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 주장과 비판, 불의에 참견해온 10년의 기록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 : 주장과 비판, 불의에 참견해온 10년의 기록

$22.45
Description
“나는 미래가 어떠하든
그 미래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당신은 어떤가?” _본문에서

“지면에서 나는 가장 대담하고 뻔뻔해진다”
정체성 정치부터 인종 문제, 젠더 논쟁, 문화까지
당대 현실에 개입해온, 뉴욕타임스 최고의 칼럼 66편
록산 게이의 신간 『아무도 우리를 구해주지 않는다』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칼럼니스트이자 에세이스트, 소설가인 록산 게이가 미국의 정치, 사회, 문화적 이슈에 글과 말로 참견해온 10년 동안의 기록 중 오래도록 읽힐 최고의 칼럼 66편을 모았다. “다정한 친구이면서 냉철한 비평가”(『피플』)라는 수식어처럼 뉴욕타임스, 가디언과 같은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하퍼스바자』 『마리끌레르』 등 대중적인 잡지에서도 빛을 발하는 록산 게이의 필력을 이 책에서 한껏 느낄 수 있다.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하면서도 안절부절못하거나 줏대 없는 비평을 건네는 법이 없다”라는 커커스리뷰 서평에 걸맞게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이 신랄하면서도 균형잡힌, ‘의견 쓰기’의 정석을 보여준다.

“나는 내 관점을 공유하거나, 참을 수 없는 것 혹은 끔찍한 것에 반대하거나, 열렬히 믿는 것을 주장할 수 있는 기회를 누려왔다. 나는 그런 기회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예전 같으면 상상만 할 수 있었던 세상, 내게도 목소리가 있으며 그걸 두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또 내 목소리가 들린다는 걸 나 스스로 아는 세상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18쪽)

록산 게이는 지면, 팟캐스트, 유튜브, 시사 프로그램 등 자신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쓰고 말하며, 미국의 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데 늘 거리낌이 없다. 그가 관심을 두고 있는 이슈의 다양함, 정치인 비판부터 셀러브리티와의 대화까지 영역을 넘나드는 넓은 스펙트럼은 이 책이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이다. 록산 게이는 자신이 속한 자리, 즉 아이티계 흑인이라는 뿌리, 교수라는 지위, 성소수자라는 정체성, 그리고 몸집이 큰 여자이고 강간 피해자인 점 등 자신의 위치성에서 비롯한 입장을 무척 진지하게 여기며 논쟁적인 주장을 하는 한편, 비난받아 마땅한 이들에 대해서도 신중한 숙고를 거쳐 적확하고 구체적인 언어로 글을 쓴다. 그의 글이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다.

저자

록산게이

저자:록산게이
작가,칼럼니스트.1974년10월15일미국네브래스카주에서가톨릭신자이자아이티출신인부모사이에서태어났다.예일대학교에진학했으나3학년때중퇴했으며이후노리치대학교버몬트칼리지에서학사,네브래스카대학교링컨캠퍼스에서문예창작학석사,미시간공과대학교에서수사학및기술커뮤니케이션학박사학위를받았다.2010년부터이스턴일리노이대학교에서조교수로학생들을가르치기시작했고,2014~2018년퍼듀대학교부교수,2019년예일대학교초빙교수로재직했다.현재럿거스대학교여성리더십연구소(IWL)의미디어,문화,페미니즘연구부문글로리아스타이넘기념교수로있다.
록산게이는뉴욕타임스,가디언등유수일간지를포함한다양한매체에칼럼을기고하며,티브이및영화프로젝트에작가로도참여하고있다.평가절하된소수자이면서출판경험이많지않은작가들의작품을소개하는‘뻔뻔함(Audacity)’이라는제목의뉴스레터를발행했고,‘록산게이어젠다’라는팟캐스트를운영하기도했다.
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헝거』『나쁜페미니스트』,소설집『어려운여자들』『아이티(Ayiti)』『언테임드스테이트(AnUntamedState)』,그래픽노블『블랙팬서―월드오브와칸다』(공저)등다양한작품을썼다.2015펜문학상표현의자유부문,2018아이스너상베스트리미티드시리즈부문에서수상했고,2018년구겐하임펠로십을받았다.

역자:최리외
EBS다큐멘터리팀에서작가로,여성신문에서기자로일했다.지금은영문학박사과정공부와번역일을병행하고있다.번역과낭독작업,동네책방독서모임을꾸준히하고있으며,오랜시간장르를불문하고써온글을엮은첫책『밤이아닌데도밤이되는』을냈다.『Y/N』『벌들의음악』『당신의소설속에도롱뇽이없다면』『멀고도가까운노래들』등을우리말로옮겼다.

목차


서문

정체성,정치그리고정체성정치

-비극은무한히반복된다
-즉각적분노보다더중요한일
-완벽히안전한공간이라는환상
-이것이백인성이작동하는방식이다
-희망에반하는사건
-프라이드축제에경찰은필요없다
-SNS속사람들이끔찍한이유
-스포티파이보이콧
-임신중지,맹렬히지켜야할권리
-예의없는자들의예의타령

시민의의무와책임

-우리에게도화낼자격이있다
-머리와가슴으로하는투표
-지금우리는벼랑끝에서있다
-아무도우리를구하러오지않는다
-환멸나시죠?그래도투표하세요
-기억하라,아무도우리를구하러오지않는다
-이젠스스로를구해야한다
-산산이부서졌다,이제싸울준비가됐다

흑인의생명은당연히중요하다

-이제용서는신물이난다
-우리의취약한몸에관하여
-죽은사자를위한눈물
-흑인아이들이직면한위험
-흑인의죽음이일상이된사회
-기념비와문화적기억
-세상은흑인더러위축되라고한다
-초인종을잘못누르면살해당할수도있다

친애하는남자동료들

-아버지에게도취향이라는게있다
-나쁜남자가만든좋은작품,거부한다
-남성들이여,‘유투’입니다
-제멋대로복귀하는특권
-남자들이이보다는잘할줄알았지
-잔인할정도로솔직한헛소리
-농담을받아줄필요가없다

보고읽고질문하라

-엄청난분노,엄청난질주
-보잘것없고하찮은:미첼잭슨,『잔여의세월』(2013)
-해변이짜증나는이유
-피흘리는산문들:메건다움,『말할수없는것』(2014)
-결혼이라는굴레:제니오필,『사색의부서』(2014)
-음식방송의가학적즐거움
-공개구혼이로맨틱할수있을까
-차이와공감:조이스캐럴오츠,『희생』(2015)
-코카인이목소리를얻다:제임스해너햄,『딜리셔스푸드』(2015)
-오스카,백인이너무많다
-상상속흑인의삶:조디피코,『작지만위대한일들』(2016)
-노예제팬픽션은관심없다
-『앵무새죽이기』가왜중요하다는걸까:톰샌토피에트로,『‘앵무새죽이기’가왜중요한가』(2018)
-문제많은예술가의문제적작품
-〈로잰〉리부트의참을수없는점
-프로그램종영이완벽한해답은아니다
-처음부터끝까지게으르고모욕적인
-토니모리슨의유산
-흑인히어로를기리는방법
-미술품수집과의낯선조우

남일에참견하기

-마돈나,그의봄이기지개를켜다
-찰리허넘,올것이왔다
-니키미나즈,비트의주인
-멀리나맷수커스,두려움모르는시선
-저넬모네이,거절은나의무기
-세라폴슨,겁없는예술가
-테사톰프슨,변화를만드는능력
-조던캐스틸,기대와만족사이
-패멀라앤더슨,마침내자신을드러내다

록산에게물어보세요

-일은중요하죠,하지만가장중요한건아닙니다
-꿈을펼치기에너무늦은걸까요
-화는엄청나는데사회운동에나서긴어려워요
-내삶에도평생의사랑이있을까요

감사의말
옮긴이의글:구원없는세계에서의견쓰기,그리고응답하기

출판사 서평


“나는미래가어떠하든
그미래를위해싸울준비가되어있다.
당신은어떤가?”_본문에서

“지면에서나는가장대담하고뻔뻔해진다”
정체성정치부터인종문제,젠더논쟁,문화까지
당대현실에개입해온,뉴욕타임스최고의칼럼66편

록산게이의신간『아무도우리를구해주지않는다』가문학동네에서출간되었다.칼럼니스트이자에세이스트,소설가인록산게이가미국의정치,사회,문화적이슈에글과말로참견해온10년동안의기록중오래도록읽힐최고의칼럼66편을모았다.“다정한친구이면서냉철한비평가”(『피플』)라는수식어처럼뉴욕타임스,가디언과같은주요일간지를비롯해『하퍼스바자』『마리끌레르』등대중적인잡지에서도빛을발하는록산게이의필력을이책에서한껏느낄수있다.“문제를다양한각도에서관찰하면서도안절부절못하거나줏대없는비평을건네는법이없다”라는커커스리뷰서평에걸맞게이책에실린모든글이신랄하면서도균형잡힌,‘의견쓰기’의정석을보여준다.

“나는내관점을공유하거나,참을수없는것혹은끔찍한것에반대하거나,열렬히믿는것을주장할수있는기회를누려왔다.나는그런기회를당연하게여기지않는다.예전같으면상상만할수있었던세상,내게도목소리가있으며그걸두려움없이사용할수있고또내목소리가들린다는걸나스스로아는세상에들어서게된것이다.”(18쪽)

록산게이는지면,팟캐스트,유튜브,시사프로그램등자신의목소리가들릴수있는곳이라면어디서든쓰고말하며,미국의현상황을비판적으로바라보고자신의의견을밝히는데늘거리낌이없다.그가관심을두고있는이슈의다양함,정치인비판부터셀러브리티와의대화까지영역을넘나드는넓은스펙트럼은이책이지닌또하나의장점이다.록산게이는자신이속한자리,즉아이티계흑인이라는뿌리,교수라는지위,성소수자라는정체성,그리고몸집이큰여자이고강간피해자인점등자신의위치성에서비롯한입장을무척진지하게여기며논쟁적인주장을하는한편,비난받아마땅한이들에대해서도신중한숙고를거쳐적확하고구체적인언어로글을쓴다.그의글이미국뿐만아니라세계많은이들의공감을불러일으키는이유다.

편견,혐오,가짜뉴스,무의미한논쟁…
위험한헛소리에날리는록산게이식펀치

『아무도우리를구해주지않는다』는일곱개의장으로구성되어있다.크게시민권,인종문제,젠더논쟁으로구분할수있는칼럼들의배경에는도널드트럼프의대통령당선과코로나19팬데믹의여파,동성연인과의결혼이라는개인사등많은일이포함된다.스스로가주변부의존재로서차별과혐오에맞서온만큼이책의첫번째장을이루는정체성정치는그에게는떼려야뗄수없는주제다.하지만미국에서보수는물론이고진보진영에서도정체성정치의정치적힘을축소하려는움직임이거세다.록산게이는자기정체성을인식하고끌어안는사람이더너른공동체의일원이될수있다는신념을담아정체성정치의가능성을글로썼다.
그가천착한주제중에는미국의분열된정치환경을빼놓을수없다.오늘날정치는신념과이념이다른사람을비난하고심지어탄압하는사람들로인해손쓸수없이망가지고있다.미국에는“초당적지지를받는”전형적인나이든백인남성정치인이대통령직을줄줄이꿰차고있고,여전히숙고보다는힘의논리가지배하는정치상황에서사회적,경제적으로소외된이들의고난은점점더심해진다.록산게이는나쁜정치인에대해서도신랄하게비판하지만,비극과폭력을스펙터클로소비하는유권자에게도마찬가지로일침을가한다.더나아지지않을것같은정치에좌절감이들더라도,끝내절망에굴복할수는없다는마음,더나은정치인을뽑을수있다는가능성,우리손으로바꿀수있는작은행동들을역설한다.

“스스로를속여선안된다.불만스럽다는식의고결함을내세우며당신의정치적입장을가리지마라.두눈을똑똑히뜨고권력을가진자들부터간커진추종자들까지난쭉뻗은길을보라.투표할때두가지악을놓고차악을택하는거라고믿는건냉소다.(…)뭔가를하라.뭐라도하라.”(102~103쪽)

인종문제는록산게이가가장통렬하고무겁게다루는이슈다.‘흑인의생명은중요하다(BlackLivesMatter)’라는구호를여전히외쳐야만하는세상,백인에의한흑인사망자명단에새로운이름이계속해서추가되는미국사회에서자신은“아직죽지않은것만같다”라며진력난마음을토로하면서도그희생자의이름을가슴에새기고그죽음을복기한다.
문화비평은문화창작자이자열렬한소비자인록산게이의전문영역이다.대중문화에서다양성이늘어나고있다고는해도여전히창작에영향을미치는제도적문제가엄연히존재한다.록산게이는여러권의베스트셀러를펴낸저술가이자마블시리즈의『블랙팬서─월드오브와칸다』를집필한창작자로서대중성과작품성둘다만족시켜야하는대중문화산업을정면으로바라본다.이세상은진공상태가아니기때문에창작자들은크고작은선택의문제에직면하는데,그럴때마다창작자의선택이불러오는파급효과에대해고민하고책임질것을주장한다.예를들어,백인우월주의선동가의책판권을사들인출판사와의책계약을해지한다든지,가짜뉴스와선동으로가득한조로건의팟캐스트를유치한플랫폼에서자신의방송을스트리밍하지않는다든지같은자신의생생한경험을예로들며,스스로손해를보는한이있더라도그상황에서더나은선택을하자고제안한다.또,그는고유한관점을가진예술가들을존중하는마음으로마돈나,저넬모네이,세라폴슨,테사톰프슨등과인터뷰했다.한국에도잘알려진세계적인셀러브리티와나눈편안하고솔직한대화에서록산게이의새로운매력을느낄수있다.

세상을구하는것은대담하고단단한말이다
항의하고,분노하고,기억하는말의힘

2016년에이어2024년트럼프당선이확실시된현상황에서미국시민은물론진보의가치를믿는세계의많은이들이정치에대한환멸과좌절감을느끼고있다.록산게이는투표당일,“모든것이잘될것이다(Everythingisgoingtobeokay)”라며자신이믿는가치를옹호하는후보에투표한다는열정적인글을올렸고,선거결과가드러난이후그저이상황에굴복할순없다는마음으로“모든것이괜찮아야만한다(EverythingStillHastobeOkay)”라고썼다.이책에서도내내견지한태도처럼“우리에겐환멸을감당할여유가없”(103쪽)기때문이다.우리는외부의변화,단번에주어지는해결책으로이복잡하고진창인세계에서빠져나오기를기대해서는안되며,다른사람의불행을담보로자신의안전을보장받으려는이기심도버려야한다.“아무도우리를구해주지않는다”라는말은우리에게도목소리가있다는사실,그걸두려움없이사용할수있다는사실을깨닫고자신의위치에서자신만의의견을벼려야한다는요청이다.
아무도우리를구해주지않지만“우리는스스로를구할수있으며구해낼”(114쪽)수있다.정당하게분노하고끊임없이항의함으로써말이다.늘자신의발언으로사회에책임지고자노력하는믿음직한작가록산게이.이책의번역자의말처럼『아무도우리를구해주지않는다』는지금,“책임감있는의견쓰기란무엇인가묻는이들에게”(433쪽)건네고싶은책이다.

“분노는본질적으로나쁜게아니다.대부분의경우분노는지극히정상적인,심지어건강한인간감정이다.분노를통해우리는불만을표현할수있다.뭔가잘못되었다고말할수있다.우리가명심해야할것은혁명을일으킬만한유용한분노,그리고우리를무너뜨릴수도있는무용한분노의차이를아는것이다.”(8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