엇을준비해야할지질문또한던진다.

국내장애인10명중9명은후천적원인으로장애인이된다고한다.지금은비장애인이어도언제든사고나질환,노화로장애인이될수있다.그렇기에서인호는장애인을대하는방법을,장애인으로사는방법을배워야한다고강조한다.장애인을대하는방법은어렵지않다.지레짐작해서뭐든대신해주는게아니라도움이필요한지물어보기만하면된다.장애인들에게는IT기술을활용해신체장애를보완하는기술을누릴수있게사회를바꾼다.저자는스크린리더(화면낭독프로그램)를통해자유롭게인터넷이용하기,OCR기술로종이책을전자책으로전환해공부하기,몇걸음단위까지안내해주는보행용내비게이션으로길찾기등기술을적절히사용해주체적으로생활할수있었던자신의경험을나누며기술의중요성을강조한다.주어진환경과상황속에서자신만의해답을찾아가며자신의길을걸어갈때장애인도,비장애인도모두나답게살수있다고말하는서인호.그와함께발을맞추어걷다보면한계와편견을뛰어넘어그가열어젖힌세계에이르게될것이다.

일상속에서도시각장애인과비시각장애인이서로마주하고서로의문화를자연스럽게익힐기회가많아지면좋겠다.그래서갑자기장애가생기더라도장애때문에자기삶을포기하는사람이없기를,우리사회가장애를이유로삶의기회를제한하지않기를바란다.그리고미래사회는당연히그렇게될것이라고믿는다.중증시각장애인학생이또래비장애인학생들과지역초등학교나중학교에서공부하는사례가늘어가고그에따라통합교육을위한논의도활발해지고있다.우리는지금까지잘해왔고앞으로도잘할것이다.결국우리사회는모두함께어우러져살아가는세상이니말이다._210~2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