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서사의 행방 (반양장)

근대 서사의 행방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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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광수와 김동인, 염상섭을
‘서사학’으로 새롭게 읽다
국문학자 강헌국의 연구서 『근대 서사의 행방』을 문학동네에서 펴낸다. 『근대 서사의 행방』은 한국 근대문학의 근간을 이루는 세 작가,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의 소설을 ‘서사학적’으로 분석한 연구서이다. 시인으로 등단해 『다시 쓸쓸한 날에』 등의 시집을 펴내기도 한 강헌국은 그 이력을 살려 대학에서 시 창작을 가르치기도 했으나 자신의 본령인 ‘소설 연구자’로서의 길을 깊게 파고들기 위해 시쓰는 일을 접고 연구에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그후 강헌국은 한국소설의 서사 구조와 담론 특성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그 결과를 한 권으로 묶은 것이 바로 『근대 서사의 행방』이다. 강헌국은 한국 근대문학 연구의 경향이 주제론에 편중되어 있었음을 지적하며 소설에서 주제가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는지 서사론적으로 접근한다. 그렇다면 강헌국은 왜 수많은 근대 소설가 중 이광수, 김동인, 염상섭의 소설을 연구의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일까. 이에 대해 강헌국은 세 작가가 근대소설사 초창기를 이끈 주역이며, 이들이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세 소설가의 작품에 대해 이미 많은 연구가 축적되었지만, 『근대 서사의 행방』은 그간의 연구에서 등한시되어온 서사론적이고 방법론적인 분석을 통해 작품을 다룬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저자

강헌국

고려대국문과와동대학원국문과를졸업했다.1991년‘강윤후’라는필명으로『현대문학』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연구서『서사문법시론』『활자들의뒷면』,시집『다시쓸쓸한날에』등이있다.현재고려대국문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머리말 5
서론 15

제1부이광수,상상의서사화
1. 상상의 발견  41
2. 욕망과 환상  71
3. 계몽과 연애, 그 불편한 관계에  대하여  93
4. 민족 계몽의 이론과 실천  114
5. 인류애의 이상과 현실  134
6. 기억의 연금술  154

제2부김동인,지각의서사화
1. 반재현론  反再現論의 의미  181
2. 지각의 현상학  208
3.  액자식 구성의 가능성과 한계  227
4. 탈역사적 역사소설  254

제3부염상섭,개념의서사화
1. 새로운 소설을 향하여  285
2. 재현과 논설  319
3. 음모와 기만  347
4. 모순과 지양  374
5.  시대적 당위와 소설적 한계  398
6. 통속화의 경로  425

결론방법론의 계보학을 위하여  451

부록이상,방법의서사화
돈, 성, 그리고 사랑  477

참고문헌  511
색인  523
발표 지면  529

출판사 서평

“상상과지각과개념은문학을성립시키는기본요소들이다.
문학의일반적정의는인식과형상의결합인데
개념은인식의단서가되고지각은형상의조건이된다.”_본문에서

강헌국은근대적개인주체로서이광수와김동인과염상섭이취한태도가각소설의주제면에서서로다른방향을향하도록이끌었다고설명한다.이광수가‘계몽적이상주의’를지향했다면김동인은‘예술적이상주의’를,염상섭은‘사실주의’를지향했다는것이다.그리고주제에대한각기다른지향이서사를전개하는방식의차이로이어졌다고분석한다.강헌국이기준으로삼은것은서사학적으로소설을구성하는기본요소인‘상상’과‘지각’,그리고‘개념’이다.강헌국은세요소가소설의주제를어떤방식으로구현하는지풍부한인용문을통해차근히설명한다.1부에서는한국근대소설의효시격인이광수의소설이주인공이다.이광수는있는그대로의현실을소설에풀어내는대신상상을통해서사를전개했다.그의소설은그가처한식민지조국이라는비루한현실에서자신이소망하고기대한바를구현하기위한상상의장이었다.그렇기에강헌국은이광수의소설을‘상상의서사화’로명명한다.2부에서는재일조선유학생들이벌인‘신문학운동’의시초이자평론가로도활동한김동인의소설을다룬다.작가가소설세계를완벽하게통제해야한다고여긴김동인은자신이인지한범위내에서인물이움직이고기능하기를바랐다.하지만그때문에김동인의소설은작가의지각이미치는범위안에서만전개될수있었다.강헌국은김동인의이런특징을‘지각의서사화’로일컫는다.마지막으로3부에서는염상섭을다룬다.앞서분석한이광수,김동인에비해뒤늦게창작을시작한염상섭은자신의소설이이전에발표된소설들과구분되어야한다고생각했고,이런의지는그가현실을객관적으로파악하는소설을창작하도록만들었다.그는자신의이상향을소설안에서이뤄내고자한이광수와도,자신이지각한범위내에서소설을창작하던김동인과도구분되는소설을집필했다.그는소설에서과장과가공을배제하고현실을가감없이표현하는것을가장중요시했다.염상섭은현실의객관적파악을위해소설에논설을전면적으로사용했는데,논설은추상적인논리로전개되기때문에때로세속적인현실과충돌하기도했다.하지만그는이를바로잡기보다는논설과현실사이의모순을성찰하고,그안에서대안을찾기위한노력을지속했다.강헌국은염상섭의이러한특징을‘개념의서사화’로명명한다.
이처럼강헌국은각소설가의서사론을깊이있게분석하고그특성에맞는개념을제시하며연구를이끌어나간다.그는작가가어떤주제를구현하고자했는지,주제와방법론이작가의삶과어떻게긴밀히연결되는지섬세하게살핀다.이런연구방식은작가론적방법과작품론적방법모두를포괄하는동시에그속에숨겨진서사론적인뼈대를깊이있게탐구하는방식이기에기존의연구들을보완한다는의미가있다.

서사론을뿌리로,
한국근대소설의역사를다시써내려가다

강헌국은세소설가를분석하는것에서그치지않고부록을통해이상을다룬다.그는앞의세가지유형에서벗어나는이상의서사를‘방법의서사화’로명명한다.강헌국은이상의「날개」를주요한예시로들며이상이위트와패러독스,아이러니와같은‘포우즈’를사용하여자신을위조하고그방법을소설에서도구현한다고분석한다.강헌국은이상이다른세소설가보다한세대뒤의소설가이지만그의서사가소설사에서별도의계보를형성하고있기때문에이상의서사를추가로다루는것이소설사연구에유의미하다고말한다.이처럼강헌국이소설사의계보를주요하게여기는이유는무엇일까.강헌국의연구가최종적으로는‘방법론적계보학’을예비하고있기때문일것이다.『근대서사의행방』에서사용된개념들은후세대소설가들의서사를분석하는기준으로활용하는것이가능하다.예를들어김동리와황순원의소설은상상이서사를추진하기에‘상상의서사화’로,감각묘사가두드러지는박태원의소설이나소설의배경을일상에한정시키는이태준의소설은‘지각의서사화’로분석할수있다.사회주의이념을소설로형상화한이기영과김남천의소설들은‘개념의서사화’로파악할수있다.이밖에도상상,지각,개념중두가지가복합적으로작용해서사를형성한작품들,또는이상처럼별도의서사계보를형성한작가들을연구해볼수도있다.강헌국은한국소설의서사학적면모를분석하기위한기틀을세움으로써기존의‘주제론적계보’와는다른‘방법론적계보’의형성을전망하고있는것이다.
한국근대소설은지금까지이어져오고있는한국소설의빛나는출발점이다.이번연구서를통해한국소설의출발점을다시조명하고지금까지와는다른차원에서소설사를이해함으로써우리가다안다고여겨온소설가들의색다른면모를발견하여더욱깊이있는독서를즐길수있기를기대한다.



이광수와김동인과염상섭은그들에관한선행연구가방대하게누적된상태여서연구대상으로서부담스러울수있었다.나는이미많은사람이들러샅샅이살펴보고떠난자리에뒤늦게도착한기분이들었다.의미의면에서계속증식하고갱신되는미결정적현재성이문학본문의본질이라고믿는나로서는설령많이연구된대상이라도새로운논의가여전히가능하다고기대했다._「머리말」에서